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서 안전성·유용성 논란 지속
매일·롯데·일동 잇단 사용 중단
남양만 육아책에 "성장도움" 주장
초유 분유에 대한 유용성 논란이 진화되지 않았는데도 남양유업이 주요 소비층을 상대로 초유 분유를 홍보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초유 분유의 안전성과 유용성 문제는 학회와 시민단체가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식약처는 초유 분유 유용성에 과학적 근거가 미흡하다는 학계 보고를 받아들여 국내 분유업계에 초유 분유 유용성을 강조하거나 비싸게 파는 행위를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식약처가 근거로 삼은 보고서는 이화여대 산학협력단이 발표한 '젖소 초유성분 첨가 분유의 안전성 및 유용성 조사 연구'로, 보고서는 "(젖소의) 초유 성분에 대한 근거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0.2∼4.2%의 초유 성분을 넣어 일반 분유보다 2배가량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식약처 권고에 따라 유업계는 현재 유통 중인 재고를 처리한 후 상반기 중 초유 분유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초유 분유는 지난해 총 4000억원 규모의 전체 분유 시장에서 약 25%를 차지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부터 초유 분유를 생산·판매하지 않고 있고 롯데푸드는 제품 리뉴얼을 단행하며 초유 성분을 제외했다. 일동후디스도 상반기 중 6개월 미만 유아용 분유에서 초유 성분을 제외할 계획이다.
반면, 남양유업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식약처가 정식으로 초유 성분 논란에 대해 결정을 내릴 때까지 결정을 유보하겠다는 것.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제품 홍보는 물론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초유 분유 생산 중단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남양은 최근 임산부들 사이에서 '바이블'로 꼽히는 한 도서를 통해 초유 분유를 홍보했다. 책에서는 소 초유의 효능을 3가지로 제시하면서 자사 초유 분유 '아이엠마더'를 소개했다. '남양만의 특허받은 초유 원료를 사용하고 초유과학 플랜을 적용하는 동시에 초유 함량도 높여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홍보 문구를 동원했다.
남양은 자사 육아정보 포털사인 '남양아이' 회원 가입 시 이 책을 보내줄 뿐 아니라 전국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에 이 책을 제공하고 있다. 임산부와 산모들은 이 책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노출되는 셈이다.
문제는 분유의 경우 신생아 때 한번 선택하면 쉽게 바꿀 수 없다는 점이다.
남양유업으로부터 해당 도서를 받은 한 임산부는 "논란을 빚고 있는 상품의 홍보·마케팅을 이어가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양 측은 "내부적으로 초유 성분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라며 "안전성 및 유용성에 대한 식약처의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아직 초유 분유를 찾는 고객들이 있어 마케팅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