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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애 ICT부장 "AI가 5명 정도 몫을 하니 1인 창업도 두려울 게 없어요." 60대 중반의 Y씨는 "고객 요구사항 분석부터 발표자료나 보고서 작성, 기업 로고 작업까지 AI에 맡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20년 넘게 재직하다 중소기업 임원으로 10년 이상 활동한 Y씨는 최근 자신의 정체성을 새로 정립하고 있다. 핵심은 직장인에서 사업가로의 변신이다. 중소기업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자신의 회사를 세우고, 소속됐던 기업과는 계약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실무작업까지 도와주는 파트너는 AI다. 회사 로고 이미지와 미래 사옥 투시도도 AI와 함께 만들었다. Y씨는 컨설팅, 영업, 네트워킹에만 집중한다. 사람이 필요한 일은 직원이 아니라 가상의 팀으로 연결된 전문가들의 힘을 빌린다. Y씨는 "지금은 인생 2막도 아니고 1.2막 정도다. 80대까지는 일을 하려 한다"면서 "40년 가까운 경험과 인맥에 AI가 더해지니 전통적인 기업구조에서 벗어난 실험이 가능해졌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비슷한 연배의 S씨는 10년 전 디지털 노마드 기업을 표방하며 1인 창업에 도전했다. 그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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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애 ICT과학부장 "공장에만 외국인 노동자를 쓰는 게 아니에요. 인도, 중국 등에서 최고급 인재를 뽑아서 기술개발뿐 아니라 영업 같은 중요 업무를 맡기고 있어요."최근 만난 한 중소 제조기업 대표 A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강원도와 서울에 업장을 두고 세계로 수출하는 부품기업이다. 언어나 문화가 달라도 사무업무를 하는데 지장이 없다는 A 대표는 "열정이 있으니 한국인 못지 않게 일을 잘 한다"고 밝혔다. A 대표가 외국인 채용박람회를 직접 찾아다니며 사람을 뽑는 것은 한국인 직원을 뽑아서 유지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이다. A 대표는 "중소기업은 인재전쟁을 치르고 있다"면서 "국적과 나이를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뽑고 싶어도 못 채우는 빈 일자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사람을 못 찾아서 빈 일자리는 2020년 11만9012개에서 2023년 20만1738개로 급증했다. 여기에다 고령화까지 덮쳤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300인 이하 중소기업 전체 직원의 47.8%가 50세 이상이다. 그중 60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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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애 ICT과학부장 "계단 조심해서 천천히 올라오세요. 다리를 다치셨나 보네요." "안녕히 살펴가세요."최근 찾은 한 지방 소도시. 나이 지긋한 버스 운전기사는 타고 내리는 모든 손님에게 인사를 건넸다. 높아진 버스 안 `공감 온도` 덕분일까. 승객들도 저마다 큰 소리로 인사를 보냈다. 손님이 별로 없어 한산한 소도시의 시장과 음식점도 인사와 안부를 나누는 이들이 전하는 온기가 겨울 날씨를 잊게 했다. 비상계엄, 탄핵, 수괴 등 연일 넘치게 들은 `날선 단어` 대신 들려오는 말들에 마음 속 응어리가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상대를 들여다보며 건네는 말에는 낯선 이의 가슴 속 찬 기운까지 훑어내리는 힘이 있었다. 최근 열린 노벨문학상 시상식에서 소설가 한강은 수상소감을 얘기하며 `수많은 일인칭들을 경험한 경이의 순간`에 대해 말했다. 여덟살의 어느 날, 처마 밑에서 폭우가 지나가길 기다리며 함께 서 있던 또래아이들을 바라보며 깨달음을 얻은 순간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나`로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된 그 순간이 그를 문학의 길로 안내했다. 한강은 이후 문학을 읽고 쓴 모든 시간 동안 그 경이의 순간을 되풀이해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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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애 ICT과학부장 "이건 최악의 실패다. 세상의 종말이 온 게 틀림없다." 1945년 7월 16일 새벽, 인류 최초의 핵실험 `트리니티 실험` 현장에서 거대한 폭발을 지켜보던 제임스 코넌트 하버드대 총장은 실패를 직감했다. 계산한 것보다 훨씬 강력한 폭발이 지구 전체를 집어삼킬 기세였다. 맨해튼 프로젝트의 주역 중 한명인 코넌트 총장은 강력한 섬광 때문에 한동안 눈이 멀었다. 그러나 실험은 성공이었다. 1942년 9월 미국 정부가 세계 최초의 핵폭탄 개발사업 `맨해튼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3년도 안됐을 때였다. 과학자들조차 실패의 불안 때문에 숨죽이며 지켜본 이 실험의 성공은 2차 세계대전 종식으로 이어졌다. 단 한번의 실험 후 미국은 실전에 나섰다. 2개 더 만든 핵폭탄을 그해 8월 6일 히로시마, 8월 9일 나가사키에 연이어 투하했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단순한 과학실험이나 군사작전이 아니었다. 20억달러(현재가치 약 30조원)를 투입하고 3000명 넘는 과학자와 13만명 넘는 제조인력이 참여해 3년간 진행한 프로젝트를 계기로 세계 패권이 미국에 집중됐다. 인류 원자력 시대의 개막을 알린 사건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인공지능(AI)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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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터널을 지나는 느낌입니다." 최근 만난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 대표 A씨는 막막한 심경을 쏟아냈다. 30년 이상 산업현장에 몸담으며 기업을 일궈온 A 대표는 "지금은 버티는 것만도 힘겹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살린다면서 만든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게 이유다. 대표적인 게 소프트웨어 차등점수제다. 공공사업에서 저가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해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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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애 ICT과학부장 태양광발전 사업을 하는 중견기업 A사가 최근 사활을 거는 주제는 `온도 관리`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태양광발전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태양광발전 효율은 패널의 표면 온도가 25도 이상이 되면 1도씩 올라갈 때마다 0.5% 정도 떨어진다. 태양광패널이 햇빛을 받아서 전기를 만드는 발전효율은 22~23% 수준인데, 패널 표면온도가 높아지면 이 수치는 의미가 없어진다. 온도가 올라갈수록 떨어진 발전효율은 70도가 넘어가면 0에 가까워진다. 한여름에 태양광패널 표면 온도가 70도를 넘기는 것은 흔한 일이다. 일조시간과 일사량이 가장 많고 에너지 수요가 몰리는 한여름 가장 더운 시간에 태양광패널이 거의 멈춰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9월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영향이 더 컸다. 이 회사는 태양광패널 표면의 온도를 떨어뜨리는 방법을 백방으로 찾고 있다. 해외에서 소개된 소재를 수소문하고 국내 연구진의 연구결과도 샅샅이 뒤지고 있다. 회사 내에 시험시설을 만들어 발굴한 모든 기술을 1년가량 테스트할 계획이다. 태양광패널 온도를 10도만 내려도 발전효율이 5% 높아지고, 높아진 효율은 고스란히 회사의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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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애 ICT과학부장 1984년 말 한국전기통신공사(현 KT) 기술담당 부사장실. 과학기술처 고위 공직자가 경상현 부사장(작고·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찾아가 문을 두드렸다. 반도체가 장차 나라를 먹여살릴 산업인데, 기업들이 기술과 경험, 자본이 모두 부족하니 정부가 도와야 하는데, 재원이 부족하다며 협조를 구했다.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이 반도체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공표한 1983년 `2·8 도쿄선언` 다음해였다. 미·일이 반도체 최선두를 달리고, 우리나라는 막 걸음마를 뗀 상태였다. 이 회장은 전두환 대통령을 찾아가 기업의 힘만으론 못하니 정부가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경 부사장은 통신공사가 나서야 한다고 내부를 설득했다. 그 결과 과기처가 100억원, 통신공사가 그 2배인 200억원을 마련했다. 여기에 다른 기업들이 보태서 총 400억원이 모였다.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1등`의 마중물이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이를 재원으로 1986년 4M D램 개발이 시작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현 ETRI)를 중심으로 삼성반도체통신, 금성반도체, 현대전자, 서울대 부설 반도체공동연구소가 뭉쳤다. 각자 하면 안 될 일이 모이니 진척이 빨랐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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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애 ICT과학부장 정년이 지나면 연구 기회가 끊기는 고국을 떠나는 한국 과학자. 정부가 전용 병원을 세워 무병장수까지 챙기는 중국 과학자.저출생 고령화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겹치면서 세계 각국은 인구절벽에 앞서 `인재절벽`을 맞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역할은 빈 자리가 당장 크게 나타나지 않지만 그 역할에 맞는 실력을 갖춘 고급 전문인재의 빈 자리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인공지능(AI)부터 반도체, 양자기술까지 세계 각국이 목숨 건 패권 경쟁을 벌이는 과학기술 분야가 대표적이다. 수도권 주요 대학의 이공계 대학원마저 인구 감소의 영향이 시작했다. 특히 공과대학에 앞서 자연과학 계열은 이미 인재절벽이 현실화됐다. 여기에다 의대 증원으로 이공계 인력의 의대쏠림이 본격화되면 도미노 영향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여전히 사람 귀한 줄 모른다. 많은 사회 시스템과 법제도, 정책이 그렇게 굳어져 있다. 이는 과학기술과 소프트웨어, AI와 같이 한 사람의 능력이 국가는 물론 글로벌 전체를 흔들 수 있는 분야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세계 주요 국가들에 비해 인구와 인재가 적은데, 수십년간 국가 자원을 투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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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애 ICT과학부장 "승리의 여신 `니케`가 흔들리고 있다." 스포츠용품 업계의 대명사, 나이키에 대한 얘기다. 나이키는 경영전략 실패로 최근 매출이 줄어들면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주가가 20% 가까이 폭락했고 시가총액은 39조원 증발했다. 이익 극대화를 위해 직접판매를 고집한 게 주된 원인이다. 그런 나이키의 창업 초기 스토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무명의 육상선수 필 나이트는 1964년 나이키를 창업한 후 6년간 월급 한 푼 가져가지 못한 채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죽음의 계곡을 지난 나이키는 `스포츠용품 업계의 코카콜라`가 됐다. 전설적 마케팅 전략과 함께 성장을 뒷받침한 것은 에어쿠션 같은 혁신기술이었다. 국내 혁신창업 기업들이 죽음의 계곡에 빠졌다. R&D 투자 결과물을 무기로 사업 전선에 뛰어든 국내 실험실 창업기업들이 유치한 연간 투자총액은 2022년 1조709억원에서 작년 4318억원으로 급감했다. 대학교수, 대학원생, 연구원 등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창업한 3150개 기업을 조사한 `2023년 실험실 창업 실태조사` 결과가 최근 공개됐다. 그 결과 2022년 기준 10인 이상 종사자를 둔 실험실 창업기업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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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애 ICT과학부장 지난달 29일 국립대전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 묘역 앞에 국화꽃 다발 몇개가 놓여 있었다. 흰 리본에는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대부` 최형섭 전 과학기술처 장관의 20주기 추모식은 이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내부 행사로 조용하게 치러졌다. 오상록 원장을 비롯한 KIST 전·현직 원장과 과학기술계 인사 100명 정도가 모였다. 오상록 원장의 추모사에는 절실함이 담겨 있었다. "과학기술이 기술 우위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저희에게, 박사님께서 살아계셨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셨을까 궁금합니다."최 전 장관은 먹고 사는 문제가 급했던 시절, 한국에 과학기술의 뿌리를 심었다. 그를 믿고 힘을 실어준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합작한 결과다. "머리카락 팔아 번 돈이 뭐가 자랑스럽습니까? 일본은 10억달러 어치의 전자제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1965년 4월, 과학자들을 초청해 청와대에서 연회를 하던 박정희 대통령의 표정이 굳어졌다. 원자력연구소장이던 최 전 장관은 "작년에 경공업 수출로 2000만달러나 벌었다"며 흐뭇해 하는 박 대통령에게 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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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애 ICT과학부장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사옵니다." 427년 전, 명량 울돌목에서 12척의 배로 수백척에 이르는 일본 수군과 맞서기에 앞서 이순신 장군이 선조에게 올린 장계에 쓴 문구다. 아무도 못 이길 것으로 본 전투에서 이순신 장군은 대승을 거뒀다. 기적을 만들어낸 것은 운이 아니었다. 철저한 계획과 지휘능력, 절실함이었다. 전투 전날, 두려움 때문에 도망치는 병사의 목을 베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도록 군영을 불태운 이순신 장군은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라는 비장한 말을 남겼다. 다음 날 명량해협의 좁고 험한 수로에서 목숨을 내놓고 승리를 만들어냈다. 지금 AI(인공지능), 플랫폼 산업현장이 그때와 비슷하다. 사실상 전쟁터다. 수백, 수천조의 자본에 가장 똑똑한 인재, 앞선 기술에 강한 국력까지 내세운 거대 빅테크들 틈바구니에서 우리 기업들은 버티며 경쟁하고 있다. 액면으로는 이미 승부가 가려졌다고 해도 무방해 보이는 전장에서 우리 기업들은 기죽지 않고 빅테크들과 때로는 손잡고 때로는 경쟁하며 무시 못할 진용을 갖췄다. 해외에서는 한국을 두고 `AI혁명이 자국 기업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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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애 ICT과학부장 "글로벌 공동연구 과제를 따기 위해 연구자들이 뛰고 있는데, 결과물의 IP(지식재산권) 확보가 문제입니다. 연구과제 공고 기간 안에 해외 연구자와 IP 관련 협상을 끝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요." 최근 만난 한 R&D 분야 인사의 얘기다. 국내 연구현장이 크게 늘어난 글로벌 협력 R&D 요구를 소화하기 위해 바쁘다. 해외 연구기관에 한국 연구자들의 협력 제의가 이어지고 있다. 자칫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급하게 해외에 손을 내밀어 시작했다가 부작용이라도 생길까 걱정될 정도다. 그동안 우리나라 연구현장이 `우물안 R&D` 지적을 받을 만한 것은 사실이었다. 국제협력은 물론이거니와 국내에서도 연구기관·대학·기업이 `함께 하는 연구`가 활발하지 않았다. 협력연구, 집단연구라 해도 들여다 보면, 칸막이를 치고 각자 연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연구자들의 문제도 있지만 매년 연구 진도를 체크 받고, 성공이냐 실패냐를 평가받다 보니 긴 호흡의 연구가 힘든 환경 영향도 있었다. 결국 R&D 협력도 사람 간의 일인데, 해외 연구자들과 협력하기엔 우리는 사람도 연구주제도 변화가 빠르고 그들은 상대적으로 천천히 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