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 표면에 작용하는 힘 이용 불순물 없는 친환경 제조 가능
KIST 김상우ㆍ안재평 박사 연구팀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물질의 표면에 작용하는 힘을 이용해 나노물질을 레고블럭처럼 자유롭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나노물질 제조기술과 달리 불순물을 쓰지 않아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제조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문길주)은 청정에너지연구센터 김상우 박사와 특성분석센터 안재평 박사 연구팀이 레고블럭을 조립하듯이 나노입자를 조절해 나노입자, 나노선, 나노시트 등 다차원 반도체 나노물질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다차원 반도체 나노물질은 촉매, 반도체, 태양전지 등 산업계 전반에 폭넓게 활용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나노물질을 원하는 모양으로 합성하기 위해 주형이나 금속 촉진제 등 불순물을 쓰다 보니 다 만들고 나서는 이를 제거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불순물 없는 제조기술 개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KIST 연구팀은 물질의 표면 에너지를 조절하면 원하는 방향으로 입자를 붙여 다양한 모양의 다차원 나노물질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착안, 물질 표면 에너지를 인위적으로 쉽게 제어할 수 있는 초임계유체 상태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초임계는 기체와 액체의 중간 상태 물질로, 두 가지 상태의 성질을 함께 가지면서 작은 압력과 온도 변화에도 물성이 크게 변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연구팀은 초임계유체를 가두는 장비에서 이산화탄소-에탄올 혼합유체에 가돌륨과 세륨이온을 반응시켰다. 이 상태에서 만들어진 나노결정 핵입자(가돌륨으로 도핑된 세륨)를 마치 레고블럭처럼 연결해 다차원 형태로 만들거나 다시 저차원 형태로 분해시키는 데 성공했다.
핵입자의 여러 결정면 중 표면에너지가 높은 곳에 다른 입자가 잘 붙는 성질을 이용해 이산화탄소가 붙도록 함으로써 남아있는 면에 원하는 입자를 붙이는 방식이다. 초임계유체의 온도와 압력이 비교적 낮은 상태에서는 나노입자, 높은 상태에서는 나노선이 만들어졌고, 이를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도 있었다.
김상우 박사는 "다차원 나노물질의 미세분석을 통해 생성과 성장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밝힘으로써 초임계유체 공정을 이용한 나노물질 제어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안재평 박사는 "이 기술이 우리나라 미래소재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KIST 및 미래창조과학부의 연구비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5일 게재됐다.
안경애기자 naturea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