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 돌이켜보면 공직에 입문했던 1994년은 TV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배경이 된 해였다. 문민정부 2년차로 사회 분위기는 한결 자유로워졌고 1인당 소득이 1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선진국 진입의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고비용·저효율 구조, 중진국 함정에 대한 경고음도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1997년 외환위기는 이러한 경고음이 거짓이 아님을 입증해 주었다. 외환위기 직후 한국 경제에 대한 시각은 비관주의, 패배주의가 주류를 이루었다.이후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의 극복을 넘어 또 한 번의 도약을 이루었다. 노동시장, 교육, 서비스업 등 많은 구조개혁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며 어느덧 일본에 근접한 수준까지 이르렀고 삼성전자, 현대차와 같은 세계 최고 기업도 보유하게 되었다. 중진국 함정을 논하는 것은 무색해졌고, 적어도 경제적 측면에서는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무엇이 외환위기 이후 대한민국의 도약을 가능하게 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우리 국민과 기업의 `역동성`에서 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6.25 전쟁 속에
2024-03-03 18:32
박경국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새해 첫 날 강원도 평창에서 발생한 LPG충전소 폭발사고는 재난 영화와 같은 충격적인 폭발장면이 공개되며 사회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했다. 안타까운 이 사고는 대한민국의 안전관리 수준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 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실제 우리나라의 가스안전관리 수준은 1974년 한국가스안전공사 설립과 함께 안전관리 체계가 정착되면서 1995년 577건이던 가스 사고가 현재 90건 내외로 대폭 감소하는 등 일본과 같이 세계 최고 선진국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가스 사고의 감소 추세가 둔화되면서 이같은 LPG충전소 사고와 같은 사례가 근절되지 못하고 있어 기존과 완전히 다른 혁신적인 안전관리 정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는 `디지털플랫폼정부(DPG) 구현`을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하였다. DPG란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디지털플랫폼 위에서 국민, 기업, 정부가 함께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정부이다. 정책의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30일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도입된 지 110년 지난 인감증명을 디지털 인감으로 대폭 전환
2024-02-04 18:31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 1976년 이정문 만화가가 어린이 잡지 `소년생활`에 연재한 `철인 캉타우`의 주인공 로봇 캉타우는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며 17만℃의 고열에도 견디는 특수합금으로 제작된 초강력 로봇이다. 놀랍게도 50여년 전 그가 한 상상은 어느덧 현실이 되어 태양광 에너지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탄소섬유복합재 같은 고강도 소재가 3000℃가 넘는 극한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인공위성, 우주발사체 등의 핵심소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개봉한 SF영화 `크리에이터`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사물과 사회구조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초연결`과 `초융합` 기술적 개념이 들어가 있다. 공상(空想)으로 여겨졌던 만화작가의 로봇기술이 현실화된 것처럼 `초지능화`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4차 산업시대의 끝과 5차 산업시대의 입구가 겹쳐져있는 시대를 살고 있을 가능성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는지도 모른다.지금까지 4차례의 산업혁명이 가능했던 것은 석기-청동기-철기, 그리고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소재의 혁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과 에너지로 거대한 신산업을 만들어 내는 것을 가능하
2024-01-14 18:24
전윤종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장 지난 14일 테슬라가 선보인 `옵티머스 젠2`는 자체 개발한 액추에이터와 센서를 적용해 스쿼트 및 요가와 같은 유연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촉각 센서를 장착한 로봇 손은 달걀을 옮겨 집는 등 인간과 유사한 동작도 구현한다. 그야말로 로봇이 사람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며, 우리의 생활방식과 산업 활동에 본질적 변화를 예고하는 듯하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국내 로봇 산업은 어디까지 왔을까. `우리는 과연 글로벌 흐름을 따라잡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된다. 글로벌 기술정보 조사기관인 ABI 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 벤처캐피털의 로봇기업 투자는 전년 대비 38% 증가한 57억 달러에 달한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로봇분야 스타트업들은 산업·서비스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로봇을 이미 개발해 출시하고 있다. 우리 기업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은 앞다투어 로봇산업에 진출하고 있으며 로봇분야를 신사업으로 확장하려는 기업도 늘었다. 로봇산업에서 유니콘 기업도 등장하면서 로봇산업에 대한 국가적 관심은 후끈 달아올랐다.그러나
2023-12-25 18:16
김영환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사무총장 최근 국민통합위원회에 소상공인특별위원회가 출범했다. 그간 시혜성 보호·지원 위주 정책의 한계를 감안, 소상공인의 자생력 높이기가 목표다. 효과적인 대책을 만들기 위해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첫째 소상공인 정책의 정체성 확립이다. 중소기업은 매출액에 따라 중기업과 소기업으로 나뉜다. 소상공인은 업종별 연간 매출액이 10~120억원 이하면서 상시근로자가 5인(서비스업) 또는 10인(제조업) 미만인 소기업을 말한다. 예로 음식점업은 연간 매출액 10억원 이하이고 상시근로자 5인 미만이면 소상공인이다.시장경제에서 기업은 혁신능력·경쟁력에 따라 흥망성쇠한다. 소상공인은 기업 분류의 하나인데도 다른 기업과 달리 사람(人)이라는 명칭이 붙어있다. 그러니 기업정책 목표로는 타당하지 않은 생존권·인간다운 생활 보장 요구가 많다. 하지만 가난한 약자 보호는 사회·복지정책 영역이다. 미소기업(微少企業, micro-enterprise)으로 명칭을 바꿔 정책목표 혼동을 방지해야 하는 이유다.다음은 소상공인의 `영세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다. 소상공인 여부는 사업주의 금융자산·부동산 등
2023-11-26 18:43
안성일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원장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IIJA), 유럽의 `리파워EU(REPowerEU)` `유럽 풍력산업 액션 플랜` 등을 통해 각국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체 태양광 발전 용량을 2023년 153GW(기가와트)에서 2028년까지 375GW로 늘려나갈 예정이며, 유럽은 2022년 기준 204GW였던 풍력 발전 용량을 2030년까지 500GW 이상 달성해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는 기후 요건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하기 때문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에너지저장장치(ESS)이다. ESS는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뒀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배터리 시스템으로, 일정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하는 핵심 기반 설비이다. ESS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152억 달러에서 2030년 395억 달러까지 2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또 중국과 미국은 공격적인 ESS 보급으로 2030
2023-11-05 18:44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우리 회사 청원경찰인 주재훈 선수가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경기에서 두 개의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그저 양궁이 좋아서 유튜브를 보면서 기량을 연마하고 틈틈이 연습해서 얻어낸 자랑스러운 결과다. 동호인 출신이 국가대표가 되어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로,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연 주 선수에게 박수를 보낸다.이는 대한 양궁협회가 오로지 실력으로 주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하고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덕분이기도 하다. 이처럼 양궁협회가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지켜온 것이야말로 한국 양궁이 오랜 시간 세계 최정상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일 것이다. 기본과 원칙이 바로 설 때 신뢰는 쌓인다. 조금은 어렵더라도 기본과 원칙을 따라야 하는 것은 원자력도 마찬가지다. 원자력은 탄소배출이 없으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에너지원이다. 우리 회사는 원자력과 수력, 양수발전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로 국내 전력의 약 30%를 생산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발전회사다. 이산화탄소 배출없는 청정에너지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깨끗한 공기와 자연을 미래세대에게 전해주기
2023-10-15 11:22
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 지난 8월, 국가 로봇테스트필드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재수 끝에 통과되었다. 지난 도전으로부터 1년이 지체되었지만, 그만큼 더 탄탄한 기획 결과물을 얻게 되었다고 자부한다. 특히 기획 과정에서 로봇 업계가 정말로 요구하는 바를 알게 되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면서 앞으로의 사업 진행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로봇테스트필드 조성사업은 총 사업비 2000억 원에 달한다. 내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추진할 대형 국책사업이다. 실제 환경 기반의 서비스 로봇 테스트 인프라를 구축하고 로봇 제품의 안전성, 성능평가 기술개발, 실증지원을 목적으로 대구 지역에 조성하고 국책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로봇 기업은 테스트필드의 예타 통과 발표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이다. 영세한 기업이 많은 로봇산업계의 특성상, 새로운 서비스 로봇을 개발해도 규제나 안전 문제로 인해 로봇을 직접 활용하면서 성능을 검증해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로봇기업의 75%가 수요처로부터 실증 데이터를 요구 받았고, 50%는 실증 데이터가 없어서 계약 성사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현 시장의 로
2023-09-17 18:27
한 달 전 국내 연구진들이 발표한 상온 초전도체 소식에 세계가 깜짝 놀랐다. 세계 굴지의 대학을 비롯해 전 세계 과학계는 이른바 `LK-99` 재현실험을 통해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에 바빴고, 경제적으로도 수많은 청사진과 기대가 부풀었다. 이런 저런 소식이 알려질 때마다 주가도 크게 요동쳤다. 이번 상온 초전도체 개발 소식도 그렇지만, 과학은 실험 등을 통해 이른바 `재현성`을 밝힘으로써 새로
2023-08-27 12:01 최상현 기자
박성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혁신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는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이라고 한다.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일이기도 하고, 있던 것을 더 좋게 바꾸는 일이기도 하며, 아니면 과감히 없애는 일이기도 하다. 왜 혁신해야 하는가. 지금도 별 불편함 없이 잘 운영되고 있는데 굳이 번거롭게 바꿔야 하는가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했던 것을 계속 해서는 발전이 없다. 기습적으로 찾아오는 위기에 대응하지 못하고 도태된다. 혁신은 행정효율을 높이고 개인과 조직이 변화에 선제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힘을 얻게 한다. 그래서 조직은 늘 혁신해야 한다. 작년 7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임직원에게 가장 먼저 주문했던 것도 혁신이었다. 특히 모든 것을 `관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바꾸자고 했다. 공공기관은 공급자 중심이라는 오랜 관성이 있다. 이를 고객 중심으로 개선하여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며 조직 혁신에 나섰다.소상공인·전통시장 지원정책에 있어 우리나라만큼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2023-08-06 18:43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축구의 손흥민, 피겨의 김연아가 세계적 수준(World Class)의 선수라는 점은 아마도 반론 불가일 것이다. 아시아 선수 사상 최초, 최고의 기록을 세우면서 세계 무대에서도 뛰어난 커리어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에도 이처럼 자기 분야에서 최초 혹은 최고의 제품을 개발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있다. 바로 월드클래스 기업이다.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성장 의지와 잠재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해 세계적 수준의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월드클래스 기업 육성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자금을 포함해 수출 융자 및 금리 우대, 특허 전략 수립, 인재 채용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중견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이다.월드클래스 프로젝트는 이름 그대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중견기업을 탄생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따라서 기업을 발굴하는 단계에서부터 R&D 투자 비율이나 수출 효과 등을 고려해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평
2023-07-16 18:07
김세종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원장 요즘 챗GPT(ChatGPT)나 미드저니와 같은 양방향 대화가 가능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등이 우리 사회의 기술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혁신 서비스 등이 우리 일상생활에 안정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기술의 신뢰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일례로, 최근 미국에서는 AI 안면인식 기술의 오류로 인해 무고한 남성이 절도범으로 오해받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CCTV 영상으로 확인한 범인과 체격의 차이가 크게 드러나 이 남성은 억울한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의 첨병 역할을 하는 제조산업 분야에서 AI 기술이 디지털화와 지능화로 발전함에 따라 AI의 오작동은 제품 품질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첨단융합제품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신뢰성 확보와 미래 AI 기술의 표준 정립은 사회적 화두를 넘어 시급히 선행되어야 할 과제인 것이다. 최근 미래기술의 선도국가들은 자국민의 안전을 위한 AI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한 예로, 지난 6월 유럽연합(EU) 의회에서는 세계 최초로 AI 규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AI 기
2023-06-25 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