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2일의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 과열을 막기 위해 이른바 ‘8·2 대책’을 발표했다. 약 45일 전 내놓은 ‘6·19 대책’이 오히려 집값 오름세에 기름을 붓자 ‘빨리빨리’ 두 번째 대책을 던졌다. 시장 예상을 훨씬 넘는 초강수였다. 각종 규제를 신설·부활해 재건축·재개발 투기를 차단하고 갭투자와 다주택자의 주택 매입을 한꺼번에 틀어막는 강공책이었다. 그날 저녁 이 대책 마련에 관여한 청와대 고위 인사 A씨와의 만남이 있었다. 대책 발표 전 잡은 약속이었지만 선약이었지만 화제는 자연스럽게 ‘8·2 대책’의 효과
2025-06-29 19:12 김화균 기자
김화균 편집국장 불확실성의 시대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6·3대선이 다가올 수록, 트럼프발(發) 무역 전쟁이 거세질수록,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어느 분야 건 마찬가지겠지만, 경제에 있어 예측 불가능은 치명적 독(毒)이다. 경험으로 입증된 명제다.확실한 것도 있다. 현재 한국 경제가 위기라는 상황 인식이다. 전례 드문 퍼펙트스톰이 코 앞에 닥쳐있고, 누가 차기 대통령이 돼도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하며, 효과적인 처방전을 내놓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허리 띠를 바짝 졸라메고 똘똘 뭉쳐 `금 모으기 운동`급 대처에 나선다고 해도 돌파가 어려운 상황이다. 일일이 예를 들지 않아도 우리 경제의 현실은 엄중하다. 고질적인 내수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무역 전쟁 파고까지 겹치면서 수출도 휘청이고 있다. 제조업 일자리는 줄어들고, 자영업자는 `더는 못 버틴다`며 줄 폐업을 하고 있다. 대선 후에도 이어질 정치적 불확실성도 경제를 옥죄고 있다.이러다 보니 외국인 투자유치도 급감하고, 국내 자금은 앞다투어 한국을 탈출하고 있다. 경제 첨병인 기업도 마찬가지다. 국가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마저 엔비디아 등 경쟁자의 미래 성
2025-05-26 17:48 김화균 기자
김화균 국장대우 금융부동산 부장 한국 경제가 처한 현 상황은 차기 대통령에도 큰 부담이다. 유력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나, 10여명에 달하는 국민의힘 대권 잠룡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누가 당선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 폭탄을 온 몸으로 막아내야 한다. 뚫리면 공멸이다.관세 폭탄은 `발등의 불`이다. `90일 유예`로 한숨은 돌린 듯하나, 실제 여유는 한 달 남짓이다. 잘만 두면 비길 수도 있다고 하지만, 허약한 경제 체력 탓에 판세는 이미 기울었다. 묘수는 커녕 당장 다음 착수도 녹록지 않다. 협상이 아닌 타협으로 불계패라도 면해야 하는 판세다. `트럼프 변덕`에 바둑판 자체가 엎어질 수도 있다.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지만, `차악`(次惡)을 목표로 둬야 하는 게 현실이다. 천수답 상황이다.설령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의 실마리를 푼다고 해도,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6월 4일 이후가 또 문제다. 트럼프는 방위비 등을 콕 집어 숙제로 내밀었다. 첨예한 이념의 장벽을 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난제다. 최악의 경우 벼랑 끝 재협상을 해야할 상황이다. 또 다
2025-04-13 18:05 김화균 기자
김화균 국장대우 금융부동산 부장 글로벌 주식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10일(현지시간) 하루 4조달러가 증발했고, 비트코인도 8만달러선이 붕괴됐다. 안전자산이라던 금도 약세다. `지난해 하락 폭이 커 올해는 해 볼만하다`던 국내 증시도 11일 쇼크를 피해가지 못했다. 현재의 글로벌 경기 상황과 향후 전망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D`(디플레이션·물가 하락)와 `I`(인플레이션·물가 상승)부터 `R`(리세션·경기 침체), 그리고 그 복합 끝판왕인 `S`(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속 물가 상승)까지…. 온갖 알파벳 대문자들이 난무한다. 공통 키워드는 `공포`다. 한때 세계 경제에 희망을 던져준 `G`(골디락스·경제 고성장 속 물가안정)는 아예 자취를 갖췄다.이번 폭락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시적 경기 침체 용인` 발언이 뇌관 역할을 했다. 하지만 결국 터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 터졌다는 게 중론이다. 전 세계는 위기에 맞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은 경쟁적으로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캐나다는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경제통`을 신임 총리로 내세웠다. 모두 트럼프 발 무역
2025-03-11 18:02 김화균 기자
김화균 국장대우 금융부동산 부장 부동산 디벨로퍼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타고 난 기획자다. 요란하지만 그의 비전은 간명하다. 이른바 `잘사니즘`이다. 그의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도 미국인이 더 잘먹고 더 잘사게 하는 것으로 귀결된다.결단력과 추진력도 갖췄다. 아직 취임 한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골칫거리라고 여겨온 불법 이민과 마약 문제의 해법을 찾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 절반의 항복을 받아 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매운 맛을 본 일본은 자진 납세를 약속했다. 불량배라는 비판에도 좌고우면은 없다.기교도 현란하다. 예술급 협상 기술은 전세계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 넣고 있다. 거리낌없이 `관세 폭탄`을 내뱉은 뒤 밀당을 통해 최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철저히 계산적이다. 그의 머릿속엔 인공지능(AI)이 자리한 듯하다. 핵심은 이익이다. 비용은 과감히 줄이고, 매출을 늘린다. 미치광이 소리를 들어도 밀어 붙인다. 더 쓰고, 덜 버는 일은 견디지 못한다. 오죽하면 주조 비용이 더 든다고 1센트 동전(페니) 생산까지 중단시켰을까. 그는 "미국은 너무 오랫동안 2센트가 넘는 페니를 주조해왔
2025-02-11 17:51 김화균 기자
김화균 국장대우 금융부동산 부장 "우리와 합병하면 관세는 사라진다.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이 어떻겠느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만남에서 던진 질문이다. 튀르도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트럼프다운 비아냥이고,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는 않다. 하지만 캐나다가 발칵 뒤집혔고, 트뤼도의 사임 발표로 이어졌다.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주가 된다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지만 캐나다인의 생각은 어떨까. 여론 조사를 찾아봤다. 놀랍게도 캐나다인 4명 중 1명은 이에 긍정 반응을 보였다는 결과가 있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코가 지난달 실시한 이 질문에 26%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10월 조사보다 동의율이 8%포인트나 올라갔다고 한다. 지지 정당과 지역에 따른 편차가 있겠지만, 현실에 근거한 긍정론도 엄존하는 것이다.20여년 전에 이민을 떠나 한국계 캐나다인이 된 지인은 "캐나다 경제가 무너지다보니, 그런 동의율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우리 같은 이민 세대에게는 미국인이 되는 게 꼭 나쁜 선택만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털어놨다.역시 트럼프
2025-01-12 18:19 김화균 기자
김화균 국장대우 금융부동산부장 국회에서 탄핵안은 일단 부결됐지만, 대통령 윤석열은 이미 탄핵을 당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윤 대통령이 어떤 카드를 내놓아도 민심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기에는 사안이 극히 엄중하다. 설령 그에게 대의와 명분이 있었다고 해도, 계엄은 폐기된 구시대 유물일 뿐이다. 후진 기어가 사라진 지나간 버스다. 현 탄핵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여야의 카드는 극명하게 엇갈린다.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질서있는 퇴진`을 주장한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기승전 탄핵`이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질서있는 조기 퇴진으로 정국 수습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정국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조를 호소했다. 하지만 야당은 "윤 대통령 직무정지만이 헌법 절차"라고 거부했다. 탄핵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선전포고인 것이다. 현재로서는 정치권이 합리적이고, 설득 가능한 돌파구를 열 것이라는 믿음을 갖기가 쉽지 않다. 지리한 정쟁 속에 외교와 안보는 무너지고 경제는 망가질 것이다. 기업은 허걱대고, 서민의 삶은 더욱 피폐해질 것이다. 결국 대한민국은 지옥행 열차에 실리고, 정치권은 집
2024-12-08 18:05 김화균 기자
김화균 국장대우 금융부동산부장 "`국장`하면 바보다." 나는 대한민국이 싫어요. 날개없이 추락하는 한국 증시의 현실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문구다. 한국 증시는 나홀로 뒷걸음질을 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팔자`를 거듭하고, 국내 투자자도 미국 증시로 탈출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지난 7일 1000억달러를 넘어선 뒤 사상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먹을 것 없는` 국장에 동학개미까지 서학개미로 변심하고 있다. 대체 투자처인 비트코인도 활황세다. 가상자산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장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거래규모는 급증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코스피에서만 1조8770억달러를 순매도했다. 결과로 나타난 성적표는 처참하다. 한국의 대표 주가지수인 코스피는 작년 말 2655.28(종가 기준)에서 지난 15일 2415.86으로 8.98% 떨어졌다. 코스닥 하락률은 20.90%(866.57→685.42)에 이른다. 주요 40개국 중 코스피보다 하락률이 높은 곳은 전쟁 중인 러시아 RTS지수 뿐이다.국가대표 삼성전자는 한때 심리적 마지노선인 `4만전자`가 붕괴됐다. 삼성전
2024-11-17 18:07 김화균 기자
정부가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지난 16일 발표된 생활형 숙박시설(생숙) 구제책 얘기다. 기준을 낮춰 숙박업으로 신고를 하거나, 규제를 풀어 오피스텔로 바꾸도록 유도키로 했다. 법 개정 등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행강제금 부과도 오는 2027년까지 또 미뤘다. 생숙 투자자들은 일단 시간을 더 벌었다. 현 정부의 금과옥조인 `원칙`이 훼손된 것이다. 생숙은 흔히 `레지던스`로 불린다. 호텔식 시설
2024-10-21 18:28
김화균 국장대우 금융부동산 부장 `풍성한` 한가위. 어느 때부터인가 신문 제목에서 이 덕담이 사라지고, `우울한`이 대신 자리했다. 선물 상자에 꽂힌 추석 인삿말은 여전히 `풍성한`이 애용되고 있지만, 겉치레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본다. 본보가 지난 9월10일자 1면 머릿기사 제목으로 `빈곤한` 추석이란 표현을 앞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24년 9월,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는 암울한 현실을 구구절절 열거하는 것은 생략하겠다. 대신, 이 나라의 구성원인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국회 그리고 국민까지 그 기본 의무를 다하고 있는 지 짚어보자. 꼬이고 비뚤어져 `네탓`만이 남은 우리의 참담한 자화상을 뿌리부터 살피고 반성해보자는 취지다. 첫 질문. 정부로 대표되는 국가는 과연 그 도리를 다하고 있는가?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헌법 10조)라고 국가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그렇다`고 답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생활물가에 서민 곳간을 텅 비었고, 치
2024-09-10 18:15 김화균 기자
김화균 국장대우 금융부동산부장 지난 2004년 8월, 20년 전 이 맘때다. 공부를 좀 더 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도착한 영국 버밍엄의 모습은 아직도 선하다. 가장 자주 찾은 곳 중 하나는 근교의 `캐드버리 월드`(Cadbury World)다. 캐드버리 초콜릿을 생산하던 공장부지에 조성된 테마파크로 연간 50만명이 넘게 찾는다. 이제는 국내 편의점에도 등장했지만, 당시만 해도 캐드버리는 `덕후` 정도나 아는 브랜드였다. 1824년 첫 등장한 이 초콜릿은 세대를 이어가며 영국인의 사랑을 받았고,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았다.캐드버리는 영국민의 `소울 초콜릿`이다. 영화로 더 친숙한 로알드 달의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도 이 초콜릿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고 한다.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선물하는 풍속과 부활절 초콜릿 달걀도 캐드버리가 원조라고 한다.캐드버리가 영국민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은 그 달콤함 때문만은 아니다. 설립자인 존 캐드버리로부터 대대로 계승된 사회공헌 활동 덕분이다. 존 캐드버리는 초콜릿을 팔아 번 돈으로 알콜 중독을 막기 위한 금주운동 단체를 설립·지원하고, 매연을 줄이기 위한 굴뚝 청소 기계도 도입했다. 그가 설
2024-08-13 18:16 김화균 기자
김화균 국장대우 금융부동산부장 유튜브 세상이 집값 논쟁으로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폭등기에, `지금이 가장 싸다`를 외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내서 투자)를 부추겼던 `모태(母胎) 상승론자`들이 귀환한 탓이다.이른바 `영끌X적`으로 불리던 인사들이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 들어 집값이 급락하자 여론의 질타속에 한때 잠수를 탔다. 집값이 반등하며 슬금슬금 다시 등장해 "내가 맞았다"며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이들의 논쟁거리 중 하나는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집값 비교다. 요체는 `윤 정부의 집값이 문 정부의 집값 폭등세를 넘어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확산하고, 신고가가 속출하면서 등장한 화두다. 집값 상승은 각종 지표로 확인된다.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사상 처음 3.3㎡당 4000만원을 돌파했다. 1년 전보다 30% 넘게 뛰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시세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7월 둘째주(8일 기준) 전주 대비 0.24% 올랐다. 이같은 상승폭은 지난 2018년 이후 처음 나온 수치다. 2021년 8~9월 집값 폭등기에도 보지
2024-07-16 18:34 김화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