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 [현장칼럼] ‘AI 가마우지 경제’ 해법 찾아야

    ‘AI 가마우지 경제’ 해법 찾아야

    ‘가마우지 경제’는 과거 한국 반도체·전자산업의 일본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대한 기술 종속을 거론할 때 쓰인 말이다. 새를 이용하되 그 목을 묶어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게 하고 어부가 가져가는 낚시 방법에서 유래했다. 열심히 팔아도 남의 배만 불려주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우려다. 인공지능(AI) 확산과 함께 신(新) 가마우지 경제라 일컬을 만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오픈AI·앤트로픽·구글 AI모델,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클라우드가 그 소부장에 해당한다. 미국 빅테

  • [현장칼럼] ‘기관장’은 있지만 ‘리더’는 없는 NST

    ‘기관장’은 있지만 ‘리더’는 없는 NST

    시계를 돌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년 전인 2024년 6월 10일, 23개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에 김영식 전(前) 국민의힘 의원이 내정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과학기술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당시 김 전 의원 내정설은 수면 아래에서 공공연히 나돌았었다. 그런데 언론을 통해 소식이 전해지자 과학기술계는 황당 그 자체였다. 선임 공고 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장이 사실상 정해졌다는 비정상적인 인사 시스템이 작동한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관련 기사는 인터넷에서 삭제됐다.

  • [현장칼럼] 딥페이크 파도, 선거 후가 더 두렵다

    딥페이크 파도, 선거 후가 더 두렵다

    어느 중학교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 학생이 친구들과 장난을 치다가 같은 반 친구의 얼굴을 부적절한 이미지에 합성해 단체 채팅방에 올렸고, 학교폭력위원회에 제소됐다. 아이는 "그냥 웃자고 딥페이크 영상 제작 앱을 스마트폰으로 몇 번 눌렀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피해 학생과 그 가족이 입은 상처는 "웃자고 한 것"으로 끝날 수 없었다. 딥페이크라는 낯선 기술 용어가 이제 우리의 일상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AI(인공지능)가 그 문을 활짝 열어 젖힌 결과다. 사진 한 장만 있으면 단 몇 초 만에 원하는 정교한 영상과 이미지를 척척

  • [현장칼럼] 치매 예방약 퇴출 논란, 환자 보호책 있나

    치매 예방약 퇴출 논란, 환자 보호책 있나

    정부가 치매 예방약으로 알려진 약들에 대해 칼을 빼 들고 있다. 주관적 인지저하자(SCD)를 위해 처방하고 있는 콜린 알포세레이트(콜린제제)가 대표적이다. 심한 건망증 증상이 나타나는 주관적 인지저하자는 말 그대로 주관적으로 인지 기능이 저하된 상태여서, 의학계에서도 명확하게 평가할 방법이 없다. 이에 정부는 이 약이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는 약이라고 판단해 급여 축소를 결정했고, 임상 재평가를 거쳐 효능이 없으면 아예 약을 처방하지 못하도록 품목허가 취소까지 고려하고 있다. 건보재정 누수를 막고 데이터 중심의 의학 체계를 확립하

  • [현장칼럼] 빙하기 예고된 하반기 가계 대출

    빙하기 예고된 하반기 가계 대출

    “하반기엔 대출 창구가 대부분 닫힌다는데 지금 받아야 할까요?” 요즘 금융권에서 가장 자주 들리는 질문이다. 기자들끼리도 만나면 결국 이 얘기로 돌아간다. 은행권 관계자들도 “올해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말을 반복한다. 실제로 매년 하반기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대출 문턱이 높아졌다. 그런데 올해는 단순한 ‘조이기’를 넘어 체감상 “막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도가 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 분위기는 이미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일부

  • [현장칼럼] 국정 운영, 작은 생선 굽듯 해야

    국정 운영, 작은 생선 굽듯 해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상징하는 단어는 ‘만기친람’(萬機親覽)일 것이다. 각종 업무보고는 생중계되고,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국무위원들의 실책을 짚고, 수치와 해법까지 직접 챙긴다. 복지부동 관료사회의 멱살을 쥐고 흔드는 ‘그립감’에 국민들은 통쾌함을 느낀다. 그러나 권력의 구조라는 렌즈로 그 이면을 냉철하게 투영해보면 이 특유의 돌파력은 국가 시스템의 자생력을 위협하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역사상 가장 철저한 만기친람 군주로는 청나라 전성기를 이끈 옹정제가 꼽힌다. 그는 하루 4시간만 자면서 지방 관리들이 올린 수만 건의

  • [현장칼럼] 국민과 한국경제 볼모 삼은 삼성 노조

    국민과 한국경제 볼모 삼은 삼성 노조

    “실적이 많이 올라가고 있어 올해 조금 더 채용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지방 투자 관련 기업인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호황에 ‘초대형 실적’이 예고되면서, 이를 재원으로 일자리 창출에 더 기여하겠다는 의지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의례적 멘트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3개 노조가 연합한 공동교섭본부가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이러한 채용 여력도 위축되게 생겼다. 지난 23일 평택사업장에 모인 4만여명의 조합원들은 검은색 투쟁 조끼로 무장해 멀

  • [현장칼럼] ‘AI G3’ 도약하려면 ‘클라우드 G3’부터

    ‘AI G3’ 도약하려면 ‘클라우드 G3’부터

    "2022년 5조원대였던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2027년까지 10조원대로 확대해나가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4년 4차 클라우드컴퓨팅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내건 목표다. '인공지능(AI)과 함께 성장하는 민간 주도 클라우드 생태계 조성'을 슬로건으로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개년의 클라우드 정책 방향을 담았다. 이제 1년 반 정도 남은 셈이다. 국내 클라우드 산업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주요 국산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기업(CSP)들의 지난해 실적만 봐도 두 자릿수 수준의 클라우드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익률

  • [현장칼럼] 숫자만 있고 철학 빈곤한 ‘K-달 탐사’

    숫자만 있고 철학 빈곤한 ‘K-달 탐사’

    지난 10일(현지시간) 반 세기 만에 유인 달 탐사에 나섰던 미국의 아르테미스 2호가 10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지구로 무사히 돌아왔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딱 열흘이 지났다.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약 54년 만에 재개된 유인 달 탐사 임무라는 점에서 발사 전부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발사 과정부터 지구 귀환 과정까지 모두가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아르테미스 2호의 이번 비행은 순간 순간이 오롯이 인류 우주 탐사에 역사로 기록될 만한 유례없는 빅 이벤트였다. 덩달아 '최초'라는 타이틀과 심우주 탐사의 새 장을 여는 특

  • [현장칼럼] AI 알고리즘 쇼크

    AI 알고리즘 쇼크

    포연이 걷히자 전쟁의 '맨얼굴'이 드러났다. 미군의 정밀 타격은 메스로 도려내듯 날카로웠다. 전쟁 한 달 동안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주요 지도자 250여 명이 차례로 목숨을 잃었다. 치밀한 계산의 결과였다. 전 세계는 인공지능(AI)이 설계하고 진행한 이란 전쟁에 놀랐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전쟁을 "AI가 주도한 첫 전쟁"이라고 입을 모은다. AI는 기존의 전쟁 문법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과거의 승패가 병력과 화력에 달려 있었다면, 이젠 데이터 처리 속도가 전장을 지배한다. 미군은 최근 이란 공습 작전에서 팔

  • [현장칼럼] BTS발 ‘K-사랑’, ‘K-체험’으로 잇자

    BTS발 ‘K-사랑’, ‘K-체험’으로 잇자

    “알면 사랑한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만 사랑할 수 있다.” 첫 문장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시그니처가 된 문장이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해온 자연과학자인 최 교수는 자신의 책에 사인을 할 때마다 이 문장을 적어넣는다. 두 번째 문장은 ‘멋진 신세계’로 잘 알려진 올더스 헉슬리의 말이다. 1940년대 출간한 ‘영원의 철학’에 실려있다. 사랑이 ‘앎’의 한 형태라는 게 최 교수와 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들 두 사람의 표현을 빌리자면,

  • [현장칼럼] 명분없는 파업에 ‘공든 탑’ 무너진다

    명분없는 파업에 ‘공든 탑’ 무너진다

    코로나19 이후, 2021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당시 외신을 매일 같이 들여다 본 때가 있었다. 전 세계적인 공급 부족에 현대자동차·기아를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공장들은 셧다운(일시 가동중단)을 반복했다. 주요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지역에서 한파(미국), 지진(일본), 전염병(필리핀) 등의 악재가 발생할 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천재지변’이라는 점에서 누구를 탓할 상황도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인공지능(AI) 전환과 맞물려 세계적으로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길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