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은 여전히 국가 에너지 전략의 핵심 축이다. 탄소 중립, 전력 수급 안정,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원자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대안이다. 지속 가능성과 기술적 신뢰도 확보는 이의 수용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며, 그 중심에는 바로 ‘안전’이 있다. 최근 원전 안전을 둘러싼 기술 환경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변화의 한가운데에는 복합 공간정보 체계(Complex Spatial Information System)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이 있다. 이는 설계·시공·운영·관리 등 원전의 생애주기 전반을 디지
2025-07-16 18:11
부부간의 화평(和平)은 누가 뭐라 해도 한 가정 행복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첫째 조건일 것이다. 1925년 7월 5일과 12일 매일신보에 ‘부부간 불평 피로(披露)’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중국 삼십육계(三十六計) 병법서의 ‘성동격서’(聲東擊西)처럼 부부간 불평을 먼저 토로(吐露)하게 해서 가정을 화평케 하자는 내용이다. 가정의 화목을 다시 생각하며, 100년 전 그들의 불평을 들어보자. 첫째는 가난한 월급장이 남편의 하소연이다. “저는 한 달에 45원씩 받는 모(某) 회사 서기보올시다. 한 달 동안 죽도록 벌어서 아내를
2025-07-16 17:32
음식을 먹으면 침, 췌장, 담낭에서 분비되는 효소에 의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분해하게 된다. 그러면 이를 소장에서 흡수하여 간으로 보내어 몸에 필요한 성분을 만든 다음, 혈관을 통해 공급하게 된다. 이렇게 간은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을 합성하고 불필요한 물질은 분해해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몸에서 가장 큰 장기여서 ‘거대한 화학 공장’이라고도 부른다. 간은 탄수화물을 포도당으로 전환하여 에너지로 사용하게 하는데, 에너지로 사용하고도 남으면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해서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게 한다. 단백질 역시 알부민, 면
2025-07-15 17:16
새 정부 한 달의 통상 성적표가 나왔다. 한덕수 권한 대행이 미국과 통상 협상을 시도할 때, 민주당은 차기 정부에서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얼마나 열심히 교섭했는지는 몰라도, 성과가 전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한미간의 쟁점이 무엇인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통상 문제가 최대 현안이 된 상황에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갔다. 위 실장은 빈손으로 귀국한 것이 아니라, 방위비 문제라는 혹을 달고 귀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 문제와 관세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힌 지는 오래됐다. 새 정부는 문제가
2025-07-14 17:38
인공지능(AI)은 전례 없는 속도로 발전하며 산업·통상·안보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 전략 자산으로 자리잡고 있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는 AI 모델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GPU 시장의 절대 강자로 부상해 CUDA 중심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사실상의 AI 인프라 표준을 선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체 AI 모델 개발을 통해 오픈AI와 협력 구도에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며, AI 주도권 경쟁이 기술 차원을 넘어선 산업 질서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AI를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규정하고 ‘AI 안전연
2025-07-13 18:20
2008년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를 이유로 한 모든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법 시행 20년이 가까워지는 지금, 그 정신이 과학기술계 현장에서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대학에서 진로 상담을 하던 중, 한 장애학생에게 출연연 진로를 권했을 때 돌아온 답변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연구기관이요? 출연연은 저 같은 사람에겐 문턱이 너무 높아서, 진로 선택지에 아예 넣지 않아요.” 2024년 기준 민간 부문 장
2025-07-10 18:33
개헌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의 하나는 ‘개헌은 블랙홀이다’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이다. 그로 인해 개헌에 소극적인 정치권 인사들이 이 말에 기대어 개헌을 반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 말은 개헌 논의가 많은 정치적 논란을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일리가 있지만, 세 가지 점에서 정확하지 않으며, 오히려 개헌에 대한 오해를 유발하기도 한다. 첫째, 개헌은 빨아들이기만 할 뿐인 블랙홀과 달리 많은 논의를 끌어들여서 새로운 국가 질서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재생산의 과정’이다. 즉, 블랙홀은 모든 것을 빨아들여 소
2025-07-10 17:45
일본 혼슈 중앙부의 태평양 연안에 있는 시즈오카현은 풍부한 바다 자원은 물론 후지산과 3대 온천지라고 불리는 아타미 온천도 품고 있어 연간 1억5000만명 이상의 여행객이 방문할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윤택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시즈오카현의 일부 어촌 마을들은 어부들의 고령화로 인해 어획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에 경기도 쇠퇴하고 있다. 이렇게 쉽사리 풀 수 없었던 고질적 문제를 획기적인 기획력으로 극복해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게 만든 한 어촌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시즈오카현 이즈 반도의 서쪽 해안
2025-07-09 18:31
최근 충북의 사과밭에 과수 화상병이 퍼졌다. 이 병은 세균이 나무의 혈관과도 같은 체관부를 타고 순식간에 번져, 한번 감염되면 나무를 뿌리째 뽑고 주변 토양까지 모두 갈아엎어야만 확산을 막을 수 있다. 한 그루의 병든 나무는 이웃 나무와 토양, 공기까지 오염시키며 생명의 순환 고리 전체를 위협하기도 한다. 도시의 운명도 이와 다르지 않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공간, 자연과 삶을 잇는 보이지 않는 연결이 단절될 때, 도시는 서서히 병들어간다. 겉으로는 화려한 고층 빌딩과 분주한 거리가 생명력을 자랑하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 정
2025-07-09 18:03
바야흐로 전 인류가 AI 시대에 살며 그 급속한 성장을 목도하고 있는 요즘이다. 무궁무진하게 성장하고 있는 AI는 인류를 새롭게 거듭나게 해 줄 희망으로 자리잡고 있다. 새 정부는 시의적절하게 ‘AI 3대 강국으로의 도약’을 핵심 정책으로 제시하며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고, 산업을 고도화하며, 국민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보보호 전문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부여된 막중한 책임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 AI는 인간의 언어, 사고, 판단, 창의성 일부를 대체하거나 보조하며 디지털 사
2025-07-08 18:21
해외 자본이 케이팝을 내세워 제작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화제다. 소니픽쳐스 애니메이션이 제작사인데 일본 자본의 헐리우드 기업이다.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곳이다. 그런 회사에서 만든, 즉 한국과 연관이 없는 헐리우드 작품인 것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는데 넷플릭스 영화의 세계 시청 순위 1위에 올랐다. 단순히 시청 순위가 높다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문화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관심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 바탕에 있는 것이 ‘K’다
2025-07-08 18:16
‘국민의힘 혁신위’가 곧 출범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개혁안으로 ‘당헌 당규 개정부터 입법 나아가 개헌까지 포함한 로드맵’을 내놓을까? 보수 정치는 근본적 쇄신으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많은 사람들이 보수 변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 혁신위’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의심한다. 혁신위는 ‘혁신 안하기 위해 만든 기구’로, 시간 제약과 당내 기득권 저항이 가장 큰 위협이다. ‘성공한 혁신위’는 당 지도부와 구성원으로부터 확고한 의지와 정치적 지원을 받았다. 선거 패배나 당내 위기 상
2025-07-07 17:38