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의 적` 된 의사, 명령과 강압으론 문제 해결 어렵다
강현철 신문총괄 에디터 누가 의대 정원을 단번에 2000명 늘리기로 최종 결정한 것일까? 지난 6일 보건복지부가 2000명을 증원, 2035년까지 의사 수를 1만명 늘리겠다고 발표했을때 든 생각이다. 아무리 의사가 부족하다 하더라도 의사 반발에 따른 의료 대란 우려, 이공계의 의대 쏠림현상 심화, 교육 현장의 수용가능성 등을 감안할때 과한 숫자였기 때문이다. 2000명은 현 의대 정원(3058명)의 65%로, 의대를 한꺼번에 25곳 늘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부와 의사 간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업무개시명령 발동, 주동자 구속수사 시사 등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전공의들의 사직서가 이어지고 있으며, 의대에선 집단 휴학계 제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로선 명령만으로 의료 현장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겠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이번 갈등의 쟁점은 의사 수가 부족한가, 의대 정원을 확대하면 필수·지역의료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대한민국 의료의 질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최하위인가라는 점으로 나눠볼 수 있다. 정부는 취약지구 의사인력을 전국 평균 수준으로 확보하려
-
금융의 본질 묻는 `비트코인 ETF`, 승인 신중해야
강현철 신문총괄 에디터 5년전 세상을 떠난 존 보글은 워런 버핏과 어깨를 겨룬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로 꼽힌다. 그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새뮤얼슨이 `구텐베르크 활자와 맞먹는 발명품`이라고 극찬한 인덱스펀드를 세계 처음 만들었고, 1974년 자산운용사 뱅가드를 설립해 1996년까지 20년 넘게 직접 경영하며 운용자산 규모 세계 2위로 키웠다. 싼 수수료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인덱스펀드는 `투자 민주화`를 이끌었으며, 그에게 `월가의 성인(聖人)`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를 승인한 데 대해 가상자산 투자자와 금융사들이 환호하는 가운데서도 뱅가드는 이 ETF를 뱅가드 플랫폼에서 거래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비트코인 ETF나 가상화폐 관련 자산을 출시할 계획도 없다고 공지했다. 뱅가드의 이런 결정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한다`는 투자철학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관련 상품에 투자할 경우 고객 이익을 보장할 수 없다는 뜻이다.게리 겐슬러 위원장이 법원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SEC의 비트코인 현물 E
-
"이재명의,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나라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당무위원회를 열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표의 반영 비율을 높이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과, 내년 총선 때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10%에 든 현역 의원의 경선 득표 감산 비율을 20%에서 30%로 상향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권리당원인 `개딸`의 투표권을 높이고, 당 대표의 공천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이재명 대표의 장기집권 체제를 마련한 것이다.
-
윤석열 vs 마크롱 연금개혁, 2050년 대한민국 온전할까
강현철 신문총괄 에디터 "내가 연금 개혁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느냐? 그렇지 않다. 나는 지지율보다는 국익을 선택했다. 떨어진 인기를 감내하겠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3월 22일(현지시간) TV로 생중계된 인터뷰에서 이렇게 외쳤다. 마크롱은 국민 절대 다수의 반대에도 불구, 정부 단독 입법을 가능하게 한 `헌법 49조 3항`까지 발동해 연금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거셌다. 총파업에 철도가 멈춰서고 파리 시내에는 1만t의 쓰레기가 쌓였으며, 화염병과 물대포가 오가는 시위도 잇달았다.마크롱이 연금 개혁을 천명한 것은 초선때인 2017년이다. 대통령 취임과 함께 개혁을 추진하면서 2019년말에도 총파업으로 전국이 한 달 가까이 마비됐다. 마크롱은 2022년 재선 도전때 다시 연금 개혁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고, 재선 8개월만에 개혁안을 공개했다. 실패하면 곧 레임덕이라는 경고에도 아랑곳 없이 "미래를 위해서는 달리 선택지가 없다"며 밀어붙였다. 노조 수장들을 엘리제궁으로 불러 직접 설득하기도 했다. 마크롱은 이런 뚝심으로 보험료 인상과 납입기간의 점진적 연장, 정년 연장을 골자로 하는
-
부동산 PF의 `인질`이 된 추경호 경제팀
강현철 신문총괄 에디터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익의 사유화와 손실의 사회화`를 어떻게 방지하느냐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였다. 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부실 대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을 파산시킬 경우 경제에 미칠 영향이 워낙 커 혈세를 투입해 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정책 당국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른바 `대마불사(too big too fail)` 문제다. 그때 만들어진 기준이 바로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자구노력을 먼저 실시한 후에야 정부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런 원칙이 세워진 후 개별 기업이나 금융사들이 손실은 국민들에게 메우게 하고, 이익은 자기들이 모두 챙기는 `모럴 해저드`를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었다.최근 우리 경제에 또다시 위기의 그림자가 스멀거리면서 과거의 사례를 소환하고 있다."사람은 누구나 결국 한번은 죽는 것 같이 경제위기는 반드시 발생하게 돼있다"는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말처럼 1997년이나 2008년 같은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소규모 위기는 불가피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 핵심엔 문재인 정권을 쓰려뜨렸던 부동산 문제, 특히 부동산
-
`공산당 나팔수`로 `오월 정신` 훼손한 민주당
강현철 신문총괄 에디터 대한민국이 어느 틈에 `공산주의자`와 `빨치산`을 추앙하는 나라가 됐다. 정치 영화 문학 예술 SNS 등 곳곳에 이들을 미화하는 사례가 넘쳐난다. 이런 상황에서 불거진 `정율성 논란`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6.25전쟁 당시 `공산당 나팔수`였던 정율성의 역사공원을 짓는 등 `우상화`에 여념이 없다. 역대로 민주당 출신이 시장이던 광주는 이미 동상에 벽화, 기념관, 음악제, 거리명까지 정율성 이름으로 뒤덮혀 있다. 정율성은 중국군의 군가인 `팔로군 행진곡`을 만들고, 광복후 북한에서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해 김일성에 바쳤으며, 중국으로 귀화한 공산주의자다. 그런데도 강 시장은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내가 무슨 잘못이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1980년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를 외쳤던 빛고을의 `오월 정신`을 짓밟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승만 기념관 하나 짓지 못하는 나라에서 순국선열에게 총부리를 겨눈 공산주의자를 찬양하는 기념관은 거리낌없이 지어진다. 좌파의 `역사 바꿔치기`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반증이다. `정율성 논란`의
-
`무상 시리즈` 재미 본 이재명의 추경 포퓰리즘
강현철 신문총괄 에디터 성남시 의회가 취업역량 강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성남시 청년기본소득 지급 조례 폐지 조례안`을 가결했다. 2016년부터 시행한 `청년수당`을 없앤 것이다. 청년기본소득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시 시작한 것으로, 만 24세 성남시 거주 청년에게 1인당 100만원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최초 명칭은 `청년배당`이었다. `청년배당`으로 재미를 본 이 대표는 `무상급식` `무상교복` `무상기본소득` 등 `무상 시리즈`로 경기지사와 대선 후보를 거쳐 제1야당 대표직을 거머쥐었다. 이재명의 `청년배당`은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포퓰리즘의 시작을 알린 신호탄으로 필자는 기억한다.모든 경제위기는 `부채`(빚)에서 비롯된다. 개인이든 국가든 과도한 빚은 `파산`으로 결말맺기 마련이다. 거대 야당이 빚을 내 나라살림을 하자는 추가경정예산(추경)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35조원 규모의 추경안 편성을 공식 제안했다. 고금리 피해 회복 12조원, 고물가 에너지 부담 경감 11조원 등 정부 예산외로 돈을 더 쓰자는 것이다. 여기에 민주당은 최근 수해복구비라는 명분을 추가했다.
-
`볼셰비키 혁명` 꿈꾸는 열린 사회의 적들
강현철 신문총괄 에디터 마오쩌둥(毛澤東)이 쓴 `모순론`(矛盾論)이란 책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그를 존경해서가 아니라 이 책이 우리 사회의 보수와 진보 간 극한 대립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마오쩌둥은 1937년에 쓴 이 책에서 독일 관념철학자 헤겔과, 마르크스의 유물론적 변증법을 이어 받아 사회발전 동인(動因)으로서의 모순을 `대립적 모순`과 `적대적 모순` 두가지로 구분한다. 대립적 모순은 음과 양처럼 다른 한쪽이 있어야 자신도 존재할 수 있는 성질의 모순이다. 반면 적대적 모순은 자본가와 프롤레타리아 계급처럼 상대편을 없애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는 모순이다. 마오쩌둥은 중국공산당과 장제스의 국민당 간 관계를 적대적 모순으로 규정하며 국민당 타도를 역설한다.국내 정치사에서 보수와 진보의 관계는 김대중·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만 하더라도 대립적 모순 관계였다. 으르렁대긴 했어도 국익을 위해 힘을 합칠 줄 알았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7년 부도 난 나라를 4대 개혁으로 정상화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와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밀어붙였다. 국익을 위해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그런
-
저금리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강현철 신문총괄 에디터 한국은행(한은)이 25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연다. 이번 회의에서도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원·달러 환율은 크게 출렁이지 않는 반면 경기가 좋지 않아 경기 부양에 더 신경써야 할 처지이기 때문이다.중앙은행에게 주어진 임무는 크게 세가지다. 물가와 금융, 고용(일자리) 안정이 그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 세가지 모두를 책임지는 반면 한은은 한국은행법에 물가와 금융 안정 두가지를 책무로 명시하고 있다. 18세기 후반 이후 주기적인 금융공황과 경기불황을 겪었던 미국은 1913년 연준법을 제정, 연방준비은행을 탄생시키고 금융안정을 위한 최종 유동성공급자, 금융기관과 시장의 규제 및 감독자로서의 권한을 부여했다.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79~1987년 연준 의장이었던 폴 볼커(Paul Volcker)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불린다. 정치권과 국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 기준금리를 연 20% 가까운 수준으로 끌어올려 물가를 잡았다. 물가·금융·고용 안정을 달성하는 통화정책 수단은 두가지다. 하나는 기준금리 조정이고, 또다른 하나는 유동
-
`쓰나미` 몰려오는데 위기의식 사라진 尹정부
강현철 신문총괄 에디터 위기는 단번에 오지 않는다. 징후들이 쌓여 어느 순간 쓰나미로 덮친다. 지금 한국 경제가 꼭 그렇다. 지난 4분기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마이너스 0.4%(전분기 대비)였다. 올 1분기도 겨우 플러스 성장에 턱걸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추경호 경제부총리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와 반도체 경기 반등 기대를 근거로 "하반기엔 나아질 것"으로 낙관한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위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위기의 최대 요인은 수출 감소와 무역적자다. 경쟁력 약화로 구조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문제다. 수출이 성장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2022년 기준)다. 지난해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74%로, 2017년 3.23%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후 줄곧 하락세다. 수출 점유율이 0.1%포인트 하락하면 일자리가 약 14만개 감소한다. 반도체 수출 비중은 2018년 20.9%에서 올 1∼3월 13.6%로 떨어졌다. 무역적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477억8400만달러에 달했다. 올들어서도 3월까지 수출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1분기 적자는 224억100만달러로, 이미 작년 연간의 절반에 이르렀다. 무역적자 행
-
시진핑 닮은 이재명의 `애국주의`
강현철 총괄부국장 겸 금융부동산부장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숭고하다. 공동체를 위해 개인의 안위도 포기하겠다는 순수 의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말하는 `애국주의`에는 `가짜`가 적지 않다.`사이비 애국주의`의 대표적 사례가 중국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붉은 애국주의`는 `위대한 중화민족의 꿈`이라는 이데올로기를 주입시켜 국민들을 동원하고 통제하는 아편 성격이 강하다. 이른 바 `국뽕`이다. 시진핑은 "애국주의는 중화민족 정신의 핵심"이라며 `홍위병`들을 키워내고, 이들을 `전랑(戰狼, Wolf Warrior) 외교`의 선봉대로 앞세운다. 천카이거와 장이머우 감독을 동원, 영화 `장진호`와 `저격수`를 통해 선동한다. 시진핑의 궁극적 목표는 중국민의 삶의 질이나 인권 향상이 아니라 중국공산당이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다. 시진핑은 최근 `팍스 아메리카나`에 대한 도전을 한층 노골화하고 있다. 푸틴, 김정은과 동맹을 강화하고, 사우디와 이란 간 화해를 주선하는 등 중동에도 `깃발`을 꼽았다. 동아시아에선 쿠릴 열도에서 시작해 일본, 대만, 필리핀, 말라카 해협을 잇는 제1도련선(island chain) 안을 사실상 내해(內海)로
-
금감원장의 위태로운 금융시장 개입
강현철 총괄 부국장 겸 금융부동산 부장 요즘 은행은 `공공의 적`이다. `공적`이 된 건 스스로의 책임이 크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서민 살림은 팍팍해지는데 `이자 장사`로 고액 연봉에 성과급·퇴직금 잔치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프레임이 정착된 데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힘`도 빼놓을 수 없다. 정치인들이 지지율을 높일 때 흔히 사용하는 수법 중 하나가 미운 놈을 골라 `악당`으로 만들고, 두들겨 패는 것이다.이 원장의 언행을 보면 아슬아슬하다는 느낌이 들때가 적지 않다. 세상 만사를 `선`과 `악`으로 재단하는 검사의 얼굴이 비쳐진다. 포퓰리즘과의 경계선을 위태롭게 걷는 모습이다. 그의 철학은 "금융사들이 과점을 악용해 손쉽게 돈을 버는 건 문제가 있다. 과점 체제를 깨뜨려야 하며, 지배구조도 바꿔야 한다. 대출금리를 내리고 사회공헌도 확대해야 한다"로 요약할 수 있다.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은 하나은행 3조1692억원, 신한은행 3조450억원, KB국민은행 2조9960억원, 우리은행 2조9310억원 등 12조141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가운데 1조원에 육박하는 돈을 성과급으로 썼다. 이 원장이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