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황민규 기자] 돌비가 하이다이나믹레인지(HDR) 영상기술과 첨단 음향기술을 앞세워 가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지난해부터 할리우드의 콘텐츠 제작사, 인터넷 스트리밍서비스 업체, LG전자와 중국계 TV 제조업체들을 우방으로 끌어들인 돌비는 올해부터 돌비 비전 적용 콘텐츠를 대폭 늘릴 방침이다.
24일 돌비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돌비 비전, 돌비 애트모스 등 전략 홈엔터테인먼트 솔루션을 소개했다. 이날 마이크 차오 돌비 아태지역 총괄은 "돌비는 지난 7년간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HDR 기술을 완성했다"며 "워너, 소니, 유니버설, MGM 등이 돌비 비전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고 올해 말 기준으로 영화 콘텐츠가 10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돌비는 홈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음향과 영상 기술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지난 수십 년 간 최첨단 음향 기술을 독점하며 다져온 고객사를 바탕으로 영상 솔루션 부문에서도 빠른 성장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차오 총괄은 "현재 돌비의 사명은 시각과 음향 과학을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홈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최대한 매혹적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표준 경쟁을 벌이고 있는 HDR 부문에서 돌비는 삼성의 경쟁사인 LG전자와 협력을 강화해 돌비 비전 탑재 제품군을 늘릴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성곤 LG전자 한국HE마케팅팀 과장은 "LG전자 입장에서 돌비는 최적의 HDR 솔루션"이라며 "기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프리미엄 라인업에 이어 모든 중저가형 LCD TV에도 돌비 비전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전자업계에서는 돌비가 TV, 오디오 등 가전 시장에서 발휘하는 영향력이 높아질수록 생산단가가 일부 상승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현재 돌비가 가전 시장에서 지향하는 수익 모델은 돌비 비전, 돌비 애트모스를 구현하는 칩과 소프트웨어를 제조업체에 공급해 일정한 수익을 떼가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돌비 비전의 경우 TV 1대당 5~6달러 수준의 로열티에 칩 비용 등이 추가된다. 무료 솔루션인 HDR10과 비교하면 제조업체의 생산단가가 상승한다는 의미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돌비의 영상 솔루션이 불과 2년여 만에 이처럼 급성장할 수 있었던 건 지난 수십 년간 음향 기술을 바탕으로 미국 콘텐츠 업체들과 강력한 파트너십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라며 "돌비와 콘텐츠, 스트리밍 업체들의 파트너십이 강해질수록 TV 제조사 입장에서는 돌비를 선택할 수밖에 없어진다"고 말했다.
황민규기자 hmg8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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