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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제 편집국장 주역(周易)에서 `천산돈(天山遯)` 괘 다음에 `뢰천대장(雷天大壯)` 괘가 온다. 천산돈은 반드시 물러나야 함을 가리킨다. 뢰천대장은 씩씩한 기상이다. 사물 발전에 있어 가장 좋은 단계다. 주역은 이처럼 극과 극의 맞닿아 있음을 밝힌다. 좋을 때일수록 삼가고 최악에서도 꺾이지 말라고 이른다. 치우침 없는 `중용(中庸)`을 강조하는 이유다. 이는 시련을 통해 스스로 경계하고 단련에 힘써야 한다는 충고이기도 하다. 커다란 고난 속에서 미처 몰랐던 자신의 한계, 나아가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견하곤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랬다. 최 회장은 2003년 1조5000억 원대의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7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마치고 나온 그는 한동안 두문불출했다. 실어증을 앓고 있다는 소문이 나왔다. 대인기피증이란 루머도 돌았다. 오래지 않아 그는 이전과 사뭇 다른 행보를 내딛기 시작했다. 지인들 중에 "내가 아는 최 회장이 아니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다소 샌님 같았던 그는 적극적인 스타일의 경영인으로 바뀌었다. 주변의 말을 충분히 듣되 결정의 시간이 오면 단호해졌다. 단련은 끝나지 않았다. 최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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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제 국장 "돈 1원 받지 않고 친한 지인에게 국정 조언을 부탁하고 도와준 죄로 파면되고 징역 24년 가는 세상"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이 선고되자 `공주`라는 표현을 동원하며 그를 감쌌다. 다시 박 전 대통령을 보수 결집용 카드로 사용했다. 그는 또 "(재판 결과를) 가장 가슴 섬뜩하게 느낀 사람은 지금 관저에 있는 대통령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재판 결과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홍 대표의 말은 때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해 3월 대선 경선 때 "우파의 대표를 뽑아 대통령을 만들어놨더니 허접하고 단순한 여자였다. 탄핵 당해도 싸다"고 몰아세웠다. 또 "춘향이인 줄 알고 뽑았는데 향단이었다"며 희화화시키기도 했다. 홍 대표가 사용하는 단어는 자유분방하다. `바퀴벌레` `암덩어리` `연탄가스` 등을 자유롭게 동원한다. 그는 스스로 "우리가 통상 쓰는 서민적 용어를 알기 쉬운 비유법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항변하다. 홍 대표의 말을 두고 측근들은 `직설의 미학` `본질을 꿰뚫는 언어근육`이라며 추켜세운다. 하지만 외부에서뿐 아니라 당 내부에서도 "거칠다 못해 표독스럽다"는 비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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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제 정치부장 "장관들이 보이지 않는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오가고 있는 말이다. 문재인 정부는 권력 분산 차원에서 책임총리제, 책임장관제를 구현하겠다고 약속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했다. 책임총리제, 책임장관제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대통령의 참을성이 필요하다. 때로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총리와 장관들의 판단을 믿고 기다리는 믿음이 필요하다. 매번 대통령이 일일이 전면에 나서 `만기친람`하면 총리와 장관들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내가 하는 일이 대통령 마음에 들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지지율은 취임 이후 고공행진 중이다. 주목할 점은, 대통령과 참모진 그리고 장관들이 회동을 하면서 환히 웃는 모습이 잦았다. 대통령이 상명하복, 절대권력의 위엄에 기대지 않고 참모, 장관들과 국정운영을 위한 파트너십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소통은 가까운 사람부터 시작해야 하는 법이다. 참모들이 입을 닫고 장관들이 눈을 감으면 소통은 이뤄지지 않는다.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 결과,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지지율이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