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이 기업경영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자산 매각, 감원, 연봉삭감 등의 근시안적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려 한다면 임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사회 전체의 효율을 떨어뜨리게 된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무엇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핵심 비즈니스 영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적인 접근법이 요구되며, 이는 관리 및 운영, 사업방식, 인력 및 조직 부문에서의 개선이 필요하다.
먼저 건물 내 불필요한 에너지 손실을 막거나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도 한 방법으로, 기존 업무 환경을 보다 스마트하게 바꾼다면 낭비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일례로, 필자가 속한 한국후지제록스는 지난 3월 서울시의 스마트워크 환경 구축을 위해 통합문서관리서비스(MPS, Managed Print Services)를 지원한 바 있다.
한국후지제록스는 문서와 관련된 서울시의 모든 기기, 솔루션, 프로세스 등을 총체적으로 검토 후 컨설팅을 통해 신청사에서 사용중인 532대의 프린터, 복사기, 팩스, 스캐너 등의 사무기기를 1/4 수준인 139대로 대폭 줄였다. 그 결과 서울시는 에너지 절약은 물론, 불필요한 공간을 줄여 연간 182억원의 비용 및 30% 이상의 종이사용량 절감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SPA 브랜드인 자라(ZARA)는 중간유통망을 줄이고 직영매장을 운영하면서 디자인 등 특정 부문을 중점적으로 강화하여 비용은 절감하되 유행이 지나면 기존 제품은 버리고 새로운 유행 제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 욕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외환위기 당시 "사람이 재산"이라는 믿음으로 한 명도 감원하지 않았다. 그 결과 경쟁사들은 경제가 다시 살아나면서 급작스럽게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지만, 하나투어는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어 업계 1위로 발돋움했다. 하나투어의 이 같은 결정은 감원이 오히려 조직 전체에 상처를 줄 수 있고 향후 필요한 인재를 충원할 때 더 큰 비용이 소요될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을 잘 처리하는 사람은 화를 바꾸어 복이 되게 하고 실패한 것을 바꾸어 공이 되게 한다"는 옛말이 있다. 전사적 관점에서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시행하여 장기전으로 돌입한 경제 침체를 기업의 운영체계를 재정비하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조직 구성원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직원들의 공감대는 물론 호응도를 높일 수 있다면 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반전의 기회가 될 것이다.
공병길 한국후지제록스 특수영업부 공공영업팀 과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