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본사 송금액 1172억원
순이익 478억의 2.5배 달해
2013년이후 직원 500명 감축
국내 산업 기여는 외면 '눈총'
국내 IT시장의 맏형 노릇을 하던 한국IBM이 끝 모르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KB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사업 논란 이후 고객의 신뢰를 잃은 데다, 사업은 부진했는데도 수익의 2배 이상을 본사로 송금하는 등 국내 산업 기여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IBM은 거듭되는 사업부진과 고객 신뢰까지 추락하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연이어 부임한 외국인 지사장 역시 투자보다는 감원을 통한 비용절감과 본사 송금 규모만 대폭 늘리고 있어 '단물 빼먹기 식'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IBM의 매출은 1조544억원, 순이익은 47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14%, 59%나 줄었다.
소프트웨어(SW), 서비스 매출까지 영향을 미치는 하드웨어(HW)사업 부진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시장 1위를 줄곧 놓치지 않았던 유닉스 서버시장에서 한국IBM은 지난해 4분기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며 6년 만에 2위로 내려앉았고, 저물어가는 메인프레임 사업도 100% 가까이 매출이 하락했다.
스토리지 매출은 2013년과 비교해 34%나 하락했고, x86서버 사업은 레노버에 매각하며 아예 사업을 접었다.
국내 기업용 HW시장에서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한국IBM의 더 큰 문제는 고객신뢰까지 잃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KB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사업에서 빚은 논란은 메인프레임 수성이라는 금전적 성과를 거뒀지만, 금융권 고객의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실제 IBM 메인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계약만료가 3년이나 남았지만, 유닉스 서버 전환을 염두에 둔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공기관 중 최대고객인 한국전력도 `탈 메인프레임` 을 준비하고 있다.
고객이탈과 함께 IBM 제품만 취급하던 협력사들도 HP, 델 등 복수의 업체 제품을 공급하며 등을 돌리고 있다.
이처럼 한국IBM의 부진은 끝을 모르고 지속되고 있지만, 본사로 송금하고있는 수익은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 셜리 위 추이 한국IBM 회장이 지사장으로 부임한 후, 벌어들인 수익보다 더 많은 금액을 본사로 송금하고 있어 전형적인 `단물 빼 먹기 식` 경영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IBM은 IBM코리아홀딩스B.V 100% 자회사이고, 이들의 최상위 지배회사는 IBM본사다.
한국IBM이 IBM코리아홀딩스B.V를통해 본사로 송금한 금액은 2013년1328억원, 2014년 1172억원으로 배당성향은 각각 115%, 245%에 달한다.
이시기 순익은 2013년 1151억원에 2014년 478억원으로 감소했다.
일반적으로배당성향이 100%가 넘으면 그해 기업이 거둔 수익보다 더 많은 금액을 본사에 송금한다는 것을 뜻한다.
또 2013년셜리 위 추이 부임 이후 직원 수는 약500명이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부임한 외국인 지사장 역시 전임 지사장과 같이 지속적으로 몸집 줄이기에나설 것으로 보여, 사실상 한국IBM은과거의 영광은 뒤로한 채 영업소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dt.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