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삼성전자는 갤럭시 S8에 지능형 가상 비서 프로그램인 '빅스비(Bixby)'를 탑재해 첫 선을 보였다. 애플의 '시리'에 도전장을 내밀며 스마트 단말 기반의 지능형 가상 비서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지능형 가상 비서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사용자가 직접 조작하지 않고 음성을 통해 개인 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사용자가 음성으로 명령하는 주문, 예약, 검색 등을 대신한다.
최근에는 각종 스마트 가전기기나 차량에 지능형 가상 비서 관련 기술을 탑재되는 상용 서비스가 속속 선보이면서 특허출원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1일 특허청에 따르면 2013년 11건에 그쳤던 지능형 가상 비서 관련 특허출원 건수가 2014년 36건으로 세 배 가량 급증한 데 이어 2015년 51건, 2016년 61건으로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는 이동통신 단말시장을 선도하는 삼성과 애플 등이 자체 지능형 가상 비서를 상용화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용자와 단말기 간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가상 비서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면서 특허출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출원 기술을 보면 지능형 가상 비서 관련 서비스가 전체 출원의 60.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특히 최근 3년 새 2건에서 59건으로 30배 가량 급증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지능형 가상 비서가 사물인터넷과 깊은 관련이 있어 가전기기, 조명, 전기 콘센트 등을 원격 제어하거나, 스마트 와치를 착용한 사용자의 활동 패턴에 따라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주변 사물과 연동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비스 출원에 이어 언어처리(23%), 클라우드(12.3%), 음성인식(8%) 등의 순으로 출원이 이뤄졌다.
출원인은 국내 기업이 49.7%를 차지해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해외 기업(25.2%), 대학·연구소(12.8%), 개인(12.3%)의 순이었다.
국내 기업의 경우 출원비율이 2014년 36.1%에서 2016년 65.6%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는 데, 이는 지능형 가상 비서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이 관련 기술개발과 투자에 적극 나선데 따른 결과라고 특허청은 설명했다.
이동환 특허청 이동통신심사과장은 "향후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의료, 금융, 전자결제 등 다른 산업 분야 기업들과 협업해 차별화된 가상 비서 서비스를 개발하고, 특허권 확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특허청은 지능형 가상 비서가 포함된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의 정확한 심사를 위해 올해 말까지 '4차 산업혁명 대비 특실심사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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