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 ICT과학부 차장 윤석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과학계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과학계에 주문했다. 다음날 과기정통부를 포함한 신임 차관들에게 "약탈적인 이권 카르텔과 과감하게 맞서 싸워달라"는 특명까지 내렸다. 차관 인사에서 대통령실 과학기술비서관을 지낸 조성경 신임 과기정통부 차관이 포함돼 과학계는 더욱 술렁거렸다. 대통령이 발언했던 나눠 먹기식·갈라먹기식 R&D가 과학계를 `R&D 이권 카르텔` 집단으로 규정한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해석이 나왔다. 이 같은 과학계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내년도 국가 R&D 예산 배분·조정안은 법정제출 기한(6월 30일)을 하루 앞두고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일선 연구현장은 대혼란에 빠졌다. 25개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주말 동안 내년 주요사업의 20%를 삭감하는 등 지출 구조조정안을 급하게 마련해 과기정통부에 제출했다. 정부의 지침에 따라 올 초부터 애써 마련해 놓은 내년 주요 사업의 예산안을 이틀 만에 어떤 평가 기준과 절차 없이 졸속으
2023-07-10 18:06 이준기 기자
김광태 디지털뉴스부장 5살 자이언트 판다 `샹샹`이 중국으로 반환되던 날. 일본열도가 들썩였다. 연신 스마트폰을 찍는 사람들,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 잘가라는 마음을 게시판에 옮겨 쓰는 사람들. NHN방송은 도쿄의 한복판 우에노 공원에 모여든 사람들의 이별 모습을 담았다. 판다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이 그대로 분출됐다. 이 판다는 일본에서 `샹샹코노미`(`샹샹`과 경제를 뜻하는 영어 이코노미를 합친 합성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샹샹의 인기는 BTS 이상이었다. 그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일본 전역에서 6만 명 넘게 응모했다. 이 중 관람정원인 2600명만 입장해 샹샹과의 마지막 만남을 가졌다. 샹샹은 2017년 6월에 태어났다. 도쿄도가 2011년 번식 학술연구 목적으로 중국에서 빌려온 판다들 사이에서 태어난 것. 부모 판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태어난 새끼 판다 소유권도 중국에 있다. 일본의 야단스런 `판다 이별식`을 보면서 새삼 중국의 `판다 외교`가 다시금 떠올랐다. 중국에서 판다는 단지 동물이 아닌 중국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판다를 철저한 계산 아래 선물한다. 관계 회복이 필요하거나 우호적인 국가
2023-03-08 18:50 김광태 기자
김병탁 정경부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폭락으로 한시적으로 금지됐던 공매도가 내년 3월 재개된다. 지난 2018년 무차입 공매도로 큰 피해를 입은 일반투자자 사이에선 벌써부터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삼성증권 유령증권 사태와 골드만삭스 무차입 공매도 사건 등이 연이어 터졌다. 국내 증권시스템과 금융성숙도가 `우간다보다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금융당국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었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무차입 공매도 사전 차단을 위해 `주식잔고·매매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수기로 작성되는 공매도 장부와 점검방식을 전산화해해서 무차입 공매도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을 거쳐서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을 통해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세부안도 마련됐다. 관련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마련됐지만 아쉽게도 시행되지는 못했다.후임 금융위원장인 은성수 위원장도 최근까지만 해도 `연내 무차입 공매도 차단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병욱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는 주식잔고 시스템 대신 대차계약 자동화 시스템으로 무차
2020-12-17 19:10 김병탁 기자
성승제 산업부 기자 [디지털타임스 성승제 기자]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 2일 취임 2년 4개월 만에 고개를 떨궜다. "안전은 그 어떠한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가치"(2018년 10월)라고 강조한 지 2년 2개월 만이다.그의 취임(2018년 7월) 이후 포스코는 매년 수 건의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달 24일엔 광양제철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3명의 근로자가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사고가 잦아지면서 지역 주민의 불안감도 한층 높아졌다. 이에 최 회장은 안전관리 대책으로 3년간 1조원을 추가 투자, 안전관리요원 두 배 증원, 안전기술대학 설립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포스코 내부에선 이번 대책 역시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포스코는 앞서 2018년 5월 안전 분야에 3년간 1조105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 투자 비용이 어디에 쓰였는지 전혀 체감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질까. 먼저 인력 부분을 보자.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근로자는 총 1만7000명에 달한다. 2차 협력 직원은 1만8000명여명, 3차·4차 협력사까지 모두 합하면
2020-12-06 18:55 성승제 기자
박정일 산업부 차장 지난달 28일 오후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LG화학 관계자가 기고를 냈는데, 그 내용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SK이노베이션과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다소 뜬금없는 메시지를 담았다는 설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분쟁에 관여치 말아야 한다(Trump Should Stay Out of Korean Dispute)`는 제목의 글이 보였다. 전체 맥락은 기업 간 소송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반작문 형식이었고, 원론적으로는 옳은 말이었다.하지만 현지 유력 언론사에 그것도 기고문 형식으로, 그 나라 대권 주자의 정치적 멘트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부담스러워 보였다. 헐리우드 스타 앤 해서웨이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했다고 홍콩 누리꾼들이 비난하기까지 하는 시대다. 유명 연예인이 자국 대선 후보를 응원했다고 외국에서 욕먹는 세상이다.본 의도가 아니더라도 기업 임원이라면 정치적 `선`을 지키는 데 더 조심했어야 했다. 자연인으로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조직의 이익을 생각했다면 조금은 신중해야 했다.한편 생각해 본다. 오죽했으
2020-11-02 18:58 박정일 기자
은진 정경부 기자 "이 백신은 안전합니다. 아주 가끔, 정말 드물게 맞고 죽는 사람이 있는데, 그게 백신 탓이라는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안심하고 백신을 맞으세요"이렇게 광고를 한다면 과연 몇이나 정말 안심하고 백신을 맞을 수 있을까? 정말 많은 독자들이 우둔한 광고다 웃을지 모른다. 최근 독감백신 접종후 사망자가 이어지는 데 대해 우리 방역 당국의 태도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22일 오전 현재 독감 백신 접종에 직후 사망자는 이미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늘고 국민들의 불안감도 배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방역 당국은 "백신접종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 따라서 백신을 계속 접종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방역 당국의 논리는 간단히 백신접종 후 사망에 대해 백신 접종이 직접적인 원인임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백신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같은 백신을 맞은 수많은 이들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최대 근거다.결국 서두의 광고나, 방역 당국의 말이나 크게 다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시각이 거꾸로 됐다. 국민들
2020-10-22 18:56 은진 기자
임재섭 정경부 기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누가 `K방역`을 옮겼을까?" 지난 9일 서울 광화문 광장의 방역을 보고 든 생각이다. 초가을의 정취가 농익은 지난 황금연휴 서울 광화문 광장과 제주에는 극과 극의 방역이 펼쳐졌다. 제주 공항의 방역은 `자유로움`의 극치였다. 화창한 가을 하늘의 지난 9일 제주 공항에는 전국에서 10만 여명의 인파로 붐볐다. 황금연휴에도 코로나19로 해외로 나가지 못한 이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하나하나 모두 마스크를 했지만,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린 탓에 거리두기는 좀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강한 전염성을 잘 아는 모두가 최대한 방역 준치를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누구도 이들에게 거리두기를 강제하지 않았고, 어느 경찰도 이들에게 "신분증을 보여 달라" 요구하지 않았다. 바로 진정한 `K방역`의 모습이었다. 세계 누구나 손꼽는 `K방역`의 장점은 "봉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봉쇄하지 않고 무서운 전염병인 코로나 19 팬데믹을 적절히 통제했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제주뿐이 아니었다. 서울에서도 올림픽 공원을 비롯해 명동, 동묘시장 등 도심 곳곳까지 인파가 쏠려 활기가 넘쳤다.
2020-10-11 19:37 임재섭 기자
박정일 산업부 차장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 투자를 멈춰서는 안된다." 지난 5월 2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기도 평택캠퍼스에서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의 핵심 엔진 역할을 할 EUV(극자외선 노광장치) 공정 투자 발표 현장에 직접 찾아가 이 같이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다수의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을 곳간에 쌓아놓고 있을때, 이 부회장은 정 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각 사업장을 찾아가 미래 투자를 늦추지 말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당시에는 단순히 빈말처럼 보였다. 실제로 과거 주요 대기업들이 정권 교체 직후 경제 살리기를 위한 다양한 투자계획을 내놓았지만, 실상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존 투자에 조금 더 보태는 수준인 경우가 많았다.하지만 이 부회장은 총수만이 가능한 `말`의 무게를 보여줬다. 2분기 삼성전자의 시설투자는 영업이익(8조1000억원)보다 많은 9조8000억원이었고, 상반기 전체 투자규모는 17조1000억원에 이르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무려 6조4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정말 어려울 때 미래를 위한 투자를 늦추지 않은 것이다. 대부분의 투자가 EUV와 같은 반도체 미세공정 `초격
2020-08-09 19:04 박정일 기자
김동준 정경부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사건과 관련한 인권위의 행태를 보면서 드는 질문이다.지난 14일 인권위 홈페이지에는 `(박 전 시장 사건) 피해 호소인은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사실이 없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고소 전에 인권위에 진정을 했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부인하는 내용이었다.하지만 이 게시물은 조금 뒤 바로 새로운 게시물로 대체가 된다. 내용이 바뀐 것은 없고, `피해 호소자`라는 용어가 `피해자`로 바뀌었을 뿐이다. 인권위 게시물이 갑자기 바뀐 데는 인권위 안팎의 지적 때문이다. 사실 `피해 호소자`라는 표현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피해가 확인된 것도 아닌 상황에서 그저 피해를 호소한다는 의미일 뿐이다. 하지만 바로 이 의미에 이번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사건에서 이 `피해 호소자`라는 표현이 문제가 된다. 박 전 시장이 사망하면서 고소인의 고소에 따른 성추행 의혹사건 조사가 이뤄지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피해자가 용기를 내 피해를 고백했지만 이번 박 전 시장의 피해 호소인의 경우 영원히 법적으로 `피해 호소인`에 머물 공산이 큰 것이다.즉 여권 인사들이
2020-07-16 18:48 김동준 기자
박정일 산업부 기자 "마치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이에게 양성이 나올 때까지 검사를 계속하자는 꼴입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9일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가 나온 지 열흘이 지났지만, 여전히 검찰 수사팀이 결론을 내놓지 않으면서 삼성 경영진의 긴장감과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그 사이 삼성전자는 반도체로 코로나19 사태를 정면 돌파하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내부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다.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여전히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한 내부 갈등이 불거지면서,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건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입소문이 나오고 있다. 검찰 입장에서는 비록 내부 문제로 어수선하지만 1년 8개월 이상 수사에 공을 들인 만큼 쉽게 포기할 순 없는 사안이어서 결정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수사심의위라는 진단키트로 기소여부에 대해 분명히 음성판정을 받았는데도 자가격리를 해제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검찰
2020-07-09 19:08 박정일 기자
김양혁 정경부 기자 "이거 장관님 실적이 비교되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네이버 라이브커머스(인터넷으로 판매 과정을 실시간으로 중개하는 유통 채널)에 출연해 유명 패션 브랜드 회사의 티셔츠 판매에 동참했다.그가 입은 티셔츠의 소비자가격은 9만8000원에 달한다. 행사 기간에는 반값인 4만9000원에 팔렸지만, 애초 고가(高價)인 탓에 우려가 섞여 나왔다. 결과는 30분 만에 완판. 비교적 짧은 시간에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지만, 누군가에게는 속이 타들어 가는 시간이었을 것이다.정부부처 수장들이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동행세일에 `쇼호스트`로 나서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장관 효과`는 분명했다. 첫 시작은 행사를 주관한 중기부의 박영선 장관이었다. 박 장관은 지난달 26일 초콜릿과 견과바를 포함해 총 3개의 제품을 완판했다. 곧이어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달 1일 각각 다시마, 피클과 여성의류 등으로 완판 대열에 합류했다. 2일 홍남기 부총리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그리디어스의 티셔츠를 직접 입고 생방송에 출연해 티셔츠 13종을 판매했는데 얼마 안 돼 동이 났
2020-07-08 18:58 김양혁 기자
은진 정경부 기자 `상품 재포장은 환경에 해롭다.` 어느 똑똑한(?) 공무원이 말했다. "그럼 재포장 금지법을 만들자."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22일 환경부 브리핑이 그 물음의 답이었다. 환경부는 `재포장 금지제도`를 내년 1월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본래 이 제도를 담은 `제품의 포장 재질·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은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1`과 같은 묶음할인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어 혼란스럽다는 산업계 반발이 나오자 계도기간을 두기로 한 것이다. 사실상 환경부가 쏟아지는 시장 불만에 한 발 물러선 셈이다. 이날 브리핑에서 환경부 관계자는 "재포장 금지가 시행돼도 할인혜택이 없어지는 게 아니고 불필요한 포장 폐기물만 줄이는 것"이라고 여러번 강조했다. 예컨대 `1+1 판매` 행사를 안내하면 소비자가 알아서 2개를 하나의 쇼핑백에 담으면 되지 굳이 왜 유통과정에서 2개를 재포장해 판매를 하느냐 하는 것이다.물론 과대포장은 분명히 문제다. 생활 폐기물의 35%가 재포장 등에서 나오는 포장폐기물이다. 과대포장을 줄여야 한다는 데 업계도 공감한다. 하지만 그 기준부터 애매모호하다. 비닐팩은 금
2020-06-22 19:19 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