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근 산업부장 요소수가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디젤차량 운전자들에게는 그냥 시중에서 파는 생수급의 범용 소비재 정도로 여겨져온 물품이다. 그래서 대다수 일반인들은 그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번처럼 요소수 품귀 사태가 거대한 국내 물류망을 단번에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의아할 지경이다.요소수는 말그대로 `요소`에 `물`을 섞은 것이다. 작물재배에 흔히 쓰이는 요소비료의 원료인 요소와 순수한 물을 1대 2정도로 혼합한, 생수처럼 투명한 액체이다. 이는 디젤엔진 차량이나 디젤 설비가 디젤연료를 태워 구동할 때 불완전 연소로 뿜어져 나오는 질소산화물을 깨끗하게 하는데 쓰인다. 질소산화물은 기관지염, 폐렴 등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며 초미세먼지의 주 원인 물질이자 대기오염의 주원인 물질로 지목받고 있다. 이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물로 환원하는 장치인 `선택적 환원 촉매설비(SCR)`를 디젤엔진에는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 설비의 정상적 구동을 돕는 보조물질이 요소수이다.이 요소수를 만드는데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토양 지력 보강에 쓰이는 그 흔한 요소에 물을 섞는 비교적 간단한
2021-11-14 19:31 차상근 기자
차상근 산업부장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국이지만 탈원전 기조의 선도국가였던 프랑스 정부가 지난주 원자력발전 연구개발(R&D)에 10억 유로(약 1조377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도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금기시됐던 원전 신설을 신임 총리가 거론하고 나섰다.탈원전이 지구촌 대세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원자력 발전이 주요한 화두가 되어버렸다. 프랑스와 일본은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을 통해 에너지 자립화를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한발 더 나가서 프랑스, 핀란드, 체코 등 유럽 10개국 경제 및 에너지장관 16명은 기후변화 문제에 원전이 필수적이라는 공동선언문을 지난주 발표했다. 아울러 유럽연합(EU) 녹색금융 분류체계에 원자력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해 녹색 금융지원 대상에 포함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나라도 두산중공업 등 주요 업체들이 SMR 개발에 뛰어든 상황이다.전세계가 화석연료를 배척하고 탄소중립, 신재생에너지 생태계 구축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작금의 에너지 위기를 의아하게 쳐다보고 있다. 녹색바람이 불러온 인플레이션인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의
2021-10-17 20:20 차상근 기자
차상근 산업부장 `공동부유(共同富裕)`, 번역하면 `다함께 잘살자`쯤 되는 이 구호가 중국 언론을 도배하고 있다. 지난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공산당 중앙 재경위원회 10차 회의에서 이 `공동부유론`을 공식 선언하자 온 중국이 야단법석이다.40여년 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과 함께 `일부가 먼저 부를 축적한 뒤 그 부를 나머지 전체에 나누자`는 선부론(先富論)을 중원에 던졌을 때의 파장을 가히 뛰어넘는 기세이다. 혹자는 1949년 신중국 건국 이래 또 한 번의 노선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개혁개방에 이은 중국사회 패러다임의 대전환이라는 지적이다.공동부유론은 중국에서 새로운 정치용어가 아니다. 1992년 중공 제14차 당 대회에서 통과된 당의 헌법 당장(黨章) 수정안에 이미 등장했다. 2020년 10월 19대 5중전회에서 시 주석은 `공동부유론`을 새로운 경제노선으로 선포했다. 지난 6월에는 중국 동중부 연안의 저장성이 공동부유 시범구로 지정되어 관심을 끈 바 있다. 저장성은 1인당 가처분소득이 중국 31개 성시중 가장 높은 수준이고 도농간 소득격차는 가장 낮다. 앞으로 합리적 수준
2021-08-29 19:35 차상근 기자
차상근 산업부장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계속된 방역 통제에 연명하다시피 해 왔는데 이제는 공장을 돌리려 해도 직원용 숙소에 백신까지 구해줘야 가동할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로부터 도움도 못받는 상황이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베트남 남부 호치민시 인근 빈즈엉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는 지인과의 며칠 전 통화내용이다. 1년 반 이상을 현지정부의 막무가내식 방역통제에도 근근이 버텨 왔는데 최근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전면통제 상황까지 닥치자 모든 걸 포기하고 귀국해야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현지 거주하는 우리 교민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제대로 치료도 못받고 가족도 모른 채 화장되는 사건이 있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야반도주가 생각날 정도로 의기소침해졌다고 푸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저개발국이나 개발도상국에 나가 있는 우리 기업들의 고초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모양이다. 특히 우리 기업들의 제조 공장이 집중적으로 나가 있는 중국, 동남아 등의 주요 지역에서는 이른바 `보따리를 싸야 하나`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해외진출 기업들의 리쇼
2021-07-25 19:55 차상근 기자
차상근 산업부장 다음달 1일은 중국 공산당 창건 100주년이다. 1921년 7월 상하이 프랑스 조계지에서 출범한 중국 공산당은 형세상 절대적 열세를 딛고 창당 30년도 안돼 일본, 서구 열강은 물론 대륙을 사실상 통치했던 국민당까지 몰아내고 사회주의 신중국을 건설하는 비약적 발전을 이루었다. 이후 70여년 동안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개혁개방,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거쳐 현재는 미국과의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G2` 중국을 이끄는 주체가 돼 있다. 공산당 창건 100년을 맞은 중국대륙은 그야말로 붉은색으로 물든 채 떠들썩한 분위기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MZ(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세대들의 홍색바람이다. 중국 2030세대들의 놀이터인 짧은 동영상 SNS인 틱톡에는 조국과 공산당에 뜨거운 애정을 표현하는 게시물인 `공산당 챌린지`가 넘쳐나고 있다. 혁명 유적지를 탐방하는 레드투어에는 MZ세대가 대부분이라고 현지매체는 전한다. 국내에서도 체류중인 중국 젊은이들이 신중국 초창기의 인민해방군 행색으로 기념행사를 가질 정도이다. 중국 MZ세대들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사태 이전의 중국 상황과는 모든 면에서 동떨어졌다.
2021-06-27 19:52 차상근 기자
차상근 산업부장 국내 4대 그룹이 지난 21일(현지시각) 열린 한 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394억 달러(약 44조원) 규모 대미 투자계획을 내놓은 것을 두고 논란이 있고 있다. 우리 정부가 당장 `발등의 불`인 코로나19 백신을 서둘러 도입하기 위해 대기업들을 급히 동원했다는 시각이 있고, 남·북·미간 대화국면 회복을 위한 협상용이란 일각의 공세도 있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의 요근래 투자결정 흐름을 들여다보면 논리가 떨어짐을 알 수 있다.대신에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앞으로 글로벌 산업 생태계를 이끌 첨단산업은 미국에 대거 자리잡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 SK, LG, 현대차 등 글로벌 4대 기업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중국 등 전세계 주요 시장에 글로벌 제조기지를 만들고 산업생태계를 조성해 왔지만 큰 흐름이 바뀌는 셈이다.그러나 394억 달러 투자규모를 보면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다.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 등의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19년 한해 미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유입규모는 2462억 달러였다. 한국의 2019년 대(對)중국 투자(FDI)규모는 약 55억 달러, 30여년 누적
2021-05-30 19:31 차상근 기자
차상근 산업부장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勿謂言之不豫也).` 최근 대만의 집권 민진당에서 국호를 `중화민국`에서 `대만공화국`으로 바꾸자는 주장이 나오자 중국은 과거 선전포고문으로 써온 이 문구를 던지며 격앙했다. 명분을 충분히 쌓았으니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중국과 대만의 이른바 `양안관계`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연임한 뒤로 더욱 악화일로이다. 대만 우자오셰(吳釗燮) 외교부장은 나아가 며칠전 영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을 `민주국가`라고 주장하며 중국이 금과옥조로 여겨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정면 부정했다. 대만 최고위 당국자의 이같은 도발적(?) 언사에 중국은 대만독립 분열세력에 대해 일체의 필요한 조처를 해 엄벌하겠다며 초강경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강대강` 대치국면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가는 분위기다.중국이 상대국을 배려해야 할 만큼 다했다는 명분을 강조하고 책임론을 덜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위의 문구는 신중국 건국 이후 주변국과의 전쟁 등 대외 분쟁이 발생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했다.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는 지경까지 왔으니 내가
2021-05-02 19:36 차상근 기자
차상근 산업부장 폴리에스터 섬유의 등장으로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면화가 느닷없이 전세계인의 화제에 올랐다. 중국 서북 변경 신장(新疆)위구르 지역의 면화가 주인공이다. 그것도 과거 미국 흑인노예나 서구열강 식민지의 노동력 착취를 연상케하는 `인권문제`와 결부되어 돌아왔다.최근 `신장 면화`는 경제 전쟁에서 시작해 `신냉전`으로 비화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대결 과정에서 하나의 상징물이 되는 분위기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들이 지난달 22일 신장 위구르인에 대한 인권탄압과 강제노동을 이유로 중국을 제재하는 와중에 신장 면화가 강제노역의 산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신장에서 강제노동이나 인권탄압은 없었다며 즉각 반박하고 서방의 제재에 맞서 역제재를 취했다. 그런데 불똥은 뒤늦게 유명 스포츠브랜드나 의류업체들에게 튀었다. 지난해 위구르인 강제노역 등의 문제가 중국 당국의 인권탄압 등과 맞물려 국제적 논란이 본격화할 쯤부터 신장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글로벌 기업들이다. 미국 나이키와 뉴발란스를 비롯해 스웨덴 의류브랜드 H&M, 영국 버버리, 독일 아디다스 등 전세계 시장을
2021-04-04 17:09 차상근 기자
차상근 산업부장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 "그들(LH직원)만 했을 리 없다." "개발 독재시대의 구태가 재연되다니 어처구니 없고 허탈할 뿐이다." 3기 신도시 예정지였던 광명·시흥지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땅투기를 했다는 사건으로 온 나라가 벌집쑤셔놓은 듯하다. 정부의 부동산 주택정책을 집행하는 공직자들이 보상이익을 노리고 소설·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수법으로 투기행각을 벌인데 대해 국민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폭등하는 집값에 애를 태워온 무주택자나 청년들은 울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4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LH 소속 직원이 투기를 옹호하는 글을 올려 국민적 울화통에 기름을 부었다. 이 직원은 "LH 직원이라고 부동산 투자하지 말란 법 있나", "내부정보를 활용한 투기인지, 공부를 토대로 한 투자인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신도시 추진 당시 LH사장을 지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내식구 감싸기`식 발언도 공분을 키웠다. 그는 "LH직원들이 개발정보를 미리 안 것도 아니고 이익 볼 것도 없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가히
2021-03-07 19:58 차상근 기자
차상근 산업부장 미얀마. 우리에게는 1988년 서울올림픽 무렵까지 버마로 알려졌고 그 전 1983년 북한 공작원에 의한 아웅산묘소 폭파테러사건으로 각인된 동남아시아의 농업국이다. 국민 5500만명의 95% 이상이 불교도일 정도로 불교의 사회적 영향은 절대적이다. 북부 히말라야산맥 끝자락을 제외하면 아열대 기후에 넓은 평원과 농업, 그리고 불교적 가치가 잘 조화된 전원적 느낌을 물씬 풍기는 땅이다. 경제수도인 양곤에는 황금사원으로 불리는 쉐다곤 파고다가 온 도시를 찬란하게 비추고, 한편에는 시주를 다니는 스님들의 탁발행렬과 줄지어 스님들에게 공양하는 서민들의 모습을 어디에서든 목격할 수 있다. 이방인에게는 평화롭고 한가하다는 느낌이 가득한 이 나라에서 지난 1일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쿠데타는 야당과 손잡은 군부가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에서 압승한 집권여당의 부정선거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미국과 서방세계는 일제히 군부 측을 공격하며 즉각 쿠데타 이전으로 정국을 돌릴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얀마의 근현대사는 우리처럼 식민지배와 군부독재 등으로 점철됐다. 일본
2021-02-02 19:32 차상근 기자
차상근 산업부장 코로나19 팬데믹으로만 기억될 뻔한 2020년 한 해, 한국 산업계에서 그나마 드라마틱한 장면 중의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조선산업의 부활이다.한국 조선업은 지난해 상반기에 37척, 118만CGT(수정환산톤수)를 수주했다. 2019년 상반기 92척의 절반 이하, 2018년 상반기 150척과 비교하면 `반의 반`도 안 될 정도로 부진했다. 반면 경쟁상대 중국은 145척, 351만CGT를 수주하며 CGT 기준 전세계 물량(575만CGT)의 61%를 차지했다. 이랬던 한국 조선업이 몇 달 뒤인 11~12월 두 달간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빅3` 조선사로만 110억달러(약 12조원)의 수주 잭팟을 터뜨렸다. 이는 3사의 지난해 총 수주실적 209억1000만달러의 절반을 넘는다. 막판 스퍼트에 힘입어 `빅3`의 올해 수주목표 달성률도 각각 91%,75%,65%를 달성해 당초 예상했던 60~70%선을 훌쩍 넘었다.연말의 극적 반전은 척당 2000억원대인 고부가가치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컨테이너선 등의 수주가 이끌었다. 특히 LNG선의 대규모 수주 배경에는 해양선박에 대한 국제사회의 저탄소 환경규제 외에도 한국 조선사들의 기술 경쟁력이
2021-01-03 19:13 차상근 기자
차상근 산업부장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稀土類)가 있다."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이 1992년 네이멍구(內蒙古)지역과 함께 대표적 희토류 생산지인 장시(江西)성 시찰 당시 남긴 담화의 한토막이다. 미국과의 무역분쟁이 본격화하던 지난해 5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 지역 희토류 공장을 찾았을 때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 구절을 인용, 보도했다. 전세계 희토류 수요량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중국이 그 생산량의 80%를 소비하는 미국을 상대로 전략자원화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는 뜻이다.지난 1일 중국은 전략물자와 첨단기술의 수출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수출통제법을 시행했다. 수출 통제 대상은 군사용과 함께 민간용이라도 군사 용도로 쓸 수 있거나 기술적 잠재력을 높이는데 도움되는 물품과 기술, 서비스, 데이터 등이다. 이 법은 기업제재와 관련해 첨예한 갈등을 겪고있는 미국에 대한 보복카드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됐다.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 기업들이 잇따라 미국의 제재를 받는 가운데 수출통제법이 시행됐다"면서 희토류와 무인기를 비롯한 첨단
2020-12-06 18:55 차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