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경제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중의 하나로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7년 GNI 2만 달러를 돌파하여 선진국 문턱에 진입하였으나, 6년이 지난 2012년 아직 2만 2708달러에 머물러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즉 정체된 `2만 달러 함정'에서 조속히 탈출하고 3만 달러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강력한 성장동력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작지만 강한 나라로 인식되는 대한민국은 `정보통신(IT) 강국'이라는 단어로 대변되기도 한다. 이것은 2004년 국가 차원의 `IT839 전략'을 수행한 결과로서 2만 달러 시대로 진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동안 많은 정책이 있었음에도 `IT839 전략'이라는 명칭이 국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정부 컨설팅으로서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 수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정부는 IT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가치사슬 측면에서 `서비스(8개)-인프라(3개)-기기(9개)'를 연계하는 체계적인 국가 전략을 추진하여 커다란 정책성과를 나타냈다. 즉 방송정보통신 서비스 도입과 연계한 기술을 개발하였으며, 광대역 네트워크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동시에 `부품-단말-장비'의 기기산업도 육성하였기 때문이다.
디지털 생태계는 융복합과 기술혁신으로 `정보/콘텐츠ㆍ플랫폼/단말기ㆍ제품/서비스' 형태의 산업구조로 전환되고 있으며, 비즈니스 영역도 파괴되어 제품보다 기능위주로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거대한 공룡시장으로 자리잡은 스마트폰은 전화라는 제품을 뛰어넘어 카메라ㆍ전자책ㆍ내비게이션 등 기능을 고도화시켜 폭발적인 성공을 거둔 융복합의 대표적 사례이다. 따라서 이제는 `제2의 IT839 전략'에 해당하는 `ICT 융복합 전략'을 수립하여 GNI 3만 달러를 조기에 달성하고 선진 7개국(G7) 수준인 4만 달러 시대의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과거 IT(Information Technology)에 방송통신과 콘텐츠인 `C(Communication and Content)'가 추가되어 업그레이드된 `ICT'이어야 하며, 융복합의 범위는 기술과 산업 뿐 만 아니라 사회제도까지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이와 같은 시대정신에 부응하기 위해 `ICT 융복합 성장동력 전략'의 기본방향으로서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사람중심의 `과학기술-인문사회-산업경제'의 융복합을 실현한다. 미국ㆍ유럽ㆍ일본의 창조경제 정책에는 과학기술 외에 전자신분증, 디지털교육, 스마트공동체 등 사회제도 분야까지 추진하고 있다. 진정한 융복합의 성공을 위해 기술과 산업을 리드하는 국가사회 변혁의 공동체로서 ICT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미래사회를 주도하는 글로벌 유망산업을 발굴하고 핵심기술을 개발한다. 승자독식의 생존경쟁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기획단계부터 세계시장을 목표로 사용자 욕구가 반영된 최고의 산업기술을 도출해야 한다. 이러한 유망산업 핵심기술의 사업화에는 디자인과 서비스가 필수라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셋째, 목표 지향적인 중대형 국책사업으로 `산-학-연' 상생협력을 도모한다. 성장동력 사업은 기초연구 또는 설비투자와 확연히 구분되는 것으로 `응용연구-개발연구-제품개발'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연구개발 단계별 경쟁은 기술혁신에 긍정적이지만 지나친 경쟁은 중복투자로 낭비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기존 산학연 관계를 경쟁에서 협력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렇게 `ICT 융복합 성장동력 전략'이 수립되면, 사업 추진중 융합인력이 양성되고 사업결과로 복합산업 뿐 만 아니라 창조경제의 새로운 산업을 탄생시켜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과학기술 경쟁력을 향상시켜 GNI 3만 달러 시대를 앞당기고 ICT 분야 세계 5위 국가의 위상으로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임명환 ETRI 기술전략 책임연구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