국내 연구진이 부피 팽창 없이 리튬이온 전지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녹색도시기술연구소 에너지융합연구단 정훈기 박사(사진)팀은 기존 실리콘 기반 음극재 상용화의 기술적 장벽이었던 부피 팽창 문제를 해결한 음극재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휴대폰, 노트북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전지는 성능을 높이기 위한 양극 소재 개발이 활발히 진행돼 고용량 양극 소재가 적용되고 있으나, 음극 소재는 상용화 후 30년 가까이 흑연 소재 음극재를 사용하고 있어 한계에 가까워진 상황이다.
이론적으로 실리콘 기반 음극재는 상용화된 흑연계 음극재보다 10배 이상 높은 용량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리콘 음극재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 4배 정도 부피가 변화하고 심지어 입자가 부서지거나 전극이 벗겨져 전지 성능을 급격히 감소시키는 문제가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연구팀은 '수열합성방법'이라는 한 번의 공정만으로 단단한 구형의 다공성 탄소 입자에 50나노미터(㎚·10억분의 1ｍ) 이하의 실리콘 나노 입자를 내장시킨 '실리콘 내장 탄소 복합 재료'를 개발했다. 이 재료를 음극재로 이용하면 충·장전 시 실리콘 나노 입자의 부피 팽창을 한정된 공간인 다공성 탄소 입자 기공 내에 일어나도록 유도해 전극의 벗겨짐 현상이나 부피 팽창을 억제한다. 동시에 반복되는 충·방전을 통해 실리콘 나노 입자가 점점 더 작은 크기로 부서져 다공성 탄소 기공 내에 안정적이 위치로 재배치 된다. 이를 통해 부피 팽창 없이 500회 이상 안정적인 충·방전이 가능하고 기존 흑연계 음극재에 비해 성능이 4배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정훈기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실리콘 음극재의 구조적 안정성과 고성능을 동시에 확보한 결과"라며 "안전하고 오래 쓸 수 있는 리튬이온 전지용 실리콘 음극재의 상용화를 앞당겨 고용량 리튬이온전지가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으로 적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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