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산업은 빠르게 소비되고 유행도 급변하기 때문에 다양한 창작 소재 창출이 어렵다. 그러나 비슷한 소재나 주제를 다루는, 즉 `대세'에만 편승하려는 애니메이션들로 인해 성장기에 오른 국산 애니메이션의 발전이 억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선택도 제한되고 있다.
가까운 예로 2011년을 전후해 쏟아져 나온 국내 자동차 소재 애니메이션들은 시청자에게 아쉬움을 주기 충분했다. 여기에 교육적 요소 또한 비슷하게 가미하다 보니 캐릭터 자체를 제외한 스토리 면에서 흥미를 끌기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
특정한 시점에 주류를 이루는 소재가 비슷한 소재에 자주 노출되는 시청자들에게는 익숙한 느낌을 선사할지 모르겠으나 지나치게 비슷한 소재를 활용하는 것은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혹은 상품화를 위해 `묻어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창작이란 말이 비슷한 소재를 활용한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국내 애니메이션계는 좀 더 강한 창작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다양한 소재를 창출하고, 그러한 다양한 소재 속에서 시청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비슷비슷한 애니메이션들 가운데 분명 눈에 띄는 몇몇 애니메이션이 있다. 소재의 다양화 측면에서 볼 때 필자는 곤(GON)과 라바가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곤(GON)'의 경우, 미취학 아동의 마음과 행동을 `곤'이라는 캐릭터에 투영함으로써 `곤'이 점차 성장하며 안정을 찾아가는 스토리는 부모들로부터 사랑받기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라바'는 캐릭터도 독특하지만 오로지 감탄사와 몸짓, 그리고 표정만으로 재미를 주고 있어 창의력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소재를 통해 시청자와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신선함을 주는 것이 국내 애니메이션계에서는 중요해 보인다.
애니메이션 산업에서는 문화산업의 개념 안에서 비슷한 내용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시청률 확대와 상품판매에만 급급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즉, 도구적 합리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의 `외산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소재의 창작 애니메이션'이 동일한 메시지로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을 생각할 때, 앞으로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은 대중의 욕구를 반영하고 다양한 소재로 수용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발전하길 기대해본다.
옥진용 IR큐더스 대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