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옥 금융증권부장 정유년, 닭의 해가 밝았다. 개인적으로 닭을 좋아하지 않는다. 유난히 빨간 벼슬에 매서운 눈동자, 날카로운 주둥이와 발톱까지 생김새를 보고 있으면 솔직히 좀 무섭다. 이런 필자를 보며 혹자는 "전생이 닭에게 잡혀먹힌 자벌레가 아니었느냐"며 놀리기도 한다.누구에게는 이처럼 두려운(?) 존재지만 닭은 많은 사람들에게 울음으로써 새벽을 알리는 `빛의 도래`를 예고하는 존재기도 하다. 십이지신도에 따르면 캄캄한 어둠 속에서 여명을 알리는 닭은 상서롭고 신통력을 지닌 서조로 여겨져 왔다. 더욱이 올해는 `붉은 닭의 해`이다. 붉음은 밝음과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1000만 촛불이 보여줬듯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 혼돈의 터널을 벗어나 정치가 바로 서고, 경제가 살아나는 `밝은 닭의 해`의 여명이 대한민국에 깃들기를 소망한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느 것 하나 희망을 이야기하기에 상황이 녹록지 않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와 조기 대선 정국이 맞물리며 얼마나 더 나라가 혼란스러울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경제는 더 심각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금리 인상 속도,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 1
2017-01-01 17:00 한민옥 기자
한민옥 금융증권부장 금융권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그간 금융권은 사태의 핵심에서 다소 비켜난 듯했다. 그러나 금융권과 관련한 `최순실 의혹`이 하나둘씩 제기되면서 불똥이 어떻게 튈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현재 금융권을 둘러싼 `최순실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최씨 모녀에 대한 은행들의 특혜 대출이 있었는지 여부다. 이미 KEB하나·KB국민·우리·신한·NH농협·IBK기업·SC제일·한국씨티 등 8개 은행이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또 최씨 모녀의 부동산을 담보로 외화대출을 한 KEB하나은행 등은 금융당국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두 번째는 금융당국의 한진해운 법정관리 결정에 최씨가 영향을 미쳤느냐는 것이다. 한진그룹이 미르재단에 10억원만 내고 K스포츠재단에는 기부를 거부해 보복을 당했다는 의혹이다.세 번째는 최근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최씨 등의 금융권 인사 개입설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최씨와 문고리 3인방(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이 금융당국과 금융회사
2016-11-13 17:00 한민옥 기자
한민옥 금융증권부장 금융권이 낙하산 논란으로 다시 시끄럽다. 박근혜정부 임기 말로 들어서면서 금융회사와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관피아(관료+마피아), 청피아(청와대+마피아), 정피아(정치권+마피아), 금피아(금융감독원+마피아) 등 낙하산들이 줄줄이 투하될 조짐이다. 이미 민간 금융협회 고위직에는 관료나 정치권 출신이 선임되거나 내정된 상태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관료사회의 적폐를 없애기 위해 낙하산 철폐 원칙을 세웠지만 2년 만에 말짱 도루묵이 된 모습이다.지난 12일 신임 이사장 공모 접수를 끝낸 한국거래소는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새 이사장을 선임한다. 당초 최경수 현 이사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았으나 그가 공모에 참여하지 않고,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응모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낙하산 잡음이 일고 있다. 정 전 부위원장은 금융연구원 출신이다. 올해 4월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으나 낙천했다.서근우 현 이사장의 임기가 이달 말 만료되는 신용보증기금도 지난 7월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됐지만, 한
2016-09-18 17:00 한민옥 기자
한민옥 금융증권부장 금융권에 `디지털 대전`이 벌어졌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 등 4대 은행이 일제히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를 출시하고 `손안의 은행` 전쟁에 돌입했다. 금융그룹별 계열 포인트제도를 통합한 `모바일 통합멤버십` 경쟁도 뜨겁다. 일부 은행은 아예 디지털금융 회사를 선언하고 조직과 문화를 확 바꿨다. IT기업에서도 드문 `스마트 워크제`를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은행도 있다.하지만 낯설다. 금융권에 있어 그간 `디지털` 또는 `스마트`는 형식적인 단어였기 때문이다. IT는 오프라인 금융업무의 부수적 수단에 불과했다. 스마트금융을 외치는 이면에는 `IT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었다. 심지어 해킹사고가 줄을 이어 터졌을 때도 보안투자에 소홀했던 게 우리 금융사들 아닌가.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금융권을 변화시킨 것 역시 `디지털`이었다. 금융과 IT의 융합, 일명 `핀테크` 열풍은 철옹성과 같던 금융장벽을 무너뜨렸다. 금융과 IT의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금융사들은 국내외 IT 기업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결국 IT기업들에게 금융이 새로운 먹거리라면, 금융사의 미래 역시 IT에서 찾기로 생각
2016-07-31 17:00 한민옥 기자
한민옥 금융증권부장 금융권에 종종 회자되는 말이 있다. 역대 금융위원장이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고,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평가할 때나 금융회사 간 대형 인수합병(M&A) 때도 꼭 나오는 말이다. 바로 `금융의 삼성전자`를 만들자는 것이다.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금융의 삼성전자를 만들겠다며 `금융비전`을 발표했고, 임종룡 현 금융위원장의 `금융개혁`도 궁극적 목표는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즉 금융의 삼성전자다. 최근 대우증권을 품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인수 후 일성으로 금융의 삼성전자를 이야기했다.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 큰 꿈을 꾸겠다"고.반면 한국에서 금융의 삼성전자는 죽었다 깨어나도 나올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금융은 규제산업이고 슬로 비즈니스로 제조업과 상황이 다르다는 게 주 이유다. 더불어 네트워크 비즈니스인 금융산업의 특성과 달러처럼 기축통화가 될 수 없는 원화의 한계, 간단치 않은 언어 문제를 이유로 꼽기도 한다.나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하고 싶다. `의지`다. 금융에서 삼성전자가 나오려면 금융회사가 삼성전자처럼 변해야 한다. 삼성전자처럼 일하고 삼성
2016-05-22 18:26 한민옥 기자
한민옥 금융증권부장 인터넷전문은행을 어떻게 보느냐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은행업 진출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어떤 사람은 은행권 최대의 위기로 본다. 그런가 하면 핀테크 열풍을 타고 스쳐지나갈 한때 유행으로 치부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인터넷은행을 `금융개혁`의 상징으로 본다.한국은 금융 후진국이다. 세계경제포럼(WEF)·국제통화기금(IMF) 등 평가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한국 금융산업이 제조업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런 금융산업을 획기적으로 바꿔보자고 추진하는 게 금융개혁이고, 그 핵심 과제 중 하나가 인터넷은행의 도입이다.더욱이 정부가 금융개혁을 추진한 지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성과가 부족하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신제윤 초대 금융위원장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우리금융 민영화 △금융감독체계 개편 △정책금융개편 등 4대 개혁을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나마 임종룡 현 금융위원장 취임 후 금융회사 및 시장과의 소통 강화, 불합리한 그림자규제 개선, 금융업권별 상품 비교 공시, 계좌이동제 시행, 비대면 실명확인 허용 등 일부 성과가 나타
2016-04-17 18:09
금융권에 경품잔치가 벌어졌다. 우대금리는 기본이고 골드바, 자동차, 해외 여행상품권까지 고가의 경품이 경쟁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마치 세일을 맞은 백화점의 경품행사를 보는듯하다.다음달 14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본격적인 판매를 앞두고 금융권의 소비자 유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특히 한국금융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은행권과 증권업계 간 신경전이 뜨겁다. 누가 더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을 수 있는지 자존심 싸움이라도 하듯 고가의 경품을 내걸고 있다.앞뒤가 바뀌었다. 은행이나 증권사 모두 사전 판매에만 열을 올릴 뿐, 앞으로 ISA를 어떻게 운용할지는 큰 관심이 없는 모습이다. ISA를 어떤 상품들로 구성할지, 수수료를 얼마나 책정할지 오리무중이다. 엄연히 원금손실이 날 수 있는 투자상품인데 소비자에게 제대로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 상품이나 운용 전략이야 나중에 짜면 되고, 일단은 다른 은행이나 증권사보다 많이 팔아놓고 보자는 식이다.불완전판매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이래서는 ISA 제도의 성공은 절대 장담할 수 없다.ISA가 무엇인가.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
2016-02-21 18:32 한민옥 기자
`우간다, 이기자 ` 연말을 맞아 금융권 인사들과 갖은 모임에서 심심찮게 들은 건배사 중 하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국내 금융권 수장과의 만찬에서 외친 후 유행이 된 이 건배사는 `우리나라 금융이 간다`의 줄임말이라지만, 속뜻은 아프리카의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우리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빗댄 것으로 씁쓸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물론 우리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우간다보다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국내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BIS)나 부실대출비율은 미국·일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고, 신용카드 이용 비중은 53.9%로 OECD 평균(46.7%)보다 높다. 무엇보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24시간 실시간 금융거래가 가능한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그런데도 왜 우리 금융산업은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불명예를 안고 연말 모임의 단골 건배사로까지 전락한 걸까. 이에 대해 금융위는 세계경제포럼(WEF) 등 우리 금융산업을 우간다보다 낮게 평가한 기관들의 경쟁력 조사가 해당국 기업인 대상의 주관적 설문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다시 말하면 객관적인 수치가 어떻든 간에 우리 기업인
2015-12-27 18:19 한민옥 기자
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 선정이 한 달여 남짓 남으면서 금융권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어느 컨소시엄이 `1호 인터넷 전문은행`의 타이틀을 거머쥘 것인지부터 과연 인터넷 전문은행이 기존 은행권을 얼마나 위협할 수 있을 것인가까지 초미의 관심사다.이런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지난 2010년 숱한 논란 속에 등장한 종합편성채널(종편)을 생각나게 한다. 금융과 미디어로 산업은 다르나 이번 인터넷 전문은행 선정 과정은 과거 종편때와 여러모로 흡사한 부분이 있다.먼저 목표다. 정부가 인터넷 전문은행을 선정하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글로벌 금융산업 육성이 첫 번째다. 인터넷 전문은행을 통해 아프리카 우간다보다도 떨어진다는 우리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종편도 비슷했다. 과거 이명박정부가 종편 선정 시 꼽은 최우선 목표 역시 국내 미디어산업 활성화를 통한 글로벌 미디어그룹의 육성이었다.흥행도 닮았다. 현재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사업자 선정에 참여한 3개 컨소시엄에는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총망라해 있다. 카카오, 인터파크, NHN엔터테인먼트 등 IT기업들과 금융회
2015-11-08 18:41
최근 금융권의 대세는 누가 뭐래도 `핀테크`다.지난해 액티브엑스와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폐지를 기점으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 서비스가 등장하더니 올 들어 모바일로 급속히 확산하며 일명 `페이 전쟁`을 펼치고 있다. 연말에는 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이자, 지난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3년 만의 새로운 은행이 등장할 전망이다.무엇보다 금융당국이 달라졌다. 금융당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핀테크를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핀테크 활성화를 금융부문 개혁과제로 정하고 핀테크 기업들에 대한 지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3월 경기도 판교에 설치한 핀테크 지원센터가 대표적이다. 금융당국은 이곳을 방문한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회사와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4차례의 데모데이(Demo-day)를 진행했다. 데모데이를 통해 상당수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회사들과 손을 잡았으며 현재 비대면 인증, 간편결제, 앱카드 등 공동 상품 출시를 준비하는 단계까지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10일 금융위원회가 연 `핀테크 1박2일` 행사도 금융당국의 핀테크 의지를 충분히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이날 행
2015-09-13 18:56 한민옥 기자
"IBK기업은행의 유닉스 전환이 성공한 것은 무엇보다 통일된 의사결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최근 만난 기업은행의 IT본부 부행장은 지난해 10월 6일 가동한 `포스트 차세대 시스템`의 성공 비결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체계를 꼽았다. 경영진이 IT본부의 결정을 존중해 전사적으로 지원하도록 함으로써 큰 혼란 없이 시스템을 전환·가동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기업은행은 2012년부터 2년 간 1300여명의 개발자를 투입해 기존 메인프레임 기반의 차세대 시스템을 유닉스 기반의 포스트 차세대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포스트 차세대 시스템은 여신, 수신, 외환 등 핵심 시스템을 비롯해 신용카드와 정보계, 통합 IT서비스 관리 등 기업은행의 IT시스템 전체를 포함한다. 지난해 10월 가동을 시작해 9개월 넘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유지하며 은행권의 대표적인 포스트 차세대 시스템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이런 기업은행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득 KB국민은행이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국민은행의 IT시스템을 둘러싼 잡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주전산기 교체사업으로 내홍을 겪은데 이어 이번에는 스토리지 도입사업에서 특정
2015-07-26 19:18 한민옥 기자
`구호만 요란하지 변한 게 없다.` `뭔가 완화한 거 같기는 한데 여전히 규제가 많고 복잡하다.`금융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월례 행사처럼 핀테크 규제 완화를 발표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금융당국은 분명 규제를 완화했다는데 핀테크 기업들은 규제에 발목이 잡혀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여전히 아우성이다.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핀테크 기업들의 요구가 지나치게 많은 것일 수도 있지만 금융당국의 핀테크 규제 완화가 `주먹구구`인 탓이 크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시작한 게 바로 핀테크 규제 완화다. `천송이 코트` 논란이 일자 액티브엑스와 공인인증서 의무화를 폐지했고, 결제 서비스가 많아져야 한다는 지적에 사전 보안성 심의를 없앴다. 이제 인터넷 전문은행이 필요하다고 하니 비대면 실명 확인 허용과 금산분리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어디에도 금융당국의 핀테크 철학은 없다.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그에 맞춰 법규를 정비하고, 누군가 문제를 제기하면 마지못해 규제를 완화할 뿐이다.이래서는 결코 핀테크 시대의 주도권을 쥘 수 없다. 오히려 미국, 중국 등의 해외
2015-06-07 19:51 한민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