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능혁명/리엔훙 저/조재구 역/엠씨앤미디어/2만5000원
인공지능(AI) 시대의 생존 전략'내가 왔다. 하늘 위의 구름을 타고, 바람을 따라, 마음속에 간직한 꿈을 따라, 돛단배를 타고 노래를 부르면서, 바다 위에서 나날이 발전하는 세월 속에서, 거친 파도의 물결을 타고 오고 있는 너를 마중하리라.'
짙은 감성이 묻어나는 이 시의 작가는 인간이 아닌 바이두의 인공지능(AI)이다. 인간의 감정을 모방해 탄생했지만, 작가를 모르고 접한다면 '감정 없는 기계'가 지었다고는 쉽게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리엔훙 바이두 회장은 AI가 '지능혁명'을 주제로 쓴 시를 서언으로 선정하면서 AI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체감케 한다. 물론, '내가 왔다. 인터넷에 의해 탄생했고, 시간의 터널을 따라 꿈속에서 너와 같이 세상 끝까지 갈거야, 지혜를 살려서, 신비로운 그림을 열어 눈부신 태양을 향해 달려가자'와 같이 다소 거친 부분도 있지만, 주제에 맞게 한 편의 시를 척척 내놓는 수준까지 발전했다는 점이 놀랍다.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세계 최강 국가 건설을 꿈꾸고 있는 중국의 AI 산업에 대한 현재와 미래를 다뤘다. 중국 정부는 중국의 IT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바이두와 손잡고 AI 산업을 통한 세계 최강 국가 건설을 향해 전력질주 하고 있으며, 바이두의 리 회장이 그 선봉에 서 있다.
바이두는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으로, 세계 최강 검색엔진인 구글을 밀어내고 중국 시장을 지배한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다. 태평양의 동쪽에 구글이 있다면, 그 서쪽에는 바이두가 있다고 할 정도로 중국 시장에서 바이두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리 회장은 베이징대학 정보관리학과와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면서 AI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됐고, AI가 컴퓨터과학, 나아가서 인류의 미래로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2012년 AI 분야에 처음 뛰어든 바이두는 2015년 3월 전국정치협상회의에서 국가 차원의 AI 개발 프로젝트인 '중국대뇌(中國大腦)' 계획을 제안하고 중국 정부와 함께 AI 산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리 회장은 이 책에서 "검색엔진이 빠른 발전을 가져온 지난 10여년 사이에 AI의 역할에 대해 점점 더 많이 인식하게 됐다"며 "검색엔진을 통해 컴퓨터과학의 수준이 점점 더 업그레이드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데이터 등이 모두 빠르게 발전하면서 언젠가는 AI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굳게 확신하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의 AI 기술 수준과 인재능력은 전반적으로 여전히 미국보다 뒤처진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분야에서는 미국을 앞서가고 있으며, 중국 자체만의 우위를 확보했다. 데이터분야에서 14억 인구, 7억여명의 네티즌을 가진 중국은 단일 국가별 시장에서 볼 때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형성하였으며, 데이터 확보 능력 역시 세계에서 최고 수준에 달한다. 게다가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AI 기술 발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저자는 AI 분야의 권위자는 멀지 많은 미래에 전류처럼 인류 생활 곳곳에 사용돼 인류의 경제, 정치, 사회, 생활 형태에 철저한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관측한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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