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전국 단위의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한약 복용에 따른 간 손상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오달석 K-허브연구단 박사팀이 손창규 대전대 교수(한의과대학)팀과 함께 전국 10개 한방병원 입원환자 1001명을 대상으로 한약 복용에 따른 간 손상 정도를 관찰한 결과, 6명(0.6%)에게서 간 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입원환자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의 한약 간 손상 임상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 스위스에서 수행한 유사 연구에선 간 손상 발병률이 1.4%로, 프랑스에선 1.3%로 나타났으나 이는 한약과 양약을 동시에 복용한 경우가 많고 음주 등 다른 외적 요인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한계가 있었다.
한방병원 입원환자 만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선 한약만을 투여하면서 혈액검사를 통해 간 손상 발생률과 임상적 특성을 분석했다. 간 손상이 발생한 6명은 모두 50세 이상 여성으로, 입원한 지 11∼27일 사이에 간 손상이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의 간 손상은 약물의 종류보단 복용한 환경이나 조건에 상관성이 더 높은 '특발성' 형태였고, 추적 조사 결과 모두 임상적 증상 없이 간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혜정 한의학연 원장은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임상연구 결과를 얻은 것"이라며 "연구를 통해 축적된 과학적 근거는 한약의 신뢰성을 높이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독성학 아카이브'에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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