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질서의 격변 와중에 한국 경제의 현안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아직까지 MOU조차 체결 못하고 있는 한미 관세협상, 저성장의 고착화,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의 무분별한 재정지출 확대로 인한 나라빚의 급증 우려 등이 경제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주가가 상당히 올라 한줄기 희망을 내비치지만 이것도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따른 것일뿐 우리 경제 전반이 좋아져서가 결코 아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중반이 고착되는 추세다. 올 평균 환율은 외환위기 직후보다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돈의 가치가 그만큼 추락했다는 뜻
2025-11-09 17:12 강현철 논설실장
인구의 급격한 고령화는 국가 운영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수급자의 급격한 증가로 2048년부터 연간 보험료 수입이 연금 지급액보다 적어지기 시작해 2064년에는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와 지자체가 재정으로 부담하는 기초연금은 올 한해만 26조원의 세금이 투입된다. 여기에 또다른 ‘폭탄’이 바로 건강보험 재정이다. 노인층이 많아지면 의료 수요가 늘고 덩달아 건강보험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지난해말 현재 만
2025-11-03 17:14 강현철 논설실장
데이터를 ‘블록’에 담아 ‘체인’처럼 연결하고, 이를 중앙 서버가 아닌 여러 컴퓨터에 분산해 저장하는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은 더이상 가상자산(암호화폐) 업체들만의 점유물이 아니다. 씨티 등 글로벌 대형 은행들 또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글로벌 결제 서비스에 본격 나서고 있다. 예금을 토큰으로 바꿔 국경간 결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입장에선 보다 신속한 해외 결제 처리와 결제 비용 감축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대표적인 금융사가 미국 씨티 은행이다. 씨티 은행은 청산 솔루션과 블록체인 플랫폼 ‘씨티 토큰 서비스’(
2025-10-26 16:47 강현철 논설실장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 달러화는 국제 정치경제 정세에 따라 부침을 보여왔지만 국제 거래의 기본수단인 기축통화와 세계의 안전자산 역할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약세 현상이 뚜렷하다. 글로벌 ‘탈(脫)달러화’(de-dollarization) 흐름이 나타나며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의 패권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탈 달러화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 다변화 수준을 넘어 국제 결제·무역 청산 구조, 투자 통화 구성,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활용 등 국제 금융 인프라 전반의
2025-10-20 17:03 강현철 논설실장
일본은 여러모로 한국의 반면교사다. 우리보다 앞서 경제발전을 이뤄냈지만 ‘잃어버린 30년’을 경험하고, 고령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저성장과 고령 사회에 진입한 한국으로선 일본이 어떻게 대처해왔는지에 대해 주목할 수 밖에 없다. 특히 고령 사회와 관련해 일본의 ‘에이지 테크’(Age-Tech)는 우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에이지 테크’는 고령자와 돌봄 종사자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로봇 등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령 친화 기술’이다. 단순 돌봄 기술을 넘어 쇼핑·금융·상속·커뮤니티 활성화
2025-10-13 18:11 강현철 논설실장
대한민국이 규제와 전력 공급 리스크로 우왕좌왕하는 사이 일본이 아시아의 데이터센터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AI) 시대, 막대한 데이터를 모아 처리하는 필수 인프라다. 따라서 아시아 데이터센터 허브 지위를 놓치는 건 한국이 일본에 뒤처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일본이 데이터센터 건설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 2024년부터다. 2022년 11월 ‘챗GPT’ 일반 공개 이후 생성형 AI의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막대한 연산 수요를 처리하기 위한 데이터 인프라의 필요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는 일본에도 직접적인
2025-09-28 18:22 강현철 논설실장
중앙은행들의 수난 시대다. 세계 각국 정부가 ‘돈풀기 재정중독’ 정책을 일제히 펼치면서 중앙은행들의 독립성이 위협받고 있다. 중앙은행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NH투자증권은 이런 이슈와 관련해 최근 ‘재정 지배 시대와 중앙은행 독립성의 미래’라는 제목의 주목할만한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의 핵심은 역사적으로 국가의 생존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독립성에 우선하며, 국가부채가 국가의 생존을 위협할때는 선진국의 경우 정부가 중앙은행 지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흥국은 그 과정에서 정부와 은행 간 재정·금융 리스크
2025-09-22 17:54 강현철 논설실장
‘비틀거리는 헥사곤’(육각형·L‘Hexagone). 최근 프랑스의 모습이다. 헥사곤은 영토 모양이 육각형과 닮았다는데서 유래한 프랑스의 별명이다. 다혈질적인 국민성 등의 영향으로 유독 시민혁명이 잦았던 프랑스가 다시 혼돈에 휩싸였다. 이번 혼돈의 원인은 경제가 촉발했다. 국가채무가 누적돼 손쓸 수 없을 지경에 이르자 총리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내용을 담은 내년도 예산안을 추진했는데 이게 야당과 국민들의 반발로 무산되며 결국 내각이 총사퇴하고 국가신용등급도 떨어진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과도한 국가채무는 필연적으로 국가 위기를 야기하
2025-09-14 17:15 강현철 논설실장
중국의 ‘인공지능(AI) 굴기’가 무섭다. 연초 대규모언어모델(LLM)에서 ‘딥시크(DeepSeek) 쇼크’로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더니 ‘AI+’(AI 플러스) 정책을 통해 AI의 산업과 실생활 적용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엔 ‘AI 반도체’의 국산화마저 선언해 세계를 놀라게 만들고 있다. 중국 내 AI 생태계 자립이 예상보다 빠르게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딥시크는 지난달 8월 공개한 ‘V3.1’ 최신 모델에서 ‘UE8M0 FP8’ 스케일을 공식 채택한다고 밝히면서 이 모델은 ‘차세대 국산 칩과도 호환된
2025-09-07 18:43 강현철 논설실장
보통 유산이라고 하면 부모가 남긴 돈이나 실물자산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미국 등에선 디지털 유산이 유산의 또다른 종류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디지털 유산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도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디지털 유산’은 고인(故人)이 남긴 디지털 정보를 의미하며 정보 생산 원천, 정보 유형, 재산적 가치 유무 등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재산적 가치가 있으면 ‘디지털 유산’, 개인적 가치만 있으면 ‘디지털 유품’으로 구분한다. ‘디지털 유산’엔 가상자산, NFT(Non-fungible token,
2025-09-01 18:05 강현철 논설실장
미국마저도 ‘국가자본주의’(state-managed capitalism)로 가는 것인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이후 ‘자본주의 종주국’으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이끌어왔던 미국이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국가자본주의로 가는 길을 밟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구호로 내걸은 트럼프는 고율의 보복성 관세로 자유로운 교역이라는 전후 경제 성장을 가져왔던 무역정책을 뒤집은 데 이어 국가가 개별 기업 경영에까지 직접 간섭하고 나섰
2025-08-24 10:36 강현철 논설실장
국제유가가 2026년 배럴당 40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재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62달러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66.2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니 무려 30% 이상 급락할 것이란 예상이다. 왜 이런 전망이 나왔을까?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최근 ‘8월 단기 에너지 전망’(STEO·Short-Term Energy Outlook)에서 올해 4분기 WTI 평균 유가를 배럴당 54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내년 유가는 기존 54.8달러에서 47.8달러
2025-08-18 18:13 강현철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