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화학 이어 첨단소재 선방
작년비 72% 증가한 8152억원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 톡톡
"신동빈 회장 화학 투자 큰결실
사드보복 홍역 속 효자 노릇"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 등 과제
[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 롯데케미칼이 연초부터 8000억원을 웃도는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며 롯데그룹의 핵심사로 자리매김했다. 롯데가 유통그룹이라는 꼬리표 대신 화학그룹으로 변신을 꾀하는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률 20.4%를 달성하며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동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각별한 애정을 쏟아온 화학 사업이 큰 결실을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 매출 3조9960억원, 영업이익 815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48.9%, 72.1%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 주력 화학제품의 시황이 좋았던 데다 롯데첨단소재와 롯데케미칼타이탄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원료가격 안정화와 우호적 수급 상황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여수, 울산, 대산 등 국내 사업장과 말레이시아 타이탄 공장 등의 안정적인 운영 등이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화학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이 같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데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동안 추진해온 석유화학부문의 사업 다각화와 수직계열화가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이어져 사업 구도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올 1분기 1조1000억원 정도로 예상하는 롯데그룹의 전체 실적(영업이익)에서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약 74%에 달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그룹 주력사인 롯데쇼핑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의 선전은 그룹 입장에서는 큰 힘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케미칼은 올 2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LG화학을 제치고 화학업계 영업이익 1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도 선두 자리를 굳건하게 지킬 태세다. 다만 최근 인수합병(M&A) 시도가 잇달아 좌절하면서 롯데케미칼이 성장 동력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는 점은 개선해야 할 과제로 지적받고 있다.
파라자일렌(PX)과 벤젠 등 방향족 제품의 생산 비중을 높여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고 있다. 또 올 3분기에 말레이시아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의 상장을 다시 추진해 신규 해외 투자에 사용할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성사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올 2분기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예상되지만,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수요 증가와 말레이시아 타이탄 공장 정기보수 완료로 인한 공장 가동율 증가 등을 통해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기자 seul@dt.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