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올해 2분기부터 수출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통상마찰과 수입규제, 환율 등은 여전히 불안요소로 남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8일 국내 828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2017년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 조사' 결과, 2분기 EBSI가 2016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긴 106.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EBSI는 작년 1분기에 101.4를 기록한 이후 계속 90대에 머물렀고, 지난 1분기에는 93.6까지 내려간 바 있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경기에 대한 국내 수출기업들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표로, 전 분기를 100으로 놓고 이보다 수출경기가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으면 높게, 그 반대의 경우 낮게 나온다. 무역협회는 매 분기 마지막 달에 2주 동안 회원사 가운데 작년 50만달러(약 5억6000만원) 이상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이 조사를 한다.
수출기업들은 수출계약(113.6)과 자금 사정(113.5) 등 대부분 항목에서 전 분기보다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수입규제·통상마찰(84.6)은 10개 항목 중 유일하게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협회는 "최근 중국과 미국의 통상압력과 수입규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자동차부품(121.8), 생활용품(118.1), 기계류(114.0), 의료·정밀·광학기기(111.8)의 수출경기가 1분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동차·부품의 경우 러시아·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수출여건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대로 가전제품(91.5)의 경우 해외 공장 생산과 부분품의 현지 조달 확대로 소폭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기업은 주요 애로사항으로 원재료 가격상승(17.4%)과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15.5%), 바이어의 가격 인하 요구(13.0%) 등을 각각 꼽았다. 무역협회는 "전 분기보다 원화환율 변동성 확대(+3.6%포인트)와 수출대상국의 수입규제(+2.5%포인트)에 대한 우려가 늘었다"며 "이는 최근 원화 강세와 확산 중인 보호무역주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건우 무역협회 연구원은 "우리 수출은 회복세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경기회복 기조가 완연하지 못한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환율변동과 중국의 제재 등 수입규제 확대 여부는 앞으로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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