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자가 넓은 면적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대량 생산하고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개발, 창업 전선에 뛰어든다. 출연연이 기술출자를 통한 연구소기업 설립으로 기술사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연구자가 직접 자신의 기술로 창업에 나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진공기술센터 김정형 박사(사진)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OLED 디스플레이 및 조명을 생산하는 OLED 증발증착 전문기업인 '파인에바'를 창업했다.
파인에바는 지난해 기존 증발증착장치의 개념을 획기적으로 바꾼 '하향식 증발증착기술'을 기반으로 고효율, 고속증착, 고직진성을 가진 '선형 증발증착원'을 개발, OLED 디스플레이와 OLED 조명 등에 적용할 수 있도록 사업화할 계획이다.
하향식 증발증착기술은 상향식과 반대로 기판을 아래에 두고 유기물질을 위에서 증발증착시키는 방식으로, 대형 기판을 옮기기 쉽고 기판의 처짐 현상을 막을 뿐 아니라 재료 사용효율이 높다. 그동안 8세대 이상의 대형 기판을 제작할 경우 큰 크기 때문에 가운데가 휘는 현상이 발생해 수율이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 때문에 55인치 OLED TV 가격이 비싸게 책정돼 판매되고 있다.
이 기술은 증발된 고분자 유기물질을 원하는 기판 위치로 이동시키고, 분말 입자의 낙하를 막아주는 한편 고주파 유도가열 방식을 적용해 노즐에 유기물질이 증착되는 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
파인에바는 기술력과 사업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아 한국과학기술지주(KST)로부터 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표준연도 2년 간 최대 3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문 엑셀러레이터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경영 지원도 받게 된다.
김정형 박사는 "내년도 OLED 디스플레이와 OLED 조명 공정장비 세계시장 규모는 각각 1조3000억원, 54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세가 빠르다"면서 "하향식 증발증착기술을 통해 세계적인 OLED 증발증착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