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식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2013년 이후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 북한 사이버 공격에 의한 심각한 사이버 보안 사건들이 많이 발생했다. 2013년 3월, 방송사와 금융기관이 북한의 사이버 공격 대상으로 피해를 입은 3.20 사이버 공격 사건, 청와대 홈페이지 변조 등 정부기관이 피해를 입은 6.25 사이버 테러, 2014년과 2015년 원전 중단을 요구하며 원자력 관련 자료를 공개한 한수원 해킹 사건, 2016년 12월,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외교 안보 라인의 휴대폰 해킹 사건과 국방망 국방데이터통합센터에 대한 사이버 공격으로 작계 5027 등의 군사비밀 유출 사건 등이 유난히 많이 발생했다.
지난 정부에서 북한의 사이버 공격 양상은 금융 및 언론 분야, 국가 주요기반시설인 원자력발전소 등을 사이버 공격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국방망 중추신경조차 파괴할 정도로 북한의 사이버 테러 능력은 고도화되고 첨단화돼 있다. 특히, 북한의 사이버 공격과 사이버 심리전, 사이버 첩보 등이 앞으로 더욱 더 심각하고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나라 주요기반시설의 취약점이나 군사 및 산업비밀 정보 그리고 개인정보들이 사이버 공격자들의 수중으로 무엇이 얼마나 많이 넘어 갔는지 조차 알지 못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안보라인이 이런 심각함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제대로 된 대책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북한 사이버 공격의 실제적인 위협에 놓여 있거나 북한의 숱한 사이버 공격을 직접 당하고 있으면서도, 지난 박근혜 정부 동안에 우리나라는 국가사이버안보전략 수립이나 사이버테러대응법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한미동맹 수준에 걸맞는 한미간 사이버 대응 방안도 마련하지 못했으며 사이버 범죄 협약 가입 검토조차 하지 못했다.
5월9일, 차기 정부가 맞이하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 그리고 경제 이익 등에 치명적인 사이버 공격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과 화학무기보다도 사이버 공격이 오히려 더 심화되고 현실화돼 피해가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많은 보안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에 차기 정부에 바라는 사이버 보안 정책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 번째, 사이버 보안에 대한 인식 전환이 가장 시급하다.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요소가 보안이며 북한과의 대치에서도 사이버 안보가 현실적인 문제이며 우선적으로 다뤄야만 한다는 인식이다. 사이버 보안은 특정 전문 기관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부처가 각각 책임을 지고 하는 것이며, 민관 공조 체제에 의한 대응이 최선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민간 기업 자체의 사이버 보안 역량 강화도 절실하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사이버 안보에 관한 예산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인식을 정부부터 그리고 모든 CEO들이 가져야 한다.
두 번째로 사이버 안보 기본법과 같은 법 제도의 정립이 필요하다. 또한 국가사이버안보전략이 수립되고 각 부처별 사이버안보전략도 마련돼 PDCA관점에서 관리돼, 보안 사각 지대를 줄이고 사이버 안보 역량을 지속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개선·강화시켜 나가야 한다.
세 번째로 사이버 보안 산업의 육성이다. 제4차 산업 혁명의 경쟁력을 갖추고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사이버 보안 산업의 육성 없이는 결코 이룰 수 없다. 사이버 보안 산업은 우리나라의 잠재 성장 동력이며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산업이다. 사이버 보안 산업의 육성은 곧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 역량 강화로 이어지므로 정부가 나서서 체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사이버 안보를 위한 정책 및 실행 등을 위한, 제대로 된 사이버보안전문가의 참여와 사이버 보안 전문가 양성이다. 안보 라인을 비롯한 청와대, 국정원, 국방부 등은 물론이고 사이버보안 관련 모든 산하전문기관들에 대해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이 참여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인사정책을 추진해야한다. 또한 사이버 보안 전문가의 육성을 위한 체계적이며 지속적인 정부 대책과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