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현지시간) 폭우가 미국 텍사스주(州) 중부 커 카운티 일대를 덮쳤다. 폭우로 인한 홍수로 8일까지 110명이 넘는 사망자가 확인됐다. 특히 기독교계 단체가 운영하는 여자 어린이 대상 여름 캠프로,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캠프 미스틱’ 참가 어린이 27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그 밖의 다른 소규모 캠프들까지 포함해 총 30명의 어린이가 안타깝게 희생됐다. 이에 더해 현재까지 이 지역에서 행방이 확인되지 않는 사람 수가 161명, 다른 지역에서 보고된 12명까지 합치면 총 173명이 실종된 상태다. 실종자 수만
2025-07-09 18:02 박영서 논설위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적시한 서한들에 서명했으며, 이 서한들이 7일(이하 현지시간) 발송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한은 각국에 날아드는 ‘관세 폭탄’ 경고장이다. 세계 무역 질서가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서한 몇 통에 서명했고, 그 서한은 월요일(7일)에 발송할 예정이고, 아마도 12(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들에 서한이 발
2025-07-06 17:53 박영서 논설위원
박영서 논설위원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이 전격적인 휴전 발표로 봉합 국면에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스라엘·이란 3국 정상들의 희비가 교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웃었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울었다.최대 수혜자는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그는 전쟁 확산과 자국민에 대한 보복을 우려하는 국내외 비판을 무릅쓰고 대규모 직접 군사개입을 결단했다. 핵심 지지층인 MAGA 세력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트럼프 대통령은 B-2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버스터를 동원해 이란 핵시설 공격을 감행했고, 이란은 휘청거렸다. 별다른 효과적 대응 수단을 찾기 어려운 이란은 결국 휴전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선제 타격하고, 이후 단 이틀 만에 전면 휴전 합의를 끌어내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피스메이커`를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부터 "취임 첫날이면 전쟁을 멈추고 전 세계에 통합을 가져오겠다"고 공언했으나 최근까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등에서 이렇다 할 돌파구를 열지 못해 체면을 구기고 있
2025-06-25 17:08 박영서 기자
박영서 논설위원 미 공군의 B-2 스피릿(Spirit) 스텔스 전략폭격기가 이란 핵 시설 공격에 투입됐다. 스텔스 기술의 정수라 불리는 이 폭격기는 미국이 `무력 과시`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때마다 전면에 나서는 상징적 존재다. 이번 이란 출격 역시 `힘의 언어`로 질서를 새로 쓰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언이라 볼 수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한 미국 관리는 이날 B-2 폭격기 6대가 이란 포르도 핵시설에 3만 파운드(약 13.6톤) 무게의 `벙커버스터` 12발을 투하했다고 전했다. 벙커버스터는 공중 투하 뒤 지표면을 뚫고 들어가 사전에 설정한 깊이가 되면 탄두가 폭발하도록 설계된 초대형 관통 폭탄(MOP)이다. 이번에 또다시 위력을 과시한 B-2는 조종사 2명이 탑승해 운용한다. 최고 속도는 마하 0.95, 무장 탑재량은 18톤에 이른다.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를 모두 실을 수 있다. 연료 보충 없이 약 1만1000㎞을 비행할 수 있다. 공중 급유를 통해 연료를 한 번 보충할 경우 비행 거리는 약 1만8500㎞까지 늘어난다. 사실상 무제한의 작전 반경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적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이 최
2025-06-22 18:30 박영서 기자
박영서 논설위원 이란의 핵시설과 군 수뇌부에 큰 타격을 입힌 이스라엘의 `일어서는 사자`(Rising Lion) 작전은 세계 최강 수준을 자랑하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치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단지 군사적 폭격이 아닌, 수년간 축적된 작전 계획과 공작이 숨겨져 있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이미 이란 국경 내, 심지어 수도 테헤란 인근에 숨겨져 있던 이스라엘의 드론 등이 작전 개시 신호와 함께 가동해 사전에 정해진 목표물을 일제히 타격했다. 이 작전에 당한 이란 측 관계자도 일부 공격이 자국 내에서 시작된 사실을 인정했다.공격은 단계적으로 이뤄졌다. 첫 단계는 `요인 암살`이었다. 이란군 `결정권자`들이 제거 대상이었다. 모사드는 이란군 수뇌부 인사들의 자택은 어디인지, 벙커 등 방호시설은 어디에 있는지 등 관련 정보를 수집했고, 이미 파악 중인 장소에 제거 대상들이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작전을 단행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IRGC 대공방어부대 하탐알안비야의 골람알리 라시드 중앙사령
2025-06-15 18:29 박영서 기자
박영서 논설위원 러시아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전략적 협력의 밀월기를 보내고 있다는 평가다. 서방의 경제 제재와 외교 고립에 맞서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연대의 강도를 높이며 `반미 전선`을 구축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폭로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내부 문서는 겉모습 뒤에 도사린 냉랭한 속내를 여실히 드러낸다.2023년 말∼2024년 초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8쪽 분량 문서에서 러시아 정보기관은 중국을 노골적으로 `적`(enemy)으로 규정했다. 단순한 외교적 불신 수준을 넘어, 실제적인 첩보 활동과 기술 절취 우려에 기초한 대중(對中) 방첩 작전이 작동 중이라는 것이다. 문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러시아의 진짜 안보 위협은 키이우가 아니라 베이징에 있다는 뜻이 된다.문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에 `엔텐테-4`라는 방첩 프로그램을 신속히 승인했다. 겉으론 서방 정보기관을 겨냥한 듯 보이지만, 실제 목적은 중국 스파이의 활동 차단이었다. 러시아가 전쟁에 몰두하는 사이, 중국이 러시아 과학자와 전문가, 언론인 등을 포섭하려는 움직임을 사전에
2025-06-09 17:52 박영서 기자
박영서 논설위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 `골든 돔`(Golden Dome) 구축 계획에 중국, 러시아, 북한이 일제히 반발하면서 글로벌 군비경쟁이 가속할 조짐이 보인다. 냉전 종식 이후 수십년간 이어졌던 군비통제의 시대가 끝나고, 핵전쟁과 인류 공멸의 두려움이 상존하던 과거로의 회귀가 시작됐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든 돔은 우주 기반 센서 및 요격 무기를 포함한 차세대 기술을 육상, 해상, 우주에 배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레이저 무기 등이 실린 공격용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띄워 적대국이 발사한 미사일을 상승 혹은 종말 단계에서 격추하는 체계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가 종료되는 2029년 1월 이전에 골든 돔을 실전 배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골든 돔 계획은 미국 본토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무기 기술을 지닌 북·중·러 3개국을 자극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8일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주가 무기 배치와 무력 충돌의 장소가 될 수 있다"며 골든 돔 계획을 비판했다. 이어 북한도 27일 "우주 핵전쟁 각본"이라며 공개적으로
2025-05-28 18:07 박영서 기자
박영서 논설위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힘의 외교`를 꺼내들며 동맹국들에까지 압박의 칼날을 겨누고 있다. 특히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안보 환경이 중대한 분수령을 맞게될 조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나는 심지어 의견 차이가 매우 큰 국가들과도 화해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것을 항상 선호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만약 미국이나 동맹들이 위협받거나 공격받으면 군은 압도적인 힘과 파괴적인 무력으로 우리 적들을 없앨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발언은 그간 다자주의·연성외교와는 결을 달리하는, 전형적인 `힘의 외교`로의 회귀를 상징한다.동시에 그는 미국이 다른 나라의 안보를 책임지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나라를 방어하는 게 주된 고려였던 날은 끝났다"면서 "우리는 미국을 우선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나라를 재건하고 방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자국 방어 이외의 안보 개입은 최소화하겠다는 뜻이다. 전통적인 동맹국들에겐 경고로 들린다.그 여파는 한국에도 닿고 있는 분위기다.
2025-05-25 17:49 박영서 기자
박영서 논설위원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이 조직을 해체하고 튀르키예 정부를 상대로 전개했던 무력투쟁을 종식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1978년 쿠르드족 독립국가 수립을 목표로 PKK가 창설된 지 47년 만이다. 중동 전역, 나아가 유럽과 미국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PKK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PKK의 투쟁은 우리 민족에 대한 말살 정책을 무너뜨리고, 쿠르드족 문제를 민주적 정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려놓았다"며 "PKK의 조직을 해체하고 무력투쟁을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PKK 해체 과정을 설립자인 압둘라 외잘란(75)이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약 3000만명으로 추정되는 쿠르드족은 튀르키예 ,이라크, 이란, 시리아 등지에 흩어져 살고 있다. 튀르키예의 경우 전체 인구 8700여만명 가운데 약 20%가 쿠르드족이다. 쿠르드족은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20년, 오스만 제국의 영토 분할을 다룬 세브르 조약으로 독립국가로 가는 길을 열었지만 조약이 곧 폐기되면서 `국가 없는 최대 민족`으로 남게 됐다. 그후 쿠르드족은 거주하고 있는 각국 정부로부
2025-05-14 18:23 박영서 기자
박영서 논설위원 인도와 파키스탄이 휴전에 합의했지만, 양측이 총구를 맞대고 있는 경계선에서는 여전히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국경선인 실질통제선(LoC) 인근에선 폭발음이 이어졌고, 양국은 상대방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핏대를 세우고 있다. 이같은 양국 분쟁의 중심에는 `카슈미르`가 있다. 히말라야 산맥 서부의 산악 지대인 카슈미르는 면적이 22만㎢로 한반도와 비슷하다. 고급 의류 소재 `캐시미어`는 이곳에 사는 산양 털로 만든다. 하지만 이 곳은 영토와 민족, 종교와 물까지 얽혀있는 분쟁의 화약고다.1947년 양국이 영국으로부터 분리 독립할 당시, 카슈미르 왕국은 힌두교도 지배층과 무슬림 다수 주민으로 구성돼 있었다. 무슬림들은 파키스탄 편입을 요구했지만, 통치자는 독립 유지를 원했다. 이후 파키스탄 지지 무장세력이 커지자 지배층은 인도 편입을 결정했다. 이는 곧 양국 간 첫 전쟁(1947~1948) 으로 이어졌다.이 전쟁은 유엔 중재로 일단락됐지만, 카슈미르는 북서부는 파키스탄이, 중부와 남부는 인도가 통치하게 됐다. 이같은 분할은 갈등의 종식이 아닌 시작이었다.양국은 1965년에도 카슈미르 문제로 전쟁
2025-05-11 18:14 박영서 기자
박영서 논설위원 오는 29일(현지시간)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째를 맞이한다. 짧은 기간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낸 `미국 우선주의` 정책들은 국내외에 거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질풍노도처럼 도입한 관세는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자유무역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거의 전 세계를 상대로 보편적 관세 체계를 도입했다. 심지어 한국 등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중국과는 누적 100%가 넘는 초고율 관세를 서로 주고받기식으로 부과하며 `치킨게임`을 이어가고 있다.무역적자 축소와 제조업 부활을 명분으로 내세운 트럼프의 관세정책에 세계는 우려하고 있다. 단기적으론 미국의 세수 증가와 일부 산업 보호 효과를 가져오겠지만,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고 미국 경제 자체에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외교 분야에서도 `탈이념` 미국 우선주의 기조는 분명했다.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리더라는 미국의 기존 정체성을 약화시키면서, 노골적으로 자국 이익을 최우선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외교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를 비판하기보다, 오히려
2025-04-28 17:34 박영서 기자
박영서 논설위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 수십 년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비관세 장벽` 8가지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트럼프는 이를 `비관세 부정행위`(Non-Tariff Cheating)로 명명하고, 이를 바로잡는 것이 진정한 `무역 정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주장은 상호관세 정책의 정당성을 뒷받침함과 동시에, 비관세 장벽이라는 숨은 문제를 드러내며 글로벌 무역질서 재편을 향한 새로운 포문을 연 것으로 풀이된다.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무역 상대국이 그동안 미국을 상대로 취한 8개의 `비관세 부정행위` 세부 사항을 나열했다. 그가 제시한 8가지 부정행위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환율 조작이다. 수출 경쟁력을 인위적으로 높이기 위한 통화 절하를 지적한 것이다. 대표적 국가로 중국을 거론하고 있다. 둘째는 부가가치세다. 트럼프는 부가세가 간접적인 수출 보조금이자 비관세 장벽이라고 본다. 수입품에만 부과되는 부가세가 자국산에 유리하다는 논리다.셋째는 덤핑이다. 제조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수출해 시장을 왜곡하는 행위를 들었다. 이는 반덤핑 관세의 정당
2025-04-21 18:11 박영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