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옥 이사장, 간담회서 강조
"4차 산업혁명에 선택과 집중"
기술보증기금(이하 기보)은 기술창업 활성화를 위해 창업보증 규모를 2020년까지 8조원으로 확대하고,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에 3년간 4조2000억원 규모의 보증지원을 실시한다. 또한 투자부문은 매년 1000억원씩 확대해 2020년에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를 3000억원 수준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김규옥 기보 이사장은 2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존 어려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새로운 기술창업이 일어나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인더스트리 4.0 퍼스트보증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출시해 기술창업과 4차 산업혁명에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또한 "보증의 80%를 창업 초기기업에 지원해 창업기업의 생존율이 높아지도록 지원하고, 창업기업 지원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는 정책금융으로서 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보는 우선 현재 65% 수준인 창업기업에 대한 지원 비중을 2020년까지 신규보증의 80% 수준인 연간 8조원까지 확대한다. 또 창업벤처 투자를 5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창업보증의 연대보증을 면제한다. 기보는 창업금융 확대로 5년간 기술기반 창업기업 약 13만개를 지원해 20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실패한 기업이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 재기할 수 있도록 재기창업 지원을 확대한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15년도 연간 재창업기업은 5만7000개에 달하지만 지난해 기보가 재기를 지원한 기업은 158개에 불과하다. 이에 기보는 재기 창업을 원하는 기업 중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기보의 기술평가를 통해 재기지원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복권기금 등 재원 1000억원을 마련해 5년간 2500개 기업에 5000억원 수준의 재창업자금도 지원한다. 기보 관계자는 "2500여개 기업에 재창업을 지원하게 되면 1만3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연구개발(R&D) 단계에 집중된 정부 예산의 일부를 보증 재원으로 편성해 R&D 성과물의 사업화가 이뤄지도록 정부부처와 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R&D 예산 19조4000억원 중 2% 수준인 4000억원을 기술사업화 보증재원으로 활용해 4조원에 달하는 사업화자금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기보는 또 3년간 4조2000억원을 지원하는 4차 산업혁명 지원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달 3일 출시한 '인더스트리 4.0 퍼스트 보증'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중 우수기술을 보유한 핵심기업에 3년간 연간 1조원씩 총 3조원 규모의 보증을 지원한다.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이나 이를 공급하는 기업에도 보증비율과 보증료를 우대하고 심사기준을 완화해 1년간 2000억원씩 3년 동안 6000억원을 지원하는 '4.0 스마트팩토리 보증'을 시행한다. 게다가 대기업 출신 창업자 지원을 위한 '마이스터 기술창업보증'을 통해 3년간 6000억원을 지원한다. 이 상품은 대기업 재직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화 기술과 조직운영 노하우, 네트워크, 전문성 및 관리능력을 갖춘 기술경력자의 창업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김규옥 이사장은 "대기업 재직자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창업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실패 두려움과 창업자금 확보 어려움으로 창업을 기피하고 있다"며 "창업기술을 가진 대기업 재직자가 적극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보는 보증에 집중된 업무영역을 극복하고 투자와 R&D 등 여러 영역에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기술금융공사' 형태의 사업형 조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기보는 기술보증기금법에 따라 기금을 관리하는 특별법인 형태이기 때문에 보증 외 다른 업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투자와 보증, R&D, 창업지원 등의 분야에서 종합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는 관련 법을 개정하고 정부부처와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기보는 기금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며 "중소기업 지원 기관 중 가장 도전적으로 운영해야 하고, 창업과 중소기업 지원 관련 종합적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공사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은국기자 ceg420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