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여파 1분기 콘텐츠수출액
4.7% 감소한 1조4000억원 그쳐
란투게임즈 테라IP 활용 차기작
서비스허가권 못받아 출시 지연
사태 장기화땐 중국관광객 겨냥
카카오페이·알리페이 연동 타격
[디지털타임스 김수연 기자]콘텐츠업계에 중국발 2차 사드보복 '공포'가 감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이례적으로 관영매체까지 동원해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추가배치 결정을 비난하면서 콘텐츠 업계에 지난해 말 '1차 보복'보다 수위 높은 '2차 보복'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콘텐츠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게임산업을 필두로, 방송과 광고, 공연, 연예기획 등 콘텐츠산업 전방위적으로 여파가 확산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2015년 기준으로 6조2000여억원 규모인 우리나라 콘텐츠 수출액 중 27%(1조6000여억원)를 차지하는 최대 규모다. 하지만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이 작년 말 조치한 '한한령'(한류 제한령)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콘텐츠 수출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4.7% 감소한 1조4000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중국이 비난 강도를 높이고 있어 하반기 대중국 콘텐츠 수출이 경색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중국은 작년 말 한류 연예인 현지 방송 출연을 중지하고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최신 한류 동영상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게임은 이미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과 중국 룽투게임의 합작사인 란투게임즈는 지난 4월 첫 게임 '라인팝2'를 중국에 출시한 이후, 차기작으로 토종 인기 온라인게임 '테라'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준비했지만 출시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란투게임즈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중국이 사드 이슈와 연계해 한국게임 지적재산권(IP)으로 만든 모바일게임에 판호(서비스 허가권)를 내주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테라 IP로 만든 모바일게임 출시도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중국 게임시장 겨냥해 설립한 베이징카카오도 작년 2월 이후 신규 게임을 출시하지 못했다. 이에 게임 사업은 국내 사업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틀었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특히 한·중 갈등이 장기화하면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준비 중인 카카오페이-알리페이 연동 사업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가맹점에서 알리페이로 쇼핑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사용자 확보가 쉽지 않아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인 입국자는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령' 여파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6%나 줄었다.
한한령으로 인한 방송콘텐츠의 '중국 수출 빙하기'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또 새 정부 들어 풀렸던 한국 연예인의 현지 기업광고 출연금지나 현지 음원순위 사이트에서 한국 음원을 제외했던 조치, 소규모 공연 등이 다시 닫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5월 말부터 조용하던 연예·엔터테인먼트 업종에서도 피해가 재발하는 모습이다. 해당 업종 사업자가 지난달 말 정부의 중국사업피해신고센터에 사업 차질이 빚어졌다고 신고한 것. 이 업종에서 신고가 접수된 것은 두 달 만이다.
한편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 따라 우리 정부가 사드 4기 추가 임시배치를 결정하자 중국은 관영매체와 정부 고위관계자를 통해 2차 사드 보복을 암시하는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 정부의 결정에 대해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에서 "개선되는 양자(양국)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라고 발언했고 글로벌타임스,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에는 비난 기고, 사설 등을 게재되고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