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수술 없이 초음파로 뇌에 생긴 종양에 항암제를 직접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박주영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박사(사진)팀이 초음파로 뇌혈관 장벽을 여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뇌 혈관에는 내피 세포들이 단단히 결합한 장벽이 존재한다. 이 장벽은 혈관에서 뇌 조직으로 약물이 전달되는 것을 막는다. 현존하는 약물의 98% 이상이 이 장벽을 투과하지 못하며, 특히 뇌암 환자는 전달된 약물을 암 조직 밖으로 밀어내는 특정 단백질이 있어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연구팀은 뇌암 동물모델을 통한 실험에서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한 곳에 열에너지를 발생시키듯이 초음파 에너지를 작은 영역에 집중시키는 '집속초음파'를 이용해 뇌혈관 장벽을 안전하게 여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초음파로 뇌 혈관을 연 후 항암제 '독소루비신'을 주사로 혈액에 투여한 결과, 약물이 기존보다 3배 이상 뇌암 부위로 전달됐으며 24시간 이상 약물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주영 박사는 "그동안 항암효과는 있지만 뇌혈관 장벽을 통과하지 못해 사장됐던 기존 약물들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며 "치매 등 다양한 뇌질환의 약물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의 뇌과학원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콘트롤드 릴리스'(Journal of Controlled Release)에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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