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나노 기술을 이용해 염증과 재협착 위험이 없는 심장 스텐트를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재료연구단 한동근 박사팀은 기존 심장 관상동맥용 약물방출 스텐트의 표면에 수소이온농도(pH) 중화 기능을 가진 '수산화마그네슘 무독성 세라믹 입자'를 코팅해 염증을 억제하고 재협착을 방지한 새로운 스텐트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관상동맥질환은 협심증과 심근경색 등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으로 막히거나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심장질환을 말한다. 관상동맥질환 치료를 위해선 얇은 그물망 형태의 관을 관상동맥에 삽입하는데 이를 스텐트라고 한다. 초기에는 금속 스텐트를 이용했는데, 삽입 후 스텐트 안에 세포가 증식해 다시 혈관이 막히는 재협착 부작용이 발견됐다. 이후 재협착을 막는 약물을 코팅한 '약물방출 스텐트'가 개발됐지만, 몇 년이 지난 후 혈액이 응고되는 혈전증 문제가 새롭게 제기됐다.
스텐트 이식 후 시간이 지나면 코팅된 생분해성 고분자가 분해되면서 산성 단량체가 생성돼 혈관 주변이 산성화 된다. 이로 인해 혈관 주변 조직 세포의 괴사가 일어나고 염증이 발생해 재협착이 일어난다. 이를 관찰한 연구팀은 혈관 내 염증을 억제하기 위해 pH를 중화하는 기능이 있어 제산제 등에 이용되는 염기성 수산화마그네슘을 나노입자 형태로 스텐트에 입혔다. 연구팀은 이 스텐트로 동물실험을 한 결과, 기존 스텐트에 비해 염증이 90% 이상 감소하고 협착률도 3배 이상 줄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지난해 바이오알파에 기술 이전해 실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추가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거쳐 2년 내에 상품을 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동근 박사는 "스텐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수입을 많이 하는 의료용품으로 수입 의존도가 높다"며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고 제품을 국산화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원천기술 개발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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