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호 편집국장 성공의 길은 정해진 게 없지만, 실패의 길은 정해져 있다. `안 되는 데 …` 하는 걸 하면 반드시 실패하게 돼 있다. 그래서 예로부터 성공보다 실패에서 배운다 했다. 실패의 길을 동양에선 `망조`(亡兆)라하고 경계했다. 전국시대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 평천하(平天下)의 토대를 닦은 장의(張儀)의 `삼필망`(三必亡) 이론은 오늘까지도 주목된다. 장의가 진나라 혜문왕에게 한 유세 속에 나온다. "반드시 망하는 길이 있습니다. 자기가 어지러우면서 잘 다스려지는 것을 공격하는 것입니다. 그릇된 것으로 바른 것을 해하려 하는 것입니다. 역리로 순리를 맞서는 것입니다."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호랑이의 해, 대선을 앞둔 나라는 말 그대로 기로에 섰다. 올해 선택에 최소 5년간의 국운이 결정되는 것이다. 연말 한파가 몰아닥쳤지만 축록(逐鹿)의 정치권은 뜨겁기만 하다. 국제적으로 `드라마틱` 한 것으로 유명한 게 우리네 정치지만, 정말 극적인 변화의 소식이 새해 벽두부터 전해진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모든 언론사의 설문조사에서 비록 오차범위 내에 있지만 1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불과 대선 100일을 앞둔 당시 윤 후보
2022-01-01 23:52 박선호 기자
박선호 편집국장 그리스 시인 헤시오도스의 전승 속 `판도라`는 신들이 만든 인간이었다. 요즘 인간이 만든 AI(인공지능)처럼 판도라는 제우스가 신들을 시켜 특별히 아름답고 치명적인 매력을 갖도록 만든 AI였다. 이름의 뜻도 그래서 `신의 선물`이다. 하지만 제우스는 판도라를 인간을 위해 만들지 않았다. 반대로 인간이 불을 얻게 된 것을 알고 벌하기 위해 만들었다. 제우스는 그녀를 인간에게 불을 전한 거인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피메테우스와 결혼시켜 에피메테우스가 가지고 있던 봉인된 상자를 열게 한다. 판도라가 상자를 연 순간 갇혔던 온갖 재앙이 빠져나가 인간세계로 갔다. 놀란 판도라가 급히 상자를 닫지만 모든 재앙이 빠져나간 뒤였다. 뚜껑이 닫히면서 다시 갇히게 된 것은 안타깝게도 `희망`이었다. 헤시오도스의 이 전승은 다른 버전도 전해진다. 판도라는 이름 그대로 신이 인간을 위해 만든 선물이었다. 그녀는 상자를 열어 온갖 좋은 것들을 세상에 뿌린다. 다시 뚜껑을 닫았는데 갇힌 것은 역시 `희망`이었다. 가장 나쁜 것이었다. 희망에 대한 완전히 상반된 견해다. 희망은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누구나 다 "좋지" 하는
2021-12-05 18:14 박선호 기자
박선호 편집국장 나라를 이끌 대통령을 뽑는 대선의 계절이다. 한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일이 어떤 경우 중요하지 않을 수 있을까만은, 이번 대선만은 좀 더 다르다고 주장하고 싶다.고래로 동양에는 500년 역사관이라는 게 있다. `성현은 500년에 한 번 난다`는 공자 말씀에 기인한 관점이다. 중국의 역사를 살핀 많은 학자들이 이 말에 적지 않은 공감을 한다. 성현이 나온다는 데 공감하는 게 아니라 중국의 역사를 보면 대략 500년에 한 번씩 사회적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데 공감을 한다.여기서 사회적 패러다임은 조용조(租庸調) 과세체제를 기본으로 한 정부의 집권 시스템 전체를 의미한다. 학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대략 한 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면 대략 80~100년가량 대대적 사회적 발전을 이루고 그후 쭉 이어진다. 이런 관점에서 공자 말씀을 되새기면 `성현이 나와 사회 기틀을 새롭게 하면 대략 100년간 사회적 발전을 이루고 그 뒤 400년을 이어간다`는 뜻이 된다.이런 관점을 한자에 빗대 설명하는 게 `설 입(立)자 역사관`이다. 다섯 획의 한자 `설 입`으로 500년 패러다임 변화를 풀이하는 것이다. 초기 80~100년의 발전으로 사회 성숙도가
2021-10-31 19:58 박선호 기자
박선호 편집국장 "驚波一起三山動(경파일기삼산동; 거대한 파도가 일면 산들도 들썩 들썩),公無渡河歸去來(공무도하귀거래; 임이여, 그 강을 건너지 마소. 제발 돌아오소)."당나라 시성 이백(AD 701~762)의 `횡강사`(橫江詞) 제 6수의 일부다. 위험한 강을 건너는 이를 붙잡는 애틋함이 서려있다. 마지막 문구의 공무도하에선 `공(公)`은 "임이여", `무도하`(無渡河)는 "강을 건너지 마소"라는 뜻이다. 우리 고조선의 공무도하가와 뜻과 시정(詩情)이 같다.고조선의 공무도하가는 강물에 빠져 죽은 백수광부의 처가 부른 한(恨) 서린 노래다. 아내는 노래를 부른 뒤 따라 죽었고, 곁에서 그 곡을 들은 곽리자고라는 이가 아내 여옥에게 들려주면서 세상에 알려졌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진다. 고조선은 BC 108년에 망한다. 이백이 활동하던 때와 대략 830년 이상의 격차가 있다. 신기하게도 이 긴 시공을 지나 이백은 고조선의 공무도하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백수광부의 이야기를 다룬 `공무도하가`라는 제목의 시도 남겼다.도대체 얼마나 유행했기에 공무도하가는 고조선이 망하고 만주벌판을 지나 다시 한(漢)나라를 거쳐 당(唐)나라까지 전해졌을
2021-09-26 19:37 박선호 기자
박선호 편집국장 "나라가 춘궁기 농민들에게 낮은 이자로 쌀을 빌려주고, 추수기에 갚도록 한다." 중국 북송 왕안석(1021~1086)이 내놓은 청묘법(靑苗法)이다. 불과 100년 전 이 땅에도 봄이면 `보릿고개`라는 게 있었다. 가을 추수했던 곡식이 겨울을 지내면서 떨어져 서민들이 먹을거리가 없었던 배곯는 시기의 이야기다.약 900여 년 전 왕안석은 이 보릿고개를 이겨낼 아이디어를 내놨다. 나라의 곡식을 풀어 빌려주고, 가을 추수를 해서 갚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누가 봐도 훌륭한 계획이었다. 혁신적인 것만 따지자면 오늘날 "원하는 국민 모두가 싸게 살 수 있는 공공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현 정부의 정책 아이디어가 따라갈 바가 아니다.북송의 제6대 황제인 신종(1048~1085)도 그리 생각했다. 적극적으로 왕안석의 개혁을 지지했고 이를 추진했다. 그럼 당시의 많은 서민들의 삶이 행복해졌을까? 아쉽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왕안석의 청묘법은 철저히 실패했다. 이 실패는 왕안석의 다른 개혁마저 발목을 잡았다. 오늘날 한국의 적지 않은 이들이 이 왕안석의 실패를 `기득권의 반발` 탓으로만 돌린다. 과연 그럴까? 중국 사료는 좀 더 솔직하
2021-08-23 19:08 박선호 기자
박선호 편집국장 쾌도난마(快刀亂麻)와 좌고우면(左顧右眄), 야권 유력후보 두 명의 행보를 보면서 떠오른 말이다. 전자는 단칼에 복잡한 삼마 줄기를 끊는다는 뜻이고, 후자는 이것저것을 살핀다는 말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행보엔 쾌도난마가 떠올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행보엔 좌고우면이 생각났다.쾌도난마는 복잡한 일을 명쾌하게 정리하는 경우 쓰인다. 중국 이십사사 가운데 하나인 `북제서`에 나오는 당 태종의 고사에서 유래했다. 당을 세운 고조 이연에게는 태종 이세민을 비롯한 아들이 셋 있었다. `누가 왕재(王才)인가` 궁금한 고조가 세 아들을 불러 복잡하게 줄기가 얽힌 마를 가져와 풀어보라 했다. 형제들은 열심히 줄기를 헤쳐내고 있는데, 이세민이 돌연 칼을 뽑아 얽힌 줄기를 단칼에 베어버렸다. 그리고 남긴 한마디 명언이 "어지러운 것은 베어버려야 한다"이다. 알렉산더 대왕의 `고르디아스의 매듭`도 비슷하다. "이 매듭을 푸는 자가 아시아를 지배할 것이다"는 예언과 함께 소아시아의 고대국가 프리기아의 왕 고르디아스가 남긴 매듭을 알렉산더 대왕은 단칼에 자르고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점령한 왕이 됐다.좌고우
2021-07-18 19:40 박선호 기자
박선호 편집국장 어느새 마지막 해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이야기다. 4년 전 당선된 문 대통령은 누가 어떻게 평을 하든 분명 촛불 광장이 낳은 대통령이었다. 그 촛불은 전임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그에 대한 분노가 불을 댕긴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래서 등장의 그 순간부터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문 대통령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보듬어주고 안아주고, 취임 초기 TV 영상 속 문 대통령의 모습은 적지 않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래서 국부(國父)라 하나보다 ….` 하지만 오래지 않아 박수 대신 `쇼통`이라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에 대한 실망들이 하나둘씩 감격의 자리를 대체해갔다. 그렇게 벌써 4년이 지났다. 2022년 3월 9일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다.`어떤 인물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가. 우린 어떤 대통령이 필요한가.` 현 정권의 공과 과를 평하고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시기에 꼭 필요한 질문이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간 우리는 이 질문의 답을 찾아 선거로 보여줘야 한다. 이미 대권 레이스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음이 곳곳에서 들린다. 주요 대권 후보들의 캠프가 꾸려
2021-06-20 19:39 박선호 기자
박선호 편집국장 "이 강가 누가 처음 달을 봤을까, 강의 달은 언제 처음 사람을 비췄을까."(江畔何人初見月, 江月何年初照人)장약허(張若虛;660~720)의 시 `달빛 강가에 꽃 피고`(春江花月夜)다. 누군가는 이 땅에 무엇이든 처음 경험한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기존의 금기를 깨고 맞는 첫 경험, 새로운 변화, 소위 `혁신`이다. 이 혁신의 순간을 이리도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 역시 시인이다. 시인의 눈이기에, 마음이기에 깨짐의 아픔이 깨어남의 희열로 승화하는 것이리라." XXX, 잘 준비하면 `별의 순간`을 잡을 수 있다." "XXX의 `별의 순간`은 이미 지난 듯하다." `별의 순간`, 앞서 세 명의 대통령 탄생을 도왔다는 노정객 김종인 씨가 쓰면서 관심을 모으는 말이다. 듣다보면, 김 전 위원장은 `별의 순간`이란 말을 "대권의 승기를 잡다" 혹 "대권의 명분을 잡다" 등의 의미 정도로 쓰는 듯 싶다. 김 전 위원장은 일찌감치 이 단어를 썼다. "인간에게는 살아가는 동안 역사에서 하나의 `별의 순간`이 있고 정운찬이라는 개인에게 그 순간이 도래했다. 그 `별의 순간`을 포착하지 못하고 기회를 놓치면 역사의 흐름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밖
2021-05-23 19:39 박선호 기자
박선호 편집국장 "코로나 백신 접종, 반드시 계획대로 완료할 수 있습니다. 정부를 믿어주세요."최근 이어지는 정부의 호소다. 최근 코로나 백신 접종상황에 대한 국민적 불안이 커지면서 정부가 나선 것이다. 조급한 정부가 24일 "화이자 백신을 추가 계약했다"는 소식을 전했지만, 그저 `피식` 웃음이 나온다. `국민이 듣고 싶은 건 추가계약 소식보다 계약에 따라 백신이 공급된다는 소식일터인데…` 이런 생각에 떠오른 건 얼마 전 부동산 정책을 내놓던 정부의 모습이다. "이번엔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입니다. 믿어 주십시오." 무려 25번이었다. 같은 말이 되풀이 됐지만 매번 거짓으로 드러났다. 대출규제에서 증세까지 `투기`라는 파리를 잡기 위해 수요억제를 위한 규제의 대포를 쏴댔지만 포연이 걷히고 나면 집값, 전셋값 상승이라는 부작용만 남았다. 전셋값을 함부로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세칭 `임대차 3법`을 내놓았지만 유래 없는 가격상승에 세입자가 쫓겨나는 부작용까지 나왔다. 사실 현 정부가 약자를 보호하겠다고 내놓은 법안이 오히려 약자를 괴롭히는 `적득기반`(適得其反, 의도와 반대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뜻)의 효과를
2021-04-25 19:33 박선호 기자
박선호 편집국장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정국의 블랙홀이다. 거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인다. 표출되는 것은 대중의 분노다. `4·7 재보궐 선거`도 이미 판세가 기운 모양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뭘 해도 안 된다"는 말이 나온다. 오죽했으면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 선대위원장이 "잘못을 통렬히 반성한다"며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라고 읍소를 했을까?하지만 정작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는 듯 싶다. 스스로도 뭘 잘못했는지 정확히 이야기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싶다. 이 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현 상황을 "부동산 비리를 뿌리 뽑고, 공직사회를 맑게 고쳐야 하는 시기, 코로나19도, 그에 따른 민생과 경제의 고통도 빨리 끊어야 하는 시기, 서울시 대전환, 가덕신공항 건설 같은 대형 미래비전을 시작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그 일을 확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분명 최근 LH사태 탓에 돌아선 민심에 대한 긴박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 위원장의 입장은 그러면서도 이번 LH사태를 부동산 투기 탓으로 보고, 그 것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일의 적임자는 역시 민주당 자신들이라는 게 이 위원장의 입장이다.
2021-03-28 19:33 박선호 기자
박선호 편집국장 참 우습다. `연정`이란다. 주인은 줄 생각도 없는데 객들이 자기들 먼저 나누겠다는 꼴이다. `탐욕`이 보인다. 서울 시장선거 안철수 후보와 나경원, 오세훈 후보 등 야권 주요 후보들 이야기다.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주요 후보들 사이에서 `연정` 이야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 국민의당 안 대표의 발언으로 야권 주요 후보 3인 사이에서는 묵시적 합의가 이뤄진 듯하다. 안 대표는 "저는 초기부터 범야권 인재를 널리 등용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단일화에 대해 의지가 있고 진정성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연정 화두는 국민의힘 예비후보인 나 후보와 오 후보가 잇따라 내놓으면서 소용돌이를 키웠다. 하루 앞서 13일 오 후보는 안 대표와의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저는 중도 우파로 안 후보와 노선이 다르지 않다. 외국에는 연립정부 실험이 있지 않느냐"며 연정 구상을 제안했다. 나 후보는 한술 더 떠 여권 탈당파인 금태섭 후보, 조정훈 시대전환 후보까지 함께하는 `자유주의 상식 연합` 구축을 제안했다. 한마디로 노선이 다르지 않으니, 같이 나누자는 것이다. 솔직히 이게
2021-02-21 19:44 박선호 기자
박선호 편집국장 "부자 것을 빼앗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자." 역사에서 이 말처럼 평민들을 유혹한 말도 드물다. 매 시기 각 국에서 이런 말을 하는 이들이 나서 백성들을 현혹시켰다. 실제 칼을 들고 남의 물건을 뺏는 도적, 산적들마저 이런 말을 내세우며 주위 백성을 꼬드기기도 했다. 소위 의적(義賊)들이다. 의로운 도적이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데 의롭다니? 사실 역사 속 의적은 존재하지 않았다. 잠깐 의적인 척을 해도 도적은 언제나 도적이었을 뿐이다.우리가 기억하는 의적은 적지 않은 경우가 소설에서 미화된 경우다. 이들 소설 속 의적은 두고두고 인간사에 회자돼 민중 항거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서양의 의적 `로빈훗`이 그렇고, 동양의 의적 `양산박의 영웅들`이 그렇다. 우리에게도 임꺽정이나 홍길동이 있다.그럼 왜 소설 속 의적과 달리 현실 속 의적은 존재하지 못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남의 물건만 탐하는 도적일 뿐이기 때문이다. 도적들의 역사, `강호(江湖)의 역사`에 잘 드러난다. 동서양을 통털어 강호사의 첫 장을 장식한 인물을 꼽으라면 당연히 도척(盜拓)이다. 장자, 맹자는 물론이고 사마천의 사기에도 기록된 인물이
2021-01-24 19:36 박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