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닐 미, 비 우, 얽힐 주, 얽을 무. ‘비가 오기 전 새가 둥지를 얽어맨다’는 뜻이다. 위험이나 곤란이 닥치기 전에 미리 대비하고 준비해야 함을 이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때늦은 처방이라면, 선제적 대비를 강조한 말이 ‘미우주무’다. 주춧돌이 축축하면 비가 올 가능성이 크니 우산 펼칠 것을 생각하라는 ‘초윤장산’(礎潤張傘), 폭풍우가 닥치기 전에 새는 뽕나무 뿌리를 물어다가 둥지의 구멍을 막는다는 ‘상토주무’(桑土綢繆)와 일맥상통한다. 중국 고대 시가집 ‘시경’(詩經)의 ‘빈풍·치효 편’에서 유래했다. ‘비가 내리기
2026-04-16 17:33 박영서 논설위원
하늘 천, 아래 하, 아닐 비, 하나 일, 사람 인, 어조사 지, 하늘 천, 아래 하. ‘천하는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다’라는 뜻이다. 강태공이 지었다는 ‘육도’(六韜) 중 ‘문도’(文韜) ‘문사’(文師·문왕의 스승) 편에 나온다. ‘내천하지천하야’(乃天下之天下也)로 이어진다. “천하는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라 천하 만백성들의 천하다”라는 것이다. ‘육도’는 중국 주(周)나라의 건국 공신인 강태공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고대 병법서다. 역시 강태공이 지었다는 ‘삼략’(三略)과 함께 ‘육도삼략’(六韜三略)으로 불리는데, 일곱권의 병법
2026-04-09 18:10 강현철 논설실장
삼갈 신, 마칠 종, 쫓을 추, 멀 원. 상(喪)을 신중히 치르고 먼 조상까지 정성껏 기린다는 뜻이다. 죽음을 대하는 태도와 조상을 기억하는 마음이 곧 사람됨과 사회의 품격을 드러낸다는 가르침이다. 비슷한 의미로 ‘추원보본’(追遠報本·조상의 덕을 추모하여 근본에 보답한다)이 있다. “조상 덕에 먹고 산다”는 말도 있듯이 지금의 삶은 나 홀로 이룬 것이 아니라, 선대의 희생 위에 세워졌음을 잊어선 안 된다. ‘신종추원’은 유교 경전인 논어(論語)에 실려 있다. 논어 학이(學而)편에서 증자(曾子)는 이렇게 말했다. “종(초상)을 신중
2026-04-02 17:22 박영서 논설위원
봄 춘, 바람 풍, 화할 화, 비 우. “봄 바람이 비가 되다”는 뜻이다. 만물(萬物)을 기르는 자연의 힘을 가르킨다. 인재를 육성하는 스승의 훌륭한 가르침을 비유하기도 한다.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한유(韓愈)는 당(唐)나라 때 이 성어로 유능한 스승이 학생들에게 미묘하고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설명했다. 비슷한 성어로는 ‘시우지화’(時雨之化), ‘시우춘풍’(時雨春風)이 있다. ‘때맞춰 내리는 비가 만물(萬物)을 생동하게 한다’, ‘때맞춰 내리는 비와 봄 바람’이라는 의미다. ‘시’(時)는 때 맞춰, 계절에 맞춰라는 뜻이
2026-03-26 18:34 강현철 논설실장
좋아할 호, 싸울 전, 반드시 필, 망할 망.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망한다는 뜻이다. 무력을 남용해 전쟁을 일삼는 나라는 결국 파멸한다는 경계(警戒)의 말이다. 비슷한 의미를 가진 사자성어로 ‘병흉전위’(兵凶戰危·전쟁은 흉하고 위험하다)가 있다. 성경 마태복음에도 ‘네 칼을 도로 칼집에 꽂으라.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는 구절이 있다 출처는 춘추(春秋)시대 제(齊)나라 중신 사마양저가 저술한 병법서 ‘사마법’(司馬法)이다. 전쟁의 궁극적 목적을 백성의 안녕에 두고 군사 이론을 설명한 ‘사마법’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2026-03-19 16:40 박영서 논설위원
말씀 언, 거짓 위, 어조사 이, 말씀 변. ‘말에 사기성이 농후한데 달변이다’ 는 뜻이다. 중국 전국시대 시상가 순황(荀況)이 지은 ‘순자’(荀子) 유좌(宥坐)편에 나온다. 순자는 공자(孔子)가 노(魯)나라에서 법 집행을 담당하는 사구(司寇)라는 관직에 취임한지 7일 만에 조정을 어지럽히던 소정묘(少正卯)를 처형한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나라를 망하게 하는 다섯가지 간신(奸臣)을 꼽았는데 ‘말에 사기성이 농후한데 달변인 자’가 그 한 유형이다. 공자가 소정묘를 처형하자 제자들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권력을 믿고 설치던
2026-03-12 18:17 강현철 논설실장
믿을 신, 입 구, 암컷 자, 누를 황. 사실을 무시하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인다는 의미다. ‘신구개하’(信口開河·입을 열면 강물 터지듯 마구 쏟아냄), ‘조언비어’(造言飛語·사실이 아닌 말을 지어내어 퍼트림)와 의미가 상통하다. ‘신구자황’의 주인공은 중국 서진(西晉) 시대 명사(名士) 왕연(王衍)이다. 그는 재능이 뛰어났고 용모도 출중했다. 특히 달변이었다. 하지만 말의 유려함이 곧 진실을 담보하지 않았다. 앞뒤가 맞지않는 말이 문제였다. 진서(晉書) 왕연전(王衍傳)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義理有所不安,隨卽改更,世號口中
2026-03-05 17:03 박영서 논설위원
봄 춘, 강 강, 꽃 화, 달 월, 밤 야. ‘봄 강의 꽃 핀 달밤’이란 뜻이다. 중국 당나라때의 시인 장약허(張若虛)의 시 제목으로, 매서운 추위가 가신 따사로운 봄날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는 듯하다. 장약허는 초당(初唐)의 시인으로 하지장(賀知章), 장욱(張旭), 포융(包融)과 함께 오중(吳中, 현재 강소성 소주 일대) 지역 출신의 뛰어난 시인 4명을 일컫는 ‘오중사사’(吳中四士)로 불렸다. ‘춘강화월야’(春江花月夜)는 모두 36구로, 청려(淸麗)하고 자연스러운 필치로 달빛이 비치는 봄 강의 경치를 묘사하며 외로움과 그리움을 표현
2026-02-26 17:48 강현철 논설실장
비 우. 물 수. 눈이 비로 바뀌면서 얼었던 땅이 녹기 시작하는 절기(節氣)가 우수다. 스물네 절기 가운데 우수는 이름부터가 조용하다. 입춘(立春)처럼 문을 열어젖히지도, 경칩(驚蟄)처럼 세상을 깨우지도 않는다. 다만 소리 없이 비가 내리고 얼음이 녹는 순간을 가만히 짚어준다. “우수·경칩이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말이 있듯 이 시기엔 춥던 날씨가 풀린다. 실제로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기도 하지만, 조상들은 자연의 기온보다 먼저 봄의 징조를 읽었다.마음이 풀리는 날, 그것이 우수였다. 우수가 오면 겉으로는 변화가 없어 보여도,
2026-02-19 18:05 박영서 논설위원
능할 능, 더불어 여, 인간 세, 밀 추, 옮길 이. ‘능히 세상과 함께 옮겨간다(변화해간다)’는 뜻이다. 중국 고대 초(楚)나라의 시인 굴원(屈原)이 지은 장편 시 ‘초사’(楚辭)에 나오는 ‘어부사’(漁父辭)의 한 대목이다. “성인은 사물에 얽매이지 않고(聖人不凝滯於物·성인불응체어물), 능히 세상과 함께 변화해간다(而能與世推移·이능여세추이)”가 대구(對句)이다. 공자가 편찬했다는 ‘시경’(詩經)이 황하 유역, 이른 바 중원 지역의 민요를 모아놓은 시가집이라면 ‘초사’는 중국 남방, 즉 양자강 유역의 정서를 담은 시집이다. 굴원과
2026-02-12 17:01 강현철 논설실장
패할 패, 집 가, 망할 망, 몸 신. 집안의 재산을 다 써 없애고 신세까지 망친다는 뜻이다. 비슷한 의미를 가진 사자성어로 ‘인망가폐’(人亡家廢), ‘인망도폐’(人亡宅廢)가 있다. 대비되는 성어는 ‘자수성가’(自手成家)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집안을 일으킨다는 말이다. ‘패가망신’은 특정한 고전 문장에서 직출된 것은 아니지만 중국 고전 곳곳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몰락의 이야기’를 한마디로 묶은 표현이다. 특히 사기(史記), 순자(荀子), 한서(漢書) 등에선 인물과 사건을 통해 절제를 잃은 탐욕이 어떻게 파탄으로 이어지는 지가 거듭
2026-02-05 17:13 박영서 논설위원
뜻 의, 말 마, 마음 심, 원숭이 원. ‘뜻은 말과 같고, 생각은 원숭이 같다’는 뜻이다. 뜻은 말처럼 날뛰고 마음은 원숭이처럼 조급하다는 것으로, 마음이 고요하게 가라앉지 못하고 어지럽다는 의미다. 말은 항상 뛰기만을 생각해 여러 갈래로 오간다. 원숭이도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촐랑대며 조용할 새가 없다. 원래 불가(佛家)에서 쓰이는 말로, 감정이 요동치고 온갖 상념에 휩싸여 마음을 다스릴 수 없는 상태다. 인간의 번뇌와 망상을 일컫는 성어다. 중국 후한(後漢) 시대의 위백양(魏伯陽)이 편찬한 것으로 전해지는 도교 서적 ‘주역
2026-01-29 18:16 강현철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