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보복 조치 장기화에 대한 대책으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동남아시아와 일본으로 노선을 확대한다. 앞서 사드 보복에 위축했던 해결책을 이들 노선에서 찾은 만큼 하반기에도 전략을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은 26일부터 국적 LCC 최초로 인천~베트남 나트랑 노선을 취항한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이달 초 신규취항한 대만 가오슝 노선을 비롯해 기존 타이베이에 각각 주 2회, 7회, 베트남 하노이와 다낭에 주 7회, 14회를 비롯해 나트랑 주 4회 등 총 주 25회로 운항횟수를 늘렸다.
제주항공은 또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일본 노선 공급도 확대한다. 7월 6~8월 31일까지 인천~삿포로 노선을 기존 주 7회에서 주 14회로 늘려 하루 2회씩 운항한다. 또 8월 3~31일까지 인천~오사카 노선을 목, 토, 일요일 1회씩 증편 운항하기로 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사드에 따라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들면서 줄어든 중국 수요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 수요 발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LCC 업체도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중국 외 노선을 증편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달 1일 인천~삿포로 주 7회 정기편을 취항했고, 티웨이항공도 부산~오사카 노선을 취항하는 한편, 하반기 중으로 제주~나리타 노선도 운영할 계획이다. 에어서울 역시 인천~구마모토 라인을 운영하고, 하반기 오사카, 나리타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 LCC 업체 고위 관계자는 "LCC업계는 대형항공사와 달리 중국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지 않은 데다 비교적 몸집이 작아 상황별 탄력적 노선전략을 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74.6% 증가했고, 진에어는 341억원으로 최대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은 영업이익이 296% 늘었고, 이스타항공 역시 120% 늘었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보다 40.8%, 26.6%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국제유가가 올라 고정비용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사드 보복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의 매출에서 중국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16% 이상이지만, LCC 업계는 5~11% 수준에 그쳤다.
김양혁기자 mj@dt.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