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할부금융시장 '타격'
매출감소·경쟁력 약화 우려
삼성카드의 위기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와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이하 복합할부)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설상가상으로 현대차가 할부금리를 인하하며 역공세를 취하고 있지만, 자체 복합할부 상품이 없어 매출 타격 및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26일 자동차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27일부터 삼성카드 고객은 복합할부를 이용해 현대차를 구매할 수 없다. 단 삼성카드와 현대차의 가맹점 계약은 유지하기로 해 일반 신용·체크카드 거래는 할 수 있다. 두 회사는 계약 만료일을 한 차례 연장하며 협상에 임했지만 현대차는 1.3%, 삼성카드는 1.7%의 수수료율을 고수해 결국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삼성카드는 비씨·신한카드에 이어 복합할부 취급 중단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하지만 앞선 두 카드사와 달리 삼성카드가 입을 복합할부 중단에 따른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의 복합할부 연 매출액은 1조2500억원 수준으로 총 매출 96조원의 1%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삼성카드는 신한카드의 '오토플러스'와 같은 자체 상품을 갖고 있지 않아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을 고스란히 내줘야 할 판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기준 월평균 약 900억원의 복합할부 취급액 중 65% 이상을 자체 복합할부 상품으로 소화했다. 이를 기반으로 현대차와의 가맹점 협상 당시 캐피털사를 끼지 않고 자체 조직을 활용한 복합할부는 가능하다는 대답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삼성카드도 뒤늦게 캐피탈사와 손잡고 신 복합할부 상품을 준비하고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는 관측이다. 최근 현대차가 할부금리를 1%p 인하하는 등 신 복합할부상품을 겨냥한 공세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 한 관계자는 "당초 삼성카드가 현대차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신 복합할부상품을 압박카드로 꺼낼 예정이었으나 결과적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당장 삼성카드의 수익성 악화가 눈앞으로 다가왔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타 부문의 영업력을 동원해 부족한 1%의 매출액을 사수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매출액의 1%를 공백 상태로 놔뒀다가는 향후 시장 점유율에서 변동이 올 수도 있다"며 "삼성카드가 복합할부를 전략적으로 육성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데 공을 들여온 만큼 취급 중단의 여파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ca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