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기고] ‘보안 내재화’는 AI시대 경쟁력의 조건

    ‘보안 내재화’는 AI시대 경쟁력의 조건

    생성형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데브옵스(DevOps)의 확산은 제품 개발 방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새로운 기능은 수개월이 아닌 수일, 때로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배포된다. SaaS 도입과 데이터 활용, 업무 자동화가 일상화되면서 기업의 일하는 방식은 더욱 빠르고 복잡하게 연결되고 있다. 그러나 반복되는 보안 사고를 들여다보면 기술 자체보다 급격히 빨라진 개발 속도를 기존 보안 운영 방식이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개발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데 보안은 여전히 개발이 끝난 뒤 검토하고 승인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기

  • [기고] 국가 바이오데이터 인프라 구축 화급하다

    국가 바이오데이터 인프라 구축 화급하다

    최근 재미있게 봤던 방송 중에 ‘흑백요리사’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쉐프들이 저마다 가진 화려한 실력을 뽐내며 요리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고정관념을 버리기 위해 안대로 심사위원의 눈을 가리고 오직 맛으로만 평가하는 내용 등이 참신했다. 하지만 내게 인상 깊었던 건 경연이 시작되고 셰프들이 경쟁적으로 재료를 선점하기 위해 달려나가는 장면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창의성을 갖춘 쉐프라도 재료의 품질이 요리의 맛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요리에서 신선하고 퀄리티 높은 재료가 중요하다면, 과학에서는

  • [기고] 특금법 취지 살리되, 금융혁신 문 열어야

    특금법 취지 살리되, 금융혁신 문 열어야

    글로벌 금융시장의 풍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미 국채와 펀드를 블록체인 위에서 토큰화하고, 나스닥과 NYSE는 토큰화 주식 거래를 준비 중이며, 유럽은 통합 규율체계를 바탕으로 디지털자산 산업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디지털자산은 더 이상 별도의 투기 시장에 머물지 않는다. 자산의 발행과 거래, 결제, 수탁, 청산이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연결되는 ‘온체인 금융’이 새로운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는 중이다. 국내 은행과 증권사도 이 흐름에서 예외일 수 없다. 앞으로는 전통 금융회사인 동시에 가상자

  • [기고] AI가 바꿔놓은 사이버보안 게임의 규칙

    AI가 바꿔놓은 사이버보안 게임의 규칙

    19세기 초 갈등이 끊이지 않던 남아프리카 부족들 간에는 암묵적인 전쟁의 규칙이 있었다. 서로 거리를 유지한 채 긴 창을 던지며 세력을 과시하고 한쪽의 우위가 확인되면 어느 쪽도 치명적 피해 없이 전투를 끝내는 게 당시의 전쟁 방식이었다. 하지만 줄루족의 젊은 지도자 샤카(Shaka Zulu)는 규칙 자체를 바꿔버렸다. 그는 큰 방패와 짧은 창으로 병사들을 무장시키고, 적진으로 돌격해 근접전을 벌이도록 훈련했다. 긴 창을 던진 뒤 무방비 상태가 되는 다른 부족들은 샤카의 새로운 전술 앞에서 속수무책 으로 섬멸됐다. 게임의 규칙이

  • [기고] 국가R&D 35조원, 문제는 전략이다

    국가R&D 35조원, 문제는 전략이다

    “나무를 베는 데 10시간이 주어진다면, 8시간은 도끼를 가는 데 써야 한다.” 실행보다 준비가, 노력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2026년 국가 R&D 예산은 35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약 4.9%로 이스라엘과 함께 세계 최상위권이다. “연구비가 부족하다”는 걱정은 이제 옛말이 됐다. 문제는 도끼날이다. 이 막대한 예산이 과연 올바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가, 부처 간 중복투자는 없는가, 미래 기술 변화에 맞게 투자 포트폴리오가 설계되고 있는가. 전략 기획 역

  • [기고] 소상공인 단체협상권이 필요한 이유

    소상공인 단체협상권이 필요한 이유

    바야흐로 플랫폼 전성시대다.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와 언론 자료를 종합해 보면 쇼핑플랫폼은 ‘쿠팡’과 ‘네이버쇼핑’의 점유율이 50% 이상이고, 배달시장은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의 점유율이 80~90%에 육박한다. 숙박과 택시 호출 시장 역시 상위 1~2개 기업의 점유율이 80%를 상회한다. 다양한 업종의 마케팅 플랫폼이 독과점화되면서 이들 플랫폼 사들의 매출도 매년 성장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사상 최초 로 8조원을 넘어섰다. 소비트렌드를 감안할 때 이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들

  • [기고] AI시대, 노동·고용 시장 개편 화급하다

    AI시대, 노동·고용 시장 개편 화급하다

    일자리의 미래가 뜨거운 화두이다. 자동화, 지능화, 그리고 플랫폼의 물결 속에 로봇과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사람의 직무를 계속 대체하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들은 자신의 업무가 언제 AI에 밀려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으며, 전공과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IT 개발자가 최고의 유망 직종으로 코딩 열풍이 불었으나 상황은 급변했다. AI가 자연어 명령만으로 스스로 코드를 짜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 시대가 열리면서, 일부 대학의 컴퓨터공학과는 인공지능학과로 명칭을

  • [기고]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네트워크’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네트워크’

    인공지능(AI) 기술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빠르게 발전해왔다. 규칙 기반 AI에서 시작해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거쳐, 챗GPT의 등장 이후 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되는 단계에 진입했다. 이제 AI는 단순한 답변 제공을 넘어,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와 현실세계의 기기·로봇과 연결되는 피지컬 AI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할 변화는 AI 활용 방식의 전환이다. 과거에는 단발성 질의응답이 주를 이뤘다면, 이젠 AI가 사용자 지시에 따라 여러 단계를 거쳐 업무를 자동 처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A

  • [기고] AGI 시대, 국민을 향한 과학기술의 길

    AGI 시대, 국민을 향한 과학기술의 길

    인류는 지금 인공지능(AI)이 인간의 보편적 지성을 뛰어넘는 일반인공지능(AGI) 시대라는 거대한 전환점 앞에 서 있다. 인류는 처음으로 자신이 만들었지만 자신보다 뛰어난 존재와 살아가야하는 세상으로 들어가고 있다. 초거대 AI와 첨단 반도체 기술은 이제 산업 경쟁력을 넘어 국가의 안보와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 되었으며, 세계는 치열한 기술 패권 경쟁 속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최전선을 책임지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원장으로서 필자는 이 기술이 결코 목적 그 자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초거대 A

  • [기고] 질문 없는 연구실에 혁신은 없다

    질문 없는 연구실에 혁신은 없다

    아인슈타인이 혀를 내민 채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짓고 있는 유명한 사진이 있다. 사람들은 그 사진에서 천재 과학자의 유쾌한 면모를 발견한다. 그러나 그 사진이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한 익살스러움 때문만은 아니다. 그 안에는 권위보다 호기심을, 정답보다 질문을 중시하는 과학의 정신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사회는 과학기술에 더 큰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혁신은 단순히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고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고 해서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연구자의 독창성 못지않게 과학의 성과를 뒷받침하는 연구문화 역시

  • [기고] 불안의 시대, 청년은 공동체를 잃었다

    불안의 시대, 청년은 공동체를 잃었다

    청년 세대의 정치적 언어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 누군가는 공정을 말하고, 누군가는 차별을 말한다. 누군가는 평화를 강조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안보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서로 다른 구호와 진영의 언어 아래에서 청년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 ‘고독’일지 모른다. 과거의 청년들은 가난했을지언정 미래에 대한 기대를 품을 수 있었다. 열심히 살아가면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 공동체가 함께 성장할 것이라는 감각이 존재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청년들은 성장과 희망보다 생존과 불안을 먼저 배운 세대가 되었다.

  • [기고] 포스트 AI, 양자기술이 여는 새 경쟁질서

    포스트 AI, 양자기술이 여는 새 경쟁질서

    양자역학은 첨단 공학기술과의 만남을 통해 고도의 연산 능력을 갖춘 집적화된 컴퓨팅 시스템으로 발전되고 있으며, 고성능 컴퓨팅(HPC) 자원과 결합되어 하이브리드 컴퓨팅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양자기술 개발과 혁신 자체가 곧 양자 기업과 산업 성장으로 연결되며, 과학기술과 산업이 매우 큰 영역에서 중첩되어 시너지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양자기술과 양자산업에 대한 인식도 연구 개발자 및 기술 공급자 중심에서 기술 수요자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한국의 글로벌 양자기술 핵심 공급망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