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환 케이벤처그룹 대표 "될성 부른 스타트업 기업에 빠른 투자"
"적게는 수십 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한 번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O2O(Online to Offline)와 사물인터넷(IoT) 분야를 눈여겨볼 생각입니다."
29일 서울 한남동 다음카카오 사무실에서 만난 박지환 케이벤처그룹 대표(사진)는 앞으로 투자 방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케이벤처그룹은 다음카카오가 1000억원을 출자해 만든 투자전문회사다. 지난 23일 정식으로 문을 열고 투자 준비에 들어갔다. 현재 소속 직원 12명이 한남동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박지환 대표는 케이벤처그룹 초대 대표이자, 현재 다음카카오에서 글로벌 사업 전략팀장을 겸하고 있다. 점차 케이벤처그룹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벤처그룹은 빠른 속도로 투자 여부를 판단하고,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투자자를 정하고 투자를 확정하기까지 빠르면 1주일 내에도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케이벤처그룹이 탄생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박 대표는 "빠르게 변하는 모바일 생태계에서 투자를 위해 몇 달간 시간을 끌다 보면 잘 나갈 수 있는 스타트업이 고사할 수도 있다"며 "빠른 의사판단과 투자가 이뤄져야 스타트업 생태계도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과 이사회가 케이벤처그룹에 1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케이벤처그룹은 자금 한계를 정하지 않았다. 투자 방법에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모든 스타트업이 투자 대상은 아니다. 5억원 내외의 초기 자금이 필요한 곳 보다는 좀 큰 금액이 투입됐을 때 큰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100억원 이상 자금이 쓰일 수 있고, 1000억원 자금이 연내 시장에 다 투입될 수도 있다.
박 대표는 "어느분야에서 리더십을 갖고 있거나 매출이 발생했거나, 매출이 커질 준비가 된 곳들을 우선 살펴보고 있다"며 "위험요소를 감안하더라도 생태계에 혁신을 주는 회사들이라면 과감히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케이벤처그룹은 투자한 회사를 다음카카오 자회사로 둘 계획은 없다. 다음카카오 자회사가 아니라 함께 모바일 생태계를 이끄는 회사들로 성장시켜보겠다는 포부다. 이르면 상반기에 투자회사들을 여러 개 발표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아직 국내외에 케이벤처그룹처럼 빠르게 투자를 결정하는 모델은 없는 것 같다"며 "투자한 회사들의 가치가 높아지면 다음카카오 가치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지선기자 dubs4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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