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ICT 등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환경친화적 새로운 에너지혁신기술이 등장하여 에너지산업의 변혁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추구하는 사회적인 목표를 가지고 빠른 경제발전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기후변화협약 등 환경에 관한 규제 강화는 산업경제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기존 화석에너지에 대한 사용규제로 이어져 국내 경제활동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를 중심으로 한 선진국 에너지 기술의 글로벌 메가 트렌드를 살펴보면 IT와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수요와 공급의 변동에 효율적인 대응책 일환으로 피크수요 감소 및 발전설비 투자 절감이 이루어 질 수 있는 공급중심의 에너지정책에서 다양한 분산에너지원에 대한 시스템 통합으로의 정책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적시ㆍ정량의 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전력의 제어 용이성으로 인해 최종에너지 수요 중 전력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됨에 따라 전력공급의 안정성과 유연성 확보가 에너지안보의 핵심 요소로 등장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에너지정책은 고도 경제성장 지원과 국민생활 안정을 위해 에너지수급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전개되어 왔다. 즉 에너지 저가 정책에 따라 가격에 의존하는 소비행태가 지속되어 CO₂감축이나 효율화 정책의 실효성 저하로 에너지기술개발의 성과가 보급으로 확산되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다.산업발전 및 경제성장을 위한 산업화 정책의 일환인 일방향, 공급자 중심의 중앙집중형 에너지 시스템인 `자원개발 및 도입+에너지공급시설의 확충'이라는 탄소기반 에너지전략은 현재의 에너지ㆍ기후변화 상황에서는 유효성이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결과 전력수급계획과 수요관리정책과의 연계성 부족으로 전력 수요예측 난항이 초래되는 원인이 발생되었다고 생각된다. 수요관리인 에너지 절약 정책에 있어서도 기술개발과 인센티브를 활용하기 보다 는 단순한 캠페인과 경제활동의 억제를 통한 인위적 감축은 실효성이 낮다고 본다. 일본의 경우,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의 고에너지가격정책과 Top Runner프로그램 등 에너지효율향상 기술개발 등으로 세계수준의 에너지효율을 달성한 사례는 우리가 주목할 시사점이다.
국내외 환경변화 속에서 에너지기술개발 방향은 수요관리 대응 전략으로 우선적으로 분산전원체계 활성화를 위한 R&D 프로그램의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급설비의 확대는 단기간에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문제 외에도 원자력발전, 온실가스 저감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기존 전력수급계획에 따른 대책은 블랙아웃 현상의 예방에 한계점이 있다. 따라서향후에는 수요를 조절하여 전력수급에 대응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대규모 전력시스템과 소규모 분산시스템 사이의 적정한 역할 분담을 통해 최적의 에너지 시스템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수요관리를 통한 전력수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에너지 시장시스템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고, 수요관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사업모델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개방형 시장환경 생태계 조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일례로서 별도의 화력발전소를 확충하지 않고 단기간 내에 발전원을 확보해야 하므로 국내에 산재해있는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설비를 통합하여 활용할 수 있는 가상전력시스템과 수요조절을 위한 기술로는 에너지저장(ESS), 신재생에너지 등 분산발전, 차량용 배터리를 가상 전원으로 활용하는 V2G(Vehicle to Grid) 등의 요소기술과 자동수요관리반응시스템(Auto-DR) 기술개발이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에너지효율향상 기술은 수요관리 및 온실가스 저감 등 에너지 문제에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해법이다. IEA의 에너지기술전망(2012)의 2DS 시나리오에서도 향후 에너지효율향상 기술로서 31%의 이산화탄소 감축 가능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최근 가전제품이 ITㆍ통신기술과 접목되어 스마트화, 대형화되고, 스마트TV와 같이 24시간 네트워크화로 전력사용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를 볼 때 IT 기기 자체의 효율향상에 의한 전력소비 저감 뿐 만 아니라 IT를 활용한 SI(System Integration)기술개발을 한다면 전력소비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환경친화적인 분산전원체계의 핵심요소는 수요관리와 에너지효율향상기술임을 강조하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단일 기술 한계를 융ㆍ복합시스템 기술개발로 극복하여 시장의 경쟁력 확보뿐만 아니라 새로운 틈새시장 창출과 사회적 수용성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통해 에너지 시스템기술이 실제 기업의 수익모델로 확산될 수 있는 전략적인 R&D로 전환이 필요하다.
원장묵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전략기획본부 본부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