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올해부터 LG그룹이 경영회의체를 이끌어가는 중책을 맡은 구본준 ㈜LG 부회장이 처음으로 주재한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제대로 된 경영혁신 활동"을 각 계열사 경영진에게 주문했다. LG는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경영 총괄 체제를 유지하되, 구 부회장의 역할을 신성장사업추진단장에서 전략보고회 등 경영 회의체를 주관하도록 확대해 경험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주요 계열사의 사업전략을 직접 챙기도록 했다.
LG는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이천에 있는 LG인화원에서 구 부회장의 주재로 최고경영진이 모여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세계화 CEO 전략회의를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올해 들어 전략회의를 처음 주재한 구 부회장은 이틀 내내 참석 CEO들과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의견을 나누며 체계화한 사업구조 고도화의 추진을 당부했다고 LG 측은 전했다. 구 부회장은 이에 앞서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7과 디트로이트 모터쇼 등을 직접 참관하면서 가전·자동차 등 제조업 전반에 걸친 혁신을 직접 살펴보고 귀국했다.
'영속하는 기업으로의 도전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전략회의에서 구 부회장은 "과거의 성공과 그 방식에 얽매여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면 이를 극복하고 지속해서 성장할 수 없다"며 "사업구조 고도화를 한층 더 체계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경영혁신 활동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의 근간인 연구·개발(R&D)와 제조 부문이 중심이 돼 제품 차별화와 생산 효율화를 이룸으로써 경쟁력과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품질혁신 활동과 '한 단계 높고 한층 더 큰 것에 새롭게 도전하자는 창업정신'을 LG만의 혁신 툴로 내재화해 실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 부회장을 비롯해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등 40여명의 최고경영진은 1박2일 간 20여 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하면서 세계 경제와 산업 흐름의 변화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이에 대응한 R&D와 제조의 변화 등 경쟁력 제고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
이들은 또 세계 경제·산업의 변화와 관련해 저성장의 고착화로 세계 경제가 성장동력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신보호무역주의 및 고립주의 확산은 교역 위축과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독일 등 선진국들의 제조업 중시 정책과 중국의 빠른 산업 고도화 등이 한국 제조기업의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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