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민생·안보·적폐에 초점
한국당은 '문 정부 신적폐' 규정
문재인 정부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가 적폐청산 대 신적폐청산 구도의 총력전을 예고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10일 국회 본청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연 뒤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을 진행했다. 민주당은 집권여당으로서의 첫 국감을 △민생 △안보 △적폐청산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현판식 모두발언에서 "정권교체 이후 국회도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가 크다"면서 "민주당은 국민의 바람을 수용해 첫 번째는 '민생국감', 두 번째는 '안보국감', 세 번째는 '적폐청산 국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국정감사는 '민생을 살려 달라', '과거의 잘못된 것들을 바로 세워 달라', '안보를 바로 세워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세 가지 요구와 바람으로 압축된다"면서 "이 세 가지를 제대로 담아 나라다운 나라의 기틀을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적폐청산에 무게를 뒀다. 우 원내대표는 현판식에 앞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국감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이자, 전 정부의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는 마지막 국감이라는 점에서 의미와 책임이 매우 크다"면서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낡은 기득권 구조를 해소해 새 정부의 민생개혁 동력을 확보하고, 국민의 안전과 민생을 지킬 수 있도록 만전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우 원내대표는 야당의 '정치보복' 주장은 일축했다. 그는 "적폐를 청산한다는 것은 어느 특정 정권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잘못, 힘과 권력을 가진 쪽으로 비틀어진 시스템을 바로 잡아서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자는 것"이라며 "정부기관의 정치적 중립성 침해, 기업의 불공정거래와 담합 의혹, 언론의 공정성 침해 등 사회 곳곳에 깊숙이 침투해 있는 적폐를 바로잡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내 국감 종합상황실을 설치해 비상근무 체계에 돌입했다. 종합상황실장은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와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공동으로 맡았다. 이 밖에도 적폐청산위원회와 국민제보센터를 병행 운영하면서 적폐 관련 제보를 수집하기로 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실정 등을 '신적폐'로 규정하고 국감에서 송곳 검증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이번 국감을 '무능심판국감'으로 명명하겠다"며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독선과 독주를 견제할 유일한 수권 대안세력으로서 강력하고도 실질적인 국정감사를 펼쳐나가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정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신적폐를 안보, 경제, 좌파, 졸속, 인사 등 5가지를 예로 들었다. 정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출범 5개월 동안 미래에 대한 비전과 고민 없이 퇴행적, 분열적인 한풀이식 정치보복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문재인 정권 5대 신적폐 근본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의 원조적폐도 뿌리까지 파헤치겠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민주당의 '적폐청산'에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과거 정부의 실패가 현 정부의 정당성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과거에만 얽매이며 미래와 혁신을 뒤로 한다면 국정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과거의 적폐청산이 정치보복이라고 하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과거에만 얽매여 미래 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감 대책회의에서 "이미 탄핵당하고 대통령이 구속된 지난 정부와 지지난 정부를 들쑤셔봐야 국가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진정 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도 지금 시작하는 정책들이 제대로 된 것인지 야당과 국민으로부터 겸허하게 검증받고 비판받는 국감이 되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적폐청산 외에도 여야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협상을 놓고 극명한 의견대립을 보이면서 이번 국감이 전방위 공방전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미 FTA 개정은 없다고 국민을 속였다"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현행법상 한미FTA를 개정하려면 경제적 타당성 검토, 공청회, 체결계획 수립, 국회 비준동의 요청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절차를 거치기도 전에 사실상 한미FTA 개정을 기정사실화했다"면서 "공청회와 국회 절차를 철저히 무시한 것이자 정부와 여당이 외치는 협치가 실종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한미 FTA 개정은 한미 FTA 협정문에 따라 개정 절차 추진에 합의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이를 과도하게 부풀리고, 악의적으로 편집해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국익에 반하는 부적절·불필요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