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박 모씨(21세)는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학과 내 축구 동호회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가 무릎 부상을 당했다. 오랜만에 공을 차며 신나게 그라운드를 달리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전반전을 끝내기도 전에 상대 팀의 태클에 넘어진 게 문제였다.
박 씨는 "가벼운 타박상인 줄 알았는데, 다음 날 아침 일어나니 무릎이 엄청 부어 있었다. 통증도 점점 심해져서 결국 무릎을 다치고 3일째 되던 날 병원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정밀검사를 받은 박 씨는 타박상이 아닌 십자인대 부분파열 진단을 받았다.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십자인대파열은 친숙한 질환이다. 하지만 십자인대파열이 발생한 즉시 증상을 알아채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초기에는 통증과 부기가 심하지 않아 단순 타박상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무릎의 십자인대는 빠르게 달리던 도중 급하게 멈춰 서거나, 무릎이 과도하게 꺾이는 상태에서 파열되기 쉽다. 환자에 따라 파열의 순간에 '뚝'하는 파열음을 들을 수 있으며, 통증 외에도 무릎이 불안정해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물론 통증의 강도나 증상의 양상은 환자마다 달라서 십자인대가 파열되어도 큰 통증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파열 범위가 점점 넓어질 뿐만 아니라, 퇴행성관절염과 같은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만약 파열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부분파열 상태라면 비수술 치료를 먼저 고려해볼 수 있는데, 프롤로테라피가 대표적이다. 이는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약물을 병변 부위에 주사기로 주입하여 손상된 인대나 힘줄, 연골 등을 회복시키는 치료법이다. 간단한 주사치료로 통증을 없애고 손상 부위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인대가 아예 끊어진 완전파열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수술은 관절내시경을 이용하여 진행되는데, 초소형 카메라가 부착되어 있는 관절경을 관절 내부에 꽂아 넣으면 병변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치료가 가능하다.
내시경을 통해 파열된 인대 부위를 정확하게 확인한 다음, 내시경 주위로 작은 수술기구를 삽입하여 인대를 봉합해준다.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하므로 신속하게 치료를 끝낼 수 있다.
관절내시경을 삽입하는 부위만 1센치 내외로 최소 절개하기 때문에 출혈이나 흉터의 우려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다. 입원기간 또한 2~3일 가량으로, 다른 수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아 수술 후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도움말 : 강서 세바른병원 고재현 명예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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