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제품·미국 공략 주효
1위 한국타이어는 영업익 14%↓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업계 3위 넥센타이어가 지난해 역대 최대 연간실적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에서 업계 2위 금호타이어와 자리를 바꿨다. 초고성능 타이어(UHPT·Ultra High Performance Tire)와 미국 시장을 선제로 공략하면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타이어 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업계 1위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액 6조4460억원, 영업이익 8840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각각 전년보다 3.5%, 14.3% 줄어든 것이다. 같은 날 연간실적을 발표한 금호타이어 역시 매출액(3조395억원) 기준으로는 여전히 업계 2위를 지켰지만, 전년보다 무려 58.1% 떨어진 영업이익 1500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28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앞서 3일 넥센타이어는 전년보다 각각 4.5%, 7.8% 성장한 매출액 1조8375억원, 영업이익 224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12.2%로 두자릿수 대를 기록했다. 이는 1942년 넥센타이어의 전신인 흥아타이어가 설립한 이후 최대 실적이다.
넥센타이어의 이 같은 실적은 북미 지역에 대한 투자 확대와 이에 따른 초고성능 타이어 판매 증대로 가능했다. 넥센타이어의 북미 매출 비중은 27%에 이른다. 지난해 미국 판매는 전년보다 26.4% 증가했다. 북미 시장은 넥센타이어 전체 매출액의 40%를 차지하는 초고성능 타이어 수요량이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픽업트럭과 대형차, 레저용차량(RV)의 수요가 높은 북미 지역의 타이어 교체는 대부분 초고성능 타이어 수요로 이어진다. 초고성능 타이어는 초기 개발 비용이 많이 드는 대신 일반 타이어와 비교해 마진율이 20%가량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타이어는 그동안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초고성능 타이어 성장세의 밑바탕을 마련했다. 넥센타이어의 R&D 비중은 3%대로 업계 최대 수준이다. 미국에서도 지난해 말 700만달러를 투자해 오하이오주 애크런에 있는 기술연구소를 확장했다. 올해는 인력을 두 배로 확충한다. 미국 현지 공장이 없는 넥센타이어는 현지 맞춤형 타이어에 대한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메이저리그나 축구 등 스포츠 마케팅에 공을 들여왔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초고성능 타이어 판매 비중은 20~30% 선에 불과하다. 북미 매출 비중 역시 20% 초반에 머물러있다. 반면 지난해 부침을 겪은 중국 시장의 경우 15~20%가량의 매출 비중을 기록하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넥센타이어의 중국 판매 비중은 2%대다.
두 기업은 올해 준공을 앞둔 미국 공장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 중심의 생산량 증가와 초고성능 타이어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금호타이어는 올 3월부터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한국타이어는 하반기 테네시주 클라크스빌공장에서 가동을 시작한다. 각각 연간 400만개와 55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할 수 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올해 새로운 경영 체제의 능력에 대한 시험대에도 오른다. 한국타이어는 전문경영인 서승화 부회장 체제에서 고속성장을 이뤄냈지만, 이제 조현식, 조현범 형제가 경영 전면에 나서 한국타이어를 이끌려고 한다. 조현식 사장은 지주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맡아 신사업 확장을 지휘하고,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영업통'으로 불리는 이한섭 금호타이어 영업총괄 부사장을 금호타이어 사장으로 최근 새롭게 선임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