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소리, 바람소리, 귀뚜라미소리, 물소리, 쇳소리, 삐, 윙 하는 소리까지. 이명 환자들이 증상을 표현하는 양상은 이렇듯 제각각이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90% 이상이 적어도 한 번 이상 이명을 경험하고, 17%는 불편함을 겪고 있으며, 5%는 이로 인해 병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은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니라 인체 내 청각 시스템에서 들리는 소리다. 즉 외부에서의 어떤 청각적 자극도 없다. 이명은 타인에겐 들리지 않고 오로지 자신에게만 들린다는 점에서 외부 소음에 따른 스트레스와는 또 다른 불안감을 안겨준다.
문제는 또 있다. 이를 방치했을 때 나타나는 각종 증상들이다. 이명 초기에는 소리가 들리는 것에 그치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두통, 어지럼증과 함께 피로감, 스트레스, 수면장애를 일으킨다. 이명 스트레스는 불안감, 신경쇠약, 노이로제,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명은 중년층의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젊은층의 발병률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이명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가운데 20~50대의 비중이 52%로 나타났고 그중 20~30대의 비율은 16%였다. 특정 연령에 관계없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면 이명이 늘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일반적으로 이명은 메니에르병이나 돌발성난성과 같은 귀 관련 질환에 의해 나타나기도 하고 스트레스나 과로 등으로 몸의 균형이 흔들리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지속적인 소음 노출과 장시간 이어폰 사용과 같은 생활환경이나 잘못된 습관 등도 이명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방에서는 지속적인 이명의 원인을 인체의 오장육부와 연관된 증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즉 신장과 관련이 깊다는 것. 신장은 오장육부의 정기를 저장하는 곳으로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이명에 시달릴 수 있다. 또한 귀는 안으로 뇌수와 연결돼 있는데 뇌수를 관장하는 신장이 허약하면 뇌수의 부족으로 청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명이 단독으로 나타날 경우에는 한약, 약침, 근육이완, 환약요법 등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이들 치료는 신장의 기능을 강화하고 귀 자체의 기혈 순환을 바로 잡는데 효과적이다. 두통과 어지럼증이 동시에 발생했을 때에는 뇌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되는 탕약을 처방한다. 이와 함께 비정상적인 뇌 속의 압을 침을 이용해 정상으로 낮추는 뇌압 조절법 등을 적절하게 병행하면 질환 외에도 그에 따른 제반 증상들까지 해소되도록 해준다.
관련의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귀의 건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증상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시도 때도 없이 불쾌한 소리가 들려온다면 일상은 물론 삶의 균형마저 흔들리게 된다. 적극적인 대처로 건강하고 즐거운 일상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도움말 : 풀과나무한의원 김제영 원장)
cskim@dt.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