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 움직임으로 내장 배터리 충전
국내 연구진이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당뇨를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구글이 개발 중인 의료용 스마트 콘택트렌즈보다 앞선 기술을 확보해 주목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계면제어연구센터 송용원 박사 연구팀은 콘택트렌즈에 삽입돼 눈물을 안정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당뇨 여부와 진행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콘택트렌즈가 당뇨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눈물 속에 포함된 미량의 ‘글루코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변별해 측정하는 기술과 안정적인 기초눈물(Basal tear, 눈물샘에서 공급되는 눈물) 분비가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 1월 구글이 공개한 ‘의료용 스마트 콘택트렌즈’ 프로토타입은 실험용으로 제작된 글루코스를 사용해, 실제 눈물에서 글루코스만을 선별할 수 있는 지 여부가 불확실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개발한 센서를 통해 실제 눈물 속에 포함된 미량의 글루코스를 다른 성분과 차별화해 지속적으로 검출해 내는 데 성공했다. 더불어 눈물샘에서 분비되는 기초눈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제어 시스템의 개발에도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초저전력 구동이 가능한 발전기와 배터리를 콘택트렌즈에 삽입, 추가적인 장치나 과정 없이도 렌즈에서 원하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읽어낼 수 있도록 했다. 렌즈의 상단에 위치한 막에 장착된 발전기가 눈꺼풀의 움직임에 따라 전력이 발생, 그 아래 막에 삽입된 배터리에 전력을 보내는 방식이다.
송용원 박사는 “눈물 속에 포함된 미량의 글루코스를 변별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센서와 자체 구동이 가능한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는 점이 기존의 기술(구글의 스마트 콘택트렌즈)과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하며 “개발된 콘택트렌즈는 다양한 바이오 대상체의 검출을 위한 플랫폼으로 진화할 예정이며, 합병증 진단, 신약개발, 정보통신 기술 연계 등으로 응용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콘택트렌즈에 적용할 수 있는 통신 장치, 에너지 저장장치 및 에너지 생성 장치에 대한 기술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백나영기자 100na@dt.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