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의 원인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역시 허리디스크다. 그렇다 보니 허리에 통증이 있으면 일단 허리디스크부터 의심하고 보기가 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척추전방전위증과 같은 척추질환 역시 극심한 요통을 주된 증상으로 한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뼈가 원래 위치에서 벗어난 상태를 일컫는다. 척추는 척추뼈 뒷부분의 연결 고리가 서로 이어져 일렬을 이루고 있는데, 이 연결 고리가 손상될 경우 척추가 분리되는 척추분리증이 나타난다. 그런데 척추 분리증이 악화되면 척추뼈가 인접척추뼈보다 앞으로 밀려 나오는 척추전방전위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즉, 허리디스크가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추간판)의 문제인 것에 비해,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뼈 자체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증상은 여타의 척추질환과 유사한 면이 많은데, 우선 허리와 다리에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저림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특히 엉치 쪽에 느껴지는 묵직한 통증은 척추관협착증과도 비슷하다.
어긋난 척추뼈를 물리적으로 바로잡자면 어쩔 수 없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밀려난 척추뼈를 원래 자리로 복구시킨 뒤, 이후 움직이지 않도록 나사못을 이용하여 인접 척추뼈와 고정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신경 손상이 심한 소수의 환자들에게만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술은 전신마취가 필요하며 절개범위도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척추 분리증이나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진단을 받은 경우,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환자들이 비수술 치료로 통증을 없애고 있다. 경막외유착박리술은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을 비롯한 대부분의 척추질환에 폭넓게 활용되는 비 수술 치료다.
먼저 환자를 편안히 엎드리게 한 다음, 부분마취 후 꼬리뼈를 통해 미세 카테터를 척추에 삽입한다. 이후 신경 압박 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여 염증, 유착 등의 통증 원인을 제거해준다. 카테터는 지름이 2mm 정도로 매우 가늘기 때문에 전신마취가 아닌 부분마취만으로도 시술이 가능하며 20~30분 정도면 치료가 끝난다.
경막외유착박리술은 병변 부위로 직접 접근하여 빠르게 치료하기 때문에, 피부를 통한 주사치료보다 치료 효과가 높다. 또한 시술을 받은 뒤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당일 바로 퇴원하여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것도 가능하다.
(도움말 : 부산 세바른병원 김용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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