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인문학
  • [디지털인문학] 大入 공정성에 중산층은 없는가

    大入 공정성에 중산층은 없는가

    반성택 서경대 철학과 교수 조국 전 장관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뜨겁더니 이제 그 열기가 대학입시 문제로 옮겨졌다. 학종의 공정성이 논란거리로 등장하였다. 그런데 현행 대입제도에서 학종의 공정성이 문제되는 바탕은 그 제도 자체에 대한 거부감에 있지는 않다. 어느 제도를 시행하든 누구나 금수저 계층이 유리할 것이란 것쯤은 짐작할 수 있어 싫지만 대략은 이를 용인한다. 우리 사회 곳곳이 정의롭다고 볼만큼 우리가 그렇게 순진하지는 않으며, 따라서 학생종합부의 다양한 평가에 기득권이 담길 것이란 점도 우리는 인내한다.따라서 학종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배경은 제도 자체의 결함보다는 학종의 입시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데 있다. 반면 그 이외의 입학 경로는 너무도 좁다. 심지어 `바늘구멍 정시 입시생`이라는 말도 들린다. 그리고 이 좁은 경로에 중산층 학생들이 몰리는 현실이 학종이라는 제도의 타당성을 좀 먹고, 나아가 입시 공정성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너무도 적은 정시 비중은 수도권 주요 대학들에서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대표적으로 서울대가 그렇다. 2020년 서울대 입시요강을 보면, 전체 입

  • [디지털인문학] AI 시대와 글쓰기

    AI 시대와 글쓰기

    김종규 성균관대 하이브리드미래문화연구소 연구위원 미국 오바마 행정부 말기 백악관의 대통령실은 국가의 미래 전략과 관련된 몇 편의 정책보고서를 작성하여 발표한 바 있다. 이른바 `백악관 보고서`라 불린 이 문건들에는 첨단 기술사회의 전개 속에서 미래 사회의 안정화를 위한 국가적 전략이 담겨 있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던 그 무렵, 이 보고서에 대한 우리의 관심 역시 매우 높았다. 이 가운데 첨단 기술의 발전과 노동의 관계를 다룬 문건은 향후 소비력 확보를 위해 미국 국민들이 노동시장 내에 지속적으로 머물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시 이같은 정책적 방안이 모색되어야만 했던 가장 위협적인 조건은 산업혁명 이후 고착되었던 인간노동과 기계노동 간의 경쟁구도에서, 기계노동이 장착하게 된 자율성(autonomy) 능력, 즉 AI 주도의 자동화(AI-driven Automation)였다. 이제는 익숙해 진 것이지만, 이 자율성의 핵심은 학습과 판단에 있어 인간의 개입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종국에는 학습과 판단 자체가 인간의 지성이 아닌 기계적인 인공적 지능에 맡겨지는 것이다. 비지도학습(Unsupervised Le

  • [디지털인문학] 두 개의 고독

    두 개의 고독

    조만수 충북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 연구년을 맞아 캐나다 퀘벡대학교 몬트리올 캠퍼스에서 교환교수로 나와 있다. 며칠 전 연구소장 아그보블리 교수가 아침 인사를 건네며 친절하게도 몇 마디 덧붙이고 싶어했다. 뉴스에서 얼핏 보니 한국 집회에 모인 군중들의 규모가 대단하던데 무슨 이유로 그렇게들 모인 것이냐고. 그런데 내가 그에게 답을 하지 못한 것은 이와 관련된 정황을 외국인에게 길게 설명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것은 그가 무엇을 보았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가 본 한국 집회에 모인 군중이 서초동의 군중이었을까, 광화문의 군중이었을까. 몬트리올 구시가지 중심에는 `플라스 다름므`라는 광장이 있다. 몬트리올을 건립한 메조뇌프의 동상을 둘러 싼 이 광장은 17세기 이래 북미의 중심도시 중의 하나로 성장한 몬트리올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항상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관광객이 가장 많은 곳은 광장 동쪽의 몬트리올 노트르담 성당이다. 나머지 3면은 19세기 이 도시의 번영을 상징하듯 금융권 건물들로 채워졌다. 1817년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건립된 은행인 몬트리올 은행의 본점 건물은

  • [디지털인문학] 교육개혁과 서울법대 공화국

    교육개혁과 서울법대 공화국

    반성택 서경대 철학과 교수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여전하다. 장관의 뚝심도 대단하다. 조국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여러 사회적 이슈를 제기하며 유명인물로 등장하였다. 그는 SNS 등을 통하여 발언에 나섰고, 그의 발언이 뉴스로 확산되는 현상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이는 지식인 사회 참여의 전형적 사례에 해당한다. 많은 경우 지식인의 사회 참여는 자신이 속한 직능집단의 이익에 기여하는데 멈추기 일쑤인데, 그의 사회 참여는 법학교수의 연구 영역인 검찰개혁을 다루면서 촛불혁명의 국면에서 시민들에게까지 연결되어 있다. 말하자면 그는 사르트르가 말하는 `앙가주망` 유형의 지식인인 셈이다.그가 이제 대통령 참모를 거쳐 장관 청문회에 이르자 검찰이 나선다. 장관도 대단하지만 검찰 또한 대단하다. 지난 몇 주간 뉴스에서 접한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시도한 `검사와의 대화`에서 보여준 그 분위기 그대로다. 거칠 것이 없다. 최근 며칠 사이 그 전직 대통령의 절친인 현직 대통령이 문제를 몇 차례 지적하고, 나아가 검찰개혁을 위한 조속한 방안 마련을 `지시`하자 그들은 지시라는 말에 불편해 하면서 잠

  • [디지털인문학] `다를 권리`를 인정하라

    `다를 권리`를 인정하라

    김종규 성균관대 하이브리드미래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지난 9월 초 부산 기장에서 개최되었던 18세 이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가 막을 내렸다. 축구와 더불어 국민스포츠로 자리 잡은 종목이 야구이기에, 많은 야구팬들은 미래의 스타들을 미리 보는 마음으로 우리나라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했다. 이 대회의 우승은 대만에게 돌아갔으며, 우리나라도 3위라는 높은 순위를 차지하였다. 선전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더불어 아쉬운 패배에 대한 안타까움 역시 참여한 선수 및 스텝, 관전한 국민들 모두 함께 느꼈을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이러한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안타까움의 대상이 단지 패배에만 국한될 수는 없었다. 경기 외적으로 느껴지는 안타까운 감정 또한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너무도 흔하여 지나칠 수도 있는 것이지만, 선수들의 두발 스타일은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였다. 국가를 상징하는 야구모자에 가려져 있기는 하였지만, 우승을 한 대만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와 일본 선수들은 그야말로 운동선수 같은 두발 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예전에 소위 빡빡머리라 불리던, 스포츠형 두발 스타일이 그것이었다. 이에

  • [디지털인문학] 예술이 정치를 말할 때

    예술이 정치를 말할 때

    조만수 충북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예술은 여가의 한 종류이고, 삶을 아름답게 해주지만 생계를 위해서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일종의 사치스런 필수품 정도로 여겨질 것이다. 거실 한 켠을 장식해주는 그림이 아마도 우리 삶 속에서 가장 친숙하게 떠올릴 수 있는 예술 작품일 것이다. 이 때 예술작품은 하나의 오브제이다. 이처럼 대상으로서의 오브제는 주체인 창작자, 그리고 소비자인 감상자의 선택과 배치에 복종한다. 그런데 수동적이어야 할 오브제가 배치된 장소와 용도를 벗어나 성큼 현실 안으로 들어설 때 사람들은 당황한다.일본 아이치트리엔날레에서 평화의 소녀상의 전시가 중단된 것처럼 주어진 배치를 벗어난 예술 작품을 대할 때의 사회적 당혹감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격렬하게 표출된다. 극우적 여론의 조성, 전시 중단, 그리고 이후의 조처들은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의 정당성을 설득하기를 원하는 아베 정권이 오히려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훼손하면서까지 소녀상의 전시를 막는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준다.소녀상 전시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는 일본 내 목소리는 소

  • [디지털인문학] 역사의 실존성, 그리고 일본

    역사의 실존성, 그리고 일본

    반성택 서경대 철학과 교수 일본차가 몇 해 전부터 더욱 많이 보였다. 주변 사람들은 대마도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였다. 대학생들이 알바로 일본 여행을 하는 것을 보며 이 시대를 부러워하기도 하였다. 케이블 TV에서는 대마도 낚시 장면을 자주 대할 수 있었다. 독일에서 살았던 필자도 맥주 원산지인 체코 필젠에서 수입되는 필스너 우르켈을 체코 맥주로 여기며 즐겨왔다. 이 모두가 자연스러웠다.거부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세계화라는 시대에 이 모든 현상은 당연해 보였다. 여기에 역사와 실존의 문제가 있겠으나 이에 대해 학문적으로 발언할 뿐 일상에서 따지고 싶지는 않았다. 냉커피가 아이스커피로 바뀌어 불리는 시대에 꼬장꼬장하게 보이기 싫었을 것이다.평창올림픽에 편승한 한반도 대화도 국제 이벤트로 열렸다. 하지만 대화가 진행될수록 우리의 실존이 국제적 시각으로 결정되는 양상이 더욱 심해졌다. 관련국들이 한반도에 미친 영향사가 켜켜이 쌓여 있는데도 이보다는 국제 정세 위주로 대화는 이어져 왔다. 미국도 카쓰라태프트 밀약, 80년 광주 등으로 이 땅에 흩뿌려진 일탈의 역사를 성찰하여 우리의 결정권을 인정함이 옳다. 이는

  • [디지털인문학] 운동과 공부의 균형

    운동과 공부의 균형

    김종규 성균관대 하이브리드미래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얼마 전 민관합동기구인 스포츠 혁신위의 5번째 권고안이 발표되었다. 이 권고안의 핵심은 무너진 균형의 회복으로서, 이른바 학원 스포츠의 정상화 방안이 발표된 셈이었다. 발표자로 나선 스포츠 스타 출신 이영표 위원은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라도 학원 스포츠에 있어 `최소한의 학습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과거처럼 학습권과 직업선택권 사이에서 하나만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둘에 대한 기회를 균형있게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그 요지였다. 교육의 관점에서도 학원 스포츠가 이해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 권고안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여겨진다.연예인만큼이나 운동선수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큰 변화가 있어왔다. 특히 프로스포츠가 활성화되면서 소위 엘리트 운동이 하나의 투자로 여겨지게 되었다. 투자의 목적은 결과를 위한 것이다. 간간이 들려오는 프로선수들의 연봉은 이 투자를 크게 촉진시킨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투자의 지향점이 교육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 투자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더 좋은 학교로의 진학과 프로구단의

  • [디지털인문학] 다문화 사회 속 `우리`

    다문화 사회 속 `우리`

    조만수 충북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 `다문화`가 우리 사회 내에서 점차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되어 간다. 인구 감소, 노동력 부족 등의 문제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갖는 인구의 우리 사회로의 유입을 가속시키고 있다. 도시의 공장, 농촌, 그리고 어촌에, 그리고 소규모 자영업 사업장에서 낯선 얼굴들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다문화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갖는 구성원들 간 상호적 관계를 필수적으로 가정한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우리 사회 내에서 `다문화`란 `우리`라는 중심 문화와, 그것에 동화되고 통합되어야 하는 이질적 문화들을 총칭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를 정의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생물학적 조건으로서가 아니라 공동의 삶을 영유하는 공동체로서 우리는 과연 누구인가? 그러나 이 질문을 제기하는 것은 공동체의 다수가 아니라, 공동체에 통합을 강요당하는 우리 안의 이방인들이다. 1세대를 지나 2세대에 이르면 혼란 속에서 그들은 당연히 자신이 누구인지를 묻게 된다. 자신이 과연 누구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하는 시기를 사춘기라고 부른다. 사춘기의 젊은이는 어린아이와 성인이라는 이질적인 두 개의 자아의 충돌 속

  • [디지털인문학] 시간강사와 전임교수

    시간강사와 전임교수

    반성택 서경대 철학과 교수 예나 지금이나 강사들은 대학에서 가장 약한 존재들이다. 그러면서도 이들이 대학에서 활동하는 이유는 강사를 직업으로 여겨서가 아니라 강사 활동을 기반으로 정규직 교수로 진출하겠다는 인생 계획과 이의 실현 기대에 있다. 그러나 이는 90년대 말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대체로 들어맞는 이야기이며, 늦추어 잡아도 2005년경을 기점으로 인문사회 분야, 나아가 대다수 사립대의 인문사회 분야에서는 더 이상 맞지 않는 이야기가 되었다.2005년경부터 비정년트랙 전임교수 제도가 도입된다. 당시 도입을 주장하는 측은 학문 세계는 변화하며 무엇보다도 신생 학문의 경우 학문의 지속성이 검증되지 않는데 정년을 보장하는 교원 채용은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이는 타당하다. 그러나 비정년트랙 전임교수제는 도입되자마자 그 취지가 이완되면서 학문 전반에 적용되기 시작한다. 강의전담교수, 산학협력중점교수 등을 대학, 특히 사립대가 인문학을 놓고도 도입한다.학문 분야별 교수 충원 구조는 다르다. ICT 분야에는 대학으로 진출하려는 이들이 젊은 시절 취업할 수 있는 각종 기관과 기업 연구소 등이 있다. 대표적으로 한

  • [디지털인문학] 문화로서 공유와 공유경제

    문화로서 공유와 공유경제

    김종규 성균관대 하이브리드미래문화연구소 연구위원 경제만큼 현대인들의 주목을 받는 분야는 없는 듯하다. 우리의 삶에 직결되어 있기에, 그 변화에 우리는 무척이나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많은 경우 현실적으로 좌절을 겪곤 하지만, 그래도 보다 나은 경제적 여건을 마련하는 데 많은 사람들은 애를 쓰며 살고 있다. 인간 사회에서 이러한 시도는 지극히 당연한 것일 수 있다. 이 경제적 여건이 인간다운 삶의 충분조건일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필요조건일 수는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단과 목적이 혼동될 때이다. 이 혼동 속에서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게 된다. `부자아빠`는 어떤 영예로움의 호칭이 아닌 강박 그 자체가 된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의 가치를 소유한 것들을 많이 가져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는 어떠한 유형의 것이든 자본의 가치를 많이 소유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소유의 방식은 배타적이다. 소유의 주체는 `나`일 뿐이다. 문제는 모두가 부자이려 할 때이다. 인격과 도덕보다 부가 더 큰 사회적 가치를 갖는 사회에서 `부자아빠`는 모두의 지향점이 된다. 모두가 많이 갖기 위해서는, 가질 수 있는 것이 많

  • [디지털인문학] 한류 속에서 인류를 본다

    한류 속에서 인류를 본다

    조만수 충북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 봉준호 감독의 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였다. 이제 은 세계 도처에서 개봉될 것이다. 한편 BTS는 웸블리구장에서 6월 1~2일 이틀 동안 12만 관객과 함께 했다. 한류의 파고가 장르를 가리지 않고 꽤나 높고 거세다. 같은 시기, 한류를 조명하는 매스컴의 요란한 카메라 플래시로부터 멀리,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개최된 공연예술축제 `트랜스아메리카 페스티벌`(FTA· 5. 22-6.4)에서는 네델란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국인 무대예술가 구자하가 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생키엠쌀이라는 그리 크지 않은 중극장을 만석으로 채운 300명 정도의 관객들은 아직은 그리 알려지지 않은 이 젊은 아티스트에게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국제적으로 알려졌든, 그렇지 않든, 관객이 십수만명이든 수백명이든간에, 관객들은 예술작품 속에서, 그리고 예술작품이라는 커다란 카테고리의 하부 범주로서 한국예술 작품 속에서, 도대체 무엇을 보고, 무엇에 반응하는 것일까? 오래전 국악인 박동진씨가 TV광고를 통해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라고 단호하면서도 진지한 어조로 선언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