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개 기업들 납품지연ㆍ거래처 단절 등 피해 속출
박 대통령 "악순환 반복 투자할 나라 어디도 없다"
북, 미사일발사 준비…"외국인 대피책 세워라" 엄포
개성공단 사업이 결국 멈춰 섰다.
북한이 개성공단 가동 잠정중단을 발표한 다음날인 9일 북측 근로자들 5만3000여명이 개성공단 업체에 출근하지 않았다. 2004년 공단설립 이후 처음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따라 개성공단에 입주한 123개 기업의 직접적인 피해가 뒤따르고 있다. 우선 제품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원청업체에 막대한 금액의 배상금을 물게되거나 거래선이 끊기는 업체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는 물론 국내 경제도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개성공단이 폐쇄 수순을 밟으면 주가, 환율을 비롯한 금융부문은 물론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개성공단을 유지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정부 당국자는 "개성공단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북측의 부당한 조치에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목표는 계속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입주기업들이 입는 피해와 관련 "경협 보험이 기본이 돼야 한다"며 "경협 보험으로 하기 어려운 상황은 (관계부처 협의로) 형평성과 현행제도 등을 모두 감안해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매우 실망스럽다"며 "북한은 그릇된 행동을 멈추고 한민족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위기를 조성하면 타협과 지원, 또 위기를 조성하면 타협과 지원을 다시 하는 끝없는 악순환을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느냐"며 "북한이 이런 식으로 국제규범과 약속을 어기고 개성공단 운영을 중단시킨다면 앞으로 북한에 투자할 나라와 기업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도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범 중소기업 대표단'의 방북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들은 "개성공단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범 중소기업계 대표단을 구성해 북측에 파견하기를 희망한다"며 "남북한 당국이 직접 나서서 사태해결의 물꼬를 터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강원도 지역 동해안으로 이송한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의 발사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르면 10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담화를 통해 "전쟁이 터지는 경우 남조선에 있는 외국인들이 피해를 보는 것을 우리는 바라지 않는다"며 "서울을 비롯해 남조선에 있는 모든 외국기관들과 기업들,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들이 신변안전을 위해 사전에 대피 및 소개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는 것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호승기자 yos54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