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챙긴 미래 화학소재 전략사업이 4년 만에 결실을 봤다. SK이노베이션 등 정유·화학부문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SK종합화학은 지난 3일 서울시 종로 SK서린사옥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화학회사인 사빅과 고성능 폴리에틸렌의 SK브랜드인 '넥슬렌' 생산 및 판매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 협상을 마무리하고 출범을 공식화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협상의 마무리로 두 회사는 50대50 비율로 출자해 자산 7100억원 규모의 합작법인 SSNC(SABIC SK Nexlene Company Pte. Ltd.)를 싱가포르에 설립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SK종합화학은 지난달 한국넥슬렌유한회사(KNC)를 설립해 울산 넥슬렌 공장 자산을 KNC에 현물출자 한 바 있다. KNC는 SSNC의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해 5월 합작법인 설립 계약(JVA)을 체결하고 세부 계약조건을 정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번 협상 타결로 넥슬렌 제조 기술을 개발한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은 SSNC에 기술과 공장 자산 등을 넘기고 총 52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SK종합화학은 이번 합작법인 출범을 계기로 사빅의 세계적인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넥슬렌 마케팅을 본격화하는 등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SNC는 현재 상업생산 중인 울산 넥슬렌 제1공장에 이어 수년 내 사우디아라비아에 제2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넥슬렌'은 SK이노베이션이 2010년 국내 최초로 촉매·공정·제품 등 전 과정을 100% 독자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폴리에틸렌의 브랜드명이다. 이 제품은 고부가 필름, 자동차, 신발 내장재, 케이블 피복 등에 쓰이고, 기존 일반 폴리에틸렌보다 내구성·투명성·가공성 등이 뛰어난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지금까지 고성능 폴리에틸렌은 미국 다우케미칼과 엑손모빌, 미쓰이 등 외국 주요 화학사들이 독점 생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챙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 회장은 2011년 3월 중동을 방문해 모하메드 알마디 사빅 부회장을 직접 만나 합작을 제안한 바 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도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가 사빅 최고경영진을 만나 협상 타결을 진척시켰다.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은 "제2의 넥슬렌 신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고부가가치 화학제품군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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