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기준 3년만에 최고치
"올 성장률 2.6% 상회" 낙관론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웃도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경기 회복론'에 군불이 지펴졌다. 다만 중국의 사드배치 경제보복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우리 경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 있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27일 '2017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통해 올해 1~3월 국내총생산(GDP)이 383조5995억원(계절조정기준)으로 전 분기보다 0.9% 늘었다고 밝혔다.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 잠정치 0.5%보다 0.4%포인트나 상승해 1분기 기준으로는 2014년 1분기(1.0%)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시장의 전망치인 0.7~0.8%를 웃도는 '깜짝' 수치로, 우리 경제에 활력이 다시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낙관론이 조심스레 일고 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와 기계·장비 등 주력 품목의 수출과 생산이 호조를 보이면서 설비투자 증가로 이어졌고, 지난해 4분기에 다소 둔화했던 건설투자가 공공부문 예산집행으로 착공실적 등이 상당히 양호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1분기 성장률이 높게 나왔다"고 분석했다.
직전 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수출은 올 1분기 반도체와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1.9%로 반등했다. 2015년 4분기(2.1%) 이후 5분기 만에 최고 증가율이다. 전 분기 -1.2%를 기록했던 건설투자는 건설업체의 분양 물량 증가 등으로 5.3% 늘면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는 전 분기보다 4.3%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증가율 5.9%보다는 낮아졌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14.3%에 달할 정도로 높은 증가세다. 최근 반도체 업종이 초호황을 구가하면서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 수준의 회복세를 유지한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한은의 전망치인 2.6%를 넘어설 수 있다는 낙관론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다만 민간 소비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어 본격적인 경기 회복으로 풀이하기엔 이르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실제로 올 1분기 민간소비 부문은 0.4%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국내 소비가 늘어났다기보단 우리 국민이 해외 관광 등에 사용한 국외 소비가 더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서비스업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0.1% 성장하는 데 그쳤는데,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0.0%) 이후 무려 32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도소매·음식·숙박 부문이 -1.2%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전보다 크게 감소한 영향과 가계의 소비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가계수입에 여유가 부족해지면서 보험 가입을 줄이거나 해지하는 경우가 늘면서 금융·보험 부문도 0.9% 감소했다. 정 국장은 "경제란 기본적으로 성장하려 하기 때문에 1분기 성장률이 좋게 나온 점은 현재까지는 긍정 요인"이라면서도 "앞으로 2~4분기에 (성장을 저해할만한) 변수들이 생길 수 있으니 실제 연간 성장률은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혜원기자 hmoon3@dt.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