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주민들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이 200만명에 달하는 가자지구 전체 주민을 가자 남부도시 라파로 강제 이주시킨다는 구상을 밝힌 것입니다. 명분은 ‘인도주의 도시’ 건설이지만, 현실은 주민 통제와 추방에 가깝습니다. 이를 놓고 국제법 위반과 전쟁범죄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와 영국매체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지난 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가자 남쪽의 중심 도시 라파에 ‘인도주의 도시’라는 정착촌 건설을 준비하라고 군에 지시했다고
2025-07-09 18:02 박영서 논설위원
폭염에 불타는 유럽, 지진에 흔들리는 일본, 폭우에 잠긴 미국. 지구촌 곳곳이 자연재해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 인류가 고통의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유럽은 펄펄 끓고 있습니다. 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서유럽에 이어 중부 및 동남부 유럽 국가들에까지 세력을 뻗치고 있습니다. 지난 몇 주간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서유럽 국가들을 신음하게 한 폭염의 정점은 이제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세르비아에는 적색 폭염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2025-07-07 17:39 박영서 논설위원
작년 10월 출범한 이시바 시게루 내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가 3일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습니다. 유권자의 한 표가 이시바 내각의 운명을 결정짓게 됩니다. 표심이 과연 어디로 향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NHK와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참의원 선거가 이날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선거전은 17일간 펼쳐집니다. 약 520명이 입후보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투·개표는 오는 20일입니다. 이날 오전, 도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는 여야 정당 후보들의 유세가
2025-07-03 18:18 박영서 논설위원
태국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탁신 친나왓 가문이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패통탄 친나왓 총리는 직무가 정지됐고, 해임에 이를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의 아버지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는 다시 수감될 위험에 처했습니다. 지난 1일 태국 헌법재판소는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자국군 사령관을 험담한 패통탄 총리에 대한 해임 심판 청원을 받아들여 총리 직무를 정지시켰습니다. 이날 헌재는 훈 센 상원의장과의 통화 내용 유출 파문과 관련해 패통탄 총리가 헌법 윤리 기준을 위반했는지 심리하기로 했습니다. 이
2025-07-02 17:11 박영서 논설위원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 각국이 말 그대로 ‘살인적 폭염’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6도까지 치솟으면서 실외 노동이 금지될 정도로 일상은 마비됐고,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6월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시칠리아 당국은 기온이 39도까지 오르자 낮 시간대에 실외 노동을 금지했습니다. 이탈리아 북서부의 리구리아도 실외 노동 금지령을 발표했습니다. 이탈리아 노동조합들은 이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프랑스 교육부는 폭염 예방 지침을 공
2025-06-30 17:44 박영서 논설위원
기준금리를 둘러싼 정책 갈등이 결국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의 거취 문제로 옮겨 붙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으로 고려 중인 인물이 3~4명 있다"며 사실상 파월 의장의 레임덕을 공식화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연준의 독립성을 지켜낼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하 문제로 갈등 중인 파월 의장 후임으로 3∼4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 후임자 면접을 시작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 나는 내가 고를 3∼4명을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그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행스럽게도 그(파월)가 매우 곧 물러난다는 것"이라며 "왜냐하면 나는 그가 끔찍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들 후임자 후보가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자신의 요구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있는 파월 의장에 대해 "매우 정치적인 녀석", "매우 멍청한 사람" 등의 노골적인 표현을 써가며 비
2025-06-26 17:31 박영서 기자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결혼식 장소를 이탈리아 베네치아 중심가에서 외곽으로 옮겼습니다. "도시는 어느 누구의 놀이터가 아니다"라며 베네치아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그 여론의 압박에 더해 경호와 안전 문제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장소를 바꿀 수 밖에 없었습니다.베이조스와 약혼녀 로런 산체스는 오는 26∼28일(현지시간) 베네치아 중심가인 카나레조 지구에 있는 웅장한 중세 건물 `스쿠올라 그란데 델라 미제리코르디아`에서 결혼식과 파티를 열 계획이었지요. 그러나 최근 현지에서 결혼식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결혼식 당일에는 하객 진입 저지 시위까지 예고되자 부득이하게 장소를 변경한 것이죠.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도시 베네치아는 최근 몇 년간 관광객 급증에 따른 소음과 사생활 침해, 치솟는 집값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관광객에 밀려 떠나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베네치아가 거대한 세트장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베네치아 역사지구 내 인구는 1961년 13만명 이상이었으나 현재 5만명 미만으로 줄었습니다.이런 상황에서 베이조스가 도시 전체를 사실상 전세 내듯 빌려 초
2025-06-25 17:08 박영서 기자
미 공군의 B-2 스텔스 폭격기가 이란 핵시설을 타격하면서 미국 사회가 다시 한번 격렬한 찬반 논쟁에 휩싸였습니다. 백악관은 `전략적 위협 제거`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또 다른 전쟁에 미국이 끌려 들어가선 안 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이번 이란 공격에 있어 초미의 관심사는 이란의 보복 공세로 인해 전쟁이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 지의 여부입니다. 이란은 내우외환 속에서도 여전히 만만찮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기에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처럼 대대적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고선 굴복시키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변국 미군기지를 공격하거나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5%가 지나는 `세계의 에너지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보복에 나설 경우 미국의 추가 군사개입이 불가피해질 가능성이 큽니다.자칫 지상군을 동원할 상황이 된다면 과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경험한 수렁이 재연될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상당기간 막대한 전비를 써야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미국은 이라크를 공격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몰아냈으나 침공 빌미
2025-06-23 18:27 박영서 기자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의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란의 사상자 수는 2000명에 육박했고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됩니다. 전면전까지 거론되는 등 긴장은 한층 고조되고 있지만, 외교적 해법은 여전히 실종된 상태입니다. 국제사회의 중재가 절실합니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란 인권단체 `HRA`(Human Rights Activists)의 집계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현재까지 이란 전역에서 최소 585명이 숨지고 1326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00명에 육박하는 사상자가 나온 것이죠. 사망자 중 239명은 민간인이며, 126명은 보안요원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란 당국이 지난 16일 발표한 공식 통계(사망 224명, 부상 1277명)보다 사망자가 이틀 새 300명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HRA는 이른바 `히잡 시위`로 알려진 지난 2022년 마흐사 아미니 사망 사건 시위 당시 이란 내 희생자 수치를 구체적으로 제공한 바 있지요. 현지 당국 보고와 자체 정보망을 교차 확인한다고 합니다. 수치를 최소화하는 당국 보고를 감안하면 이번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한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크다는 관측입니다. 이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이스
2025-06-19 18:17 박영서 기자
이란 서북쪽 바자르간에 접해 있는 튀르키예 동부 마을 귀블락. 이곳에 멈춰 선 낡은 차량들 곁에 이란 사람들이 몸을 웅크린채 앉아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국경을 넘은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더 이상 일상을 돌아볼 겨를이 없습니다. 지금은 오직 `살아남는 일`이 우선입니다. 17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거센 공습이 이어지고 있는 이란에서 포화를 피하기 위해 교외 지역이나 이웃 국가 튀르키예 등으로 피란을 떠나는 주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이란을 빠져나가려는 피란민들이 튀르키예 국경으로 몰리고 있는 사진과 게시글 등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이 시작되자 이란 당국은 테헤란의 공항 등 영공을 사실상 폐쇄했지요. 하늘길이 막히자 육로로 대거 피란을 떠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이스라엘의 공세가 집중된 테헤란에선 많은 피란 행렬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테헤란 시내와 인근 도로는 피란 행렬로 극심한 교통 체증이 발생하고 있으며, 시내 주유소에는 기름을 채우려는 차량으로 긴 줄이 생겨났습니다. SNS 등에 올라온 이미지를 보면 테헤
2025-06-18 18:22 박영서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심화하면서 가자지구 문제가 국제사회의 관심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습니다. 이미 극심한 굶주림 등 위기에 시달리던 가자지구 주민들은 멀어진 관심 탓에 위기 상황이 더욱 심화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1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인 지난 13일부터 가자지구 구호품 배급소가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유엔 당국자 출신의 한 가자지구 주민은 뉴욕타임스(NYT)에 "가족을 먹일 식량 구하기가 갈수록 악몽처럼 변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이제는 모두 `이란` 얘기만 한다. 가자지구는 뒷전이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실제로 전쟁 장기화와 봉쇄로 식료품 공급망이 사실상 붕괴된 데다, 국제 구호물자 반입도 원활하지 않으면서 가자지구의 생필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25㎏짜리 밀가루 한 포대 가격은 무려 350달러, 우리 돈으로 약 48만원에 달합니다. 전쟁 이전보다 수십 배 이상 오른 가격입니다.가격 폭등은 주민들의 생존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제는 하루 한 끼도 힘들다"고 울부짖고 있습니다. 유엔은 이미 수차례 "가자는 아
2025-06-16 18:20 박영서 기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11일(현지시간) 엿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시위 지역 내 야간 통행금지령이 발령된 이후 소요가 다소 진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위는 미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전날 다운타운 내 1제곱마일(약 2.6㎢) 지역을 대상으로 저녁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금령을 발령했습니다. 배스 시장은 이 통금령이 당초 목표한 약탈·기물파손 행위를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통행금지령이 효과적이었다"며 "어젯밤에는 약탈이나 반달리즘(공공시설·기물 등의 파괴·훼손) 행위가 없었다. 통금령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위가 도심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다"고 강조하면서 "여기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혼란이어서 연방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정확하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배스 시장은 전날 시위대 체포 사례 대부분이 야간 통금령을 위반하고 해산 명령에 불응한 혐의였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경찰은 간밤에 시위 현장 일대에서 총 22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
2025-06-12 17:39 박영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